20년 동안 KT에 무슨 일이
[미디어오늘 1177호 사설] 미디어오늘 media@mediatoday.co.kr 2018년 12월 01일 토요일 1995년 늦여름 한국통신(현 KT)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때 유덕상 노조위원장은 “7만 조합원의 힘으로 통신공공성을 지키겠다”고 했다. 23년전 한국통신은 유 위원장 말대로 7만명은 아니어도 정규직이 6만6000명은 넘었다. 그랬던 KT가 지난해 노조선거에선 조합원이 2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 회사에 23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KT는 1998년 구제금융 이후 10여 차례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해 7만명에 육박했던 정규직이 지금은 2만명 선으로 줄었다. 2002년 민영화 이후 2003년에 5505명, 2009년에 5992명, 2014년엔 8304명을 구조조정했다. 그 중간에도 계속 감원은 이뤄졌다. 심지어 2014년 구조조정은 노조가 합의해줬다. 정규직의 고통이 이러할진대 비정규직은 어땠을까. 한국통신계약직노조는 1999년 결성돼 최대 7000명까지 노조원을 모아 무려 517일을 파업했지만 깃발을 내려야 했다. 그것도 정규직 노조의 장벽에 가로막혀서. 1999년 9월 계약직노조가 결성되자 한국통신은 2000년 연말에 계약직을 모두 계약해지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홍준표 한국통신계약직노조위원장은 서울지역 계약직 530명의 노조가입원서를 들고 당시 정규직 노조를 찾아가 규약대로 가입시켜 달라고 했다. 당시 정규직노조 규약상 노조가입 범위엔 계약직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정규직 노조위원장은 대의원대회를 열어 정반대로 비정규직이 아예 가입 못하도록 규약을 바꿔 버렸다. 그가 바로 이명박 정부 때 노동부장관 보좌관으로 일했던 이동걸이다. 그는 최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노조 분열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믿었던 정규직노조에 배신 당한 계약직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