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단지는 최상위 포식자, 주변 먹이그물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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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단지는 최상위 포식자, 주변 먹이그물 ‘휘청’
맹금류 줄자 주요 먹이인 도마뱀 행동·생리·형태 연쇄 영향
먹이 부족으로 성장·성징 지체…핵심 생태계에 건설 신중해야
풍력 발전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재생 에너지원이다. 세계의 풍력 발전기가 설치된 육지 면적을 다 합치면 남한의 1.7배인 1700만㏊에 이를 정도다.
육상 풍력 발전이 늘면서 그로 인한 생태계 영향이 관심사다. 주로 새나 박쥐 등 나는 동물이 풍차에 부딪혀 죽는 일이 문제가 돼 왔다. 철새의 이동 경로가 바뀌거나 풍력 단지 근처 육상 포유류의 밀도와 활동이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생태계 먹이그물 전반에 어떤 파급 효과를 낳는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인도와 미국 연구자들은 풍력 발전 단지가 들어선 지 16∼20년이 지난 인도의 세계적 생물 다양성 보고인 서고트 지역에서 풍력 발전이 생태계에 끼치는 간접적 영향을 분석해 과학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 최근호에 보고했다.
풍력 단지가 있는 곳에서는 그렇지 않은 곳에 견줘 말똥가리, 새매, 솔개 등 맹금류가 훨씬 적었다. 연구자들은 풍차가 없는 곳에서 맹금류가 급강하해 먹이를 공격하는 빈도가 4배 더 잦았다고 밝혔다. 맹금류가 풍차에 부딪혀 죽거나 그 장소를 회피하기 때문이다.
포식자가 줄자 그들의 주요 먹이인 이 지역 고유종 도마뱀에 변화가 일어났다. 풍력 발전소 근처에서 사는 육상 포유류에서 기계적 소음으로 인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늘어났다는 보고는 있다. 그러나 이 지역 도마뱀은 반대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코스테론 분비가 줄었다. 연구자들은 “포식 압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곳 도마뱀은 도망치기 직전까지 사람의 접근을 허용하는 거리가 풍력 발전소가 없는 곳보다 5배나 짧았다. 이 지역은 목축과 채취를 위해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지만 도마뱀은 포식자의 감소에 따라 생리적으로 느긋해진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처럼 포식 압력 변화가 직접 잡아먹히는 영향뿐 아니라 행동, 생리, 형태 등 “이제까지 예상치 못했던 복잡한 방식으로 생태계 먹이 그물에 영향을 끼친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풍력 발전소는 “기존 먹이 그물 위에 새로운 최상위 포식자를 추가하는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풍차가 포식자인 맹금류를 줄인 덕분에 주요 먹이인 도마뱀의 삶이 나아졌을까. 연구 결과는 반대였다. 발전소 부근 도마뱀은 없는 지역보다 오히려 말랐다. 포식자가 줄자 도마뱀의 밀도가 3배나 늘었고, 이는 개별 도마뱀이 먹을 수 있는 절지동물의 양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이 도마뱀 수컷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암컷의 환심을 사기 위해 목 아래에 파랑·검정·오렌지빛의 화려한 군턱을 자랑한다. 그런데 풍력발전소가 있는 곳의 도마뱀 수컷은 군턱의 파랑과 오렌지빛이 덜 밝고 선명하지도 않았다. 이는 성 선택에서 치명적 약점이다. 연구자들은 “도마뱀의 개체 수가 너무 많아 경쟁이 치열해지자 턱을 장식할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많은 딱정벌레 구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풍력 발전은 화석 연료 발전보다 자연 파괴와 서식지 교란이 적은 발전 방식이다. 그러나 독특하거나 다양성이 높은 생태계에서 풍력 발전이 끼치는 영향은 훨씬 클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인류는 (대형 포식자) 동물을 제거함으로써 그들로 인한 공포를 이기고 제어 받지 않는 ‘슈퍼 포식자’로 지구에 군림하게 됐다. 이번 연구는 사람이 직접 나타나지 않더라도 풍력 단지 같은 인위적 교란만으로도 효과적인 최상위 포식자 구실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논문에 적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aria Thaker et al, Wind farms have cascading impacts on ecosystems across trophic levels, Nature Ecology & Evolution, https://doi.org/10.1038/s41559-018-0707-z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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