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이런 이름이 생겼을까? ] 가게와 상점 ②
기자명 정준양 입력 2022.07.01 00:40 댓글 0 무엇이든 팔아요 쓰던 물건 사고파는 벼룩시장 ‘벼룩시장’이라고 들어 봤니? 온갖 쓰던 물건을 사고파는 곳을 말해.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뚝섬에서 매주 일요일에 크게 열려. 지금 모습의 청계천이 생기기 전에는 황학동 근처에 넓게 자리 잡고 있었지. 벼룩시장에서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물건까지 팔곤 하지만, 팔지 않는 게 하나 있어. 바로 벼룩이야. 벼룩도 안 파는데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은 어쩌다 생긴 걸까? 이 이름은 본래 우리나라에서 쓰던 말이 아니야. 우리나라는 쓰던 물건을 파는 시장을 ‘만물 시장’, ‘개미 시장’, ‘고물 시장’ 따위로 불렀어. 요즘에는 외국에서 들어온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이 재미있어서인지 대체로 벼룩시장이라고만 부르지. 벼룩시장은 프랑스 말로 중고품을 팔고 사는 시장을 부르는 ‘마흐셰 오 퓌스’를 우리말로 옮긴 거야. 뜻은 마찬가지로 ‘벼룩시장’이지. ‘마흐셰’는 시장, ‘퓌스’는 벼룩이거든. 이런 이름이 생긴 까닭은, 이곳에서 파는 물건들이 쓰던 것들이다 보니 종종 물건에 벼룩이 붙어 있기도 하고 유럽에서는 이 벼룩들로 시장 바닥에서 서커스를 하기도 했기 때문이야. 꼭 맞게 맞춘 물건, 안성맞춤 “안성맞춤이로세.” 쓰기에 꼭 알맞은 물건을 두고 우리는 종종 ‘안성맞춤’이라고 해. 이 말은 지명인 경기도 ‘안성’과 일정한 규격으로 물건을 미리 주문하여 만든다는 의미의 ‘맞춤’이 합쳐진 말이야. 예로부터 경기도 안성은 큰 장이 서는 고장으로 유명했어. 안성 장에는 여러 곳에서 몰려드는 질 좋은 물건이 무척 많았을 뿐더러 특히 안성에서 만드는 유기(놋그릇)는 튼튼하고 질 좋기로 아주 유명했대. 안성 유기는 파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이미 만들어 둔 그릇을 장에 내다 파는 ‘장내기’이고, 다른 하나는 주문을 받아 만드는 ‘맞춤’이었어. 보통 사람들은 장에서 유기를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