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가 온몸으로 지키던 ‘양회동 분향소’, 경찰은 끝내 부쉈다
경찰 대치 중 부상자까지 발생, 경찰은 ‘엄정 대응’ 되풀이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23-05-31 22:10:29 수정 2023-05-31 22:38:24 31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인근에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분신 사망한 양희동 씨 분향소를 설치하는 도중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2023.05.31. ⓒ뉴시스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31일 고 양회동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의 시민 분향소를 기습 설치했지만, 경찰은 곧바로 강제 철거에 나섰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온몸으로 강제 철거에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부상자까지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건설노조는 이날 오후 6시 35분경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양 지대장을 추모하는 시민 분향소를 기습 설치했다. 20여분 뒤 경찰은 분향소를 중심으로 사방에서 에워싸더니 경찰 방패로 분향소를 지키는 조합원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경찰은 "장애물 설치는 불법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는 경고 방송을 수차례 내보냈고, 조합원들은 "폭력 경찰 나가라"라고 맞섰다. 분향소 구조물을 두 손으로 붙잡으며 완강히 버티던 조합원들은 경찰과의 충돌 끝에 10여분 만에 인도 안쪽으로 밀려났다. 경찰이 분향소 뒤쪽과 옆쪽에서 동시에 진압하기 시작했고, 곳곳에서 비명이 끊이질 않았다. 분향소 내부에는 양 지대장의 영정 등이 설치돼 있었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부상 당한 조합원 3명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1명은 응급조치 후 복귀했다. 조합원 4명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됐다. 서울경찰청은 분향소를 철거한 뒤 "관할 구청의 행정 응원 요청에 따라 천막 설치를 차단했다"며 "앞으로도 경찰은 시민들의 큰 불편을 초래하고 공공질서를 무너뜨리는 불법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분향소 강제 철거 뒤 시작된 촛불 문화제 양 지대장 친형도 참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