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학교를 다녀야 하는 이유
[프레시안 books] <장애인이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박정연 기자 | 기사입력 2024.09.01. 10:00:31 초등학교 1학년 때, 항상 깨끗이 다려진 가제손수건 두 개를 가지고 등교했다. 하나는 코를 풀거나 할 때 사용하는 내 것이었고 하나는 내 옆자리 친구의 것이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던 내 짝꿍은 침을 자주 흘렸는데 엄마는 내가 그 친구에게 친절하길 바랐다. 처음에는 나와 다른 짝꿍을 무서워 했고, 침을 흘린다며 엄마에게 흉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짝꿍은 내가 자신에게 잘하든 못하든 늘 웃어주었다. 짝꿍의 장애를 그의 특징 중 하나로 인식하며 익숙해질때 쯤 다른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짝꿍은 다른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말 하기를 싫어했고, 우리 또래들이 풀 수 없는 수학 문제들을 거뜬히 풀어내기도 했다.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또 다른 친구는 뇌전증을 앓았다. 그 친구는 여름 방학때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방학이었지만 우리 반 학우들 모두는 교복을 입고 그 친구의 집에 가서 그 친구를 추모 했다. 어머니는 우리 반 학우 하나 하나의 손을 잡으시며 와줘서 고맙다고, 그 친구가 좋아할 거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우는 어머니를 꼭 끌어 안았다. 도서출판 다른이 펴낸 <장애인이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책 제목을 보고 떠오른 단상들이다. 18년 차 특수교사인 저자는 본인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를 설명한다. '장애인은 무조건 도와줘야 하나요?', '의사소통이 안 될 때는 어떡해요?', '자폐성장애인이면 천재겠죠?' 등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만한 질문들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진 삭제 ⓒ다른 저자는 장애인을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 그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장애 자체를 나쁘게 보는 편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