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모’ 유감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290] ‘필리핀 이모’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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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마다 ‘필리핀 이모’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가사도우미를 뜻하는 것인데, 이를 우리말로 ‘필리핀 이모’라고 하는 모양이다. 과거에는 식모라고 한 적도 있다. 지금의 가사도우미와는 약간의 의미 차이가 있다. 우선 식모는 ‘남의 집에 고용되어 그 집에서 먹고 자면서 주로 부엌일이나 청소 따위를 맡아 하는 여자’를 일컬었다.
조선 시대에는 ‘관아에 딸린 여자 종’을 식모라 하기도 했다. 1970년대에는 ‘식순이’라고 낮추어 부르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참으로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러나 요즘은 최저임금제라는 것이 생기면서 필리핀 가사도우미의 월급이 9급 공무원과 10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도 한다.
‘이모’는 ‘어머니의 자매를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이다. 때로는 ‘남남끼리 어머니뻘의 여성을 친근하게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로 쓰인다. 요즘은 후자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식당에 가면 어디서나 들리는 말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터키에서도 식당에서 일하는 여성을 부를 때 ‘이모(Tetze·테이제)’라고 한다. 한국과 터키는 역시 형제 국가인가 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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