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재난·참사 피해자 가족들, ‘죽음의 외주화 중단’ 한목소리

산재·재난·참사 피해자 가족들, ‘죽음의 외주화 중단’ 한목소리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9/01/18 [09:4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산재‧재난‧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죽음의 외주화 중단,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등 김용균씨 유족의 정당한 요구에 대통령이 직접 응답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 : 반올림)     © 편집국

산업재해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피해자재난과 참사로 인한 피해자와 가족들이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군의 유족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자 거리로 나섰다.

고 김용균씨의 죽임 이후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김용균씨의 유족들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진상규명책임자 처벌안전대책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실현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416 참사 가족협의회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가족 등 산재재난참사 피해자 가족들은 17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죽음의 외주화 중단진상규명위원회 구성 등 김용균씨 유족의 정당한 요구에 대통령이 직접 응답할 것을 촉구했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자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사업주의 처벌 없이는 어떤 사업장도 안전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부와 노동부가 안전하지 못한 사업장에 대해 엄정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예은 아버지)은 사회적 참사들은 살인범죄로 접근하여 진상조사를 하고 처벌을 해야 이런 사회적 참사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며 그리고 그 범죄 현장 조사에 유가족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진산업재해자협회 박민호 위원장은 저희가 30년 전에 원진레이온에서 거의 1천명이 중독이 되어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며 김용균 사망노동자의 경우컨베이어 벨트가 30년 전에 쓰던 것과 지금 쓰는 것과 변한 것이 없다고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제주 현장실습고등학생 고 이민호 군의 아버지 이상영씨는 작년에 장례식을 치르고 난 후에 두 달 동안 집 밖에 나가본 적이 없고커튼을 치고 암흑 속에서 사회와 등지고 두 달 동안 살았다며 그 괴롭고 힘든 과정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컸음에도 (사고가안 일어나지가 않더라고 소회를 밝혔다이상영 씨는 왜 국가는 경제논리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김용균 군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아직도 아들 이름을 부르면 금방 대답할 것 같아서 전화도 해보고 카톡도 해보지만 아무 반응이 없어서 미칠 것만 같다며 도무지 제 곁에 없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다고 심정을 밝혔다김미숙씨는 내가 사는 날까지 끝까지 싸우고 이겨낼 것이라며 여러분도 저와 함께 이렇게 부당한 나라를 반듯하게 세우게 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요구한다며 함께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대통령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대통령님께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철저한 원인 조사와 유족 측의 참여대책 마련 등을 관련 부서에 지시하신지 한 달이 지났지만 정부 부처와 현장에서는 이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가족이 병들거나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우리 피해자들은 형식적인 조사미봉적인 원인 규명과 대책은 오히려 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경험해왔다며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진상규명위원회 설치죽음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발전소 비정규직을 직접고용으로 전환’” 등으로 근본적 구조 문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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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재난 참사 피해자 및 가족들이 대통령께 보내는 글>

안전한 일터를 만들고자 한다면 고 김용균 님 유가족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대통령님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우리 산재재난참사 피해자 가족들은 비정규직 청년 고 김용균 님의 죽음을 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별반 달라지지 않는 현실에 더욱 비통한 마음으로 다시 모였습니다.

지난 연말우리는 국회에 대하여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습니다그러나 통과된 산안법은 여야 협상 과정에서 다른 김용균의 죽음을 막을 수 없는 반쪽자리 법안으로 전락했습니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국민의 여론이 들끓고 정치권이 관심을 가졌지만 현장에서는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는 실망과 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절망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대통령님께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철저한 원인 조사와 유족 측의 참여대책 마련 등을 관련 부서에 지시하신지 한 달이 지났지만 정부 부처와 현장에서는 이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시민대책위에서는 진상규명직접고용 등 더 이상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가족이 병들거나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우리 피해자들은 형식적인 조사미봉적인 원인 규명과 대책은 오히려 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경험해왔습니다따라서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진상규명위원회 설치죽음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발전소 비정규직을 직접고용으로 전환이라는 유족과 시민대책위의 제안에 백분 공감합니다이미 2016년 구의역 사고에서 노사민관이 참여하는 진상규명위의 사례가 있습니다최근 스크린도어 관리 정비 업무를 직접고용으로 전환하여 잦은 고장과 노동자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결과도 보도되었습니다.

대통령님,
대통령님은 후보 이전부터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살균제 참사그리고 삼성직업병, KTX해고 안전직무 관련 해고 사건 등 생명과 안전을 위해 싸우는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그리고 대통령 후보시절에는 '안전 때문에 눈물짓는 단 한명의 국민도 없게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우리는 그 약속을 믿고 싶습니다.

이번 고 김용균 님 사건을 계기로비정규직 노동자하청 노동자청년들에게 떠넘겨지는 죽음의 외주화위험의 외주화를 꼭 중단시켜야 합니다더 이상 일터에서 죽지 않을 수도 있는데 죽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안전한 일터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죽고 다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 피해자들그리고 고 김용균 님 유가족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우려 주십시오.

우리는 간절한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제안 드립니다.

1. 권한 있고 독립적인 <진상규명위원회구성을 요구합니다.
2. 죽음의 외주화를 중단하고 발전소 비정규직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기 위한 대통령님의 결단을 요구합니다.

2019년 1월 17

416 참사 가족협의회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가족원진산업재해자협회제주 고교 현장실습생 고 이민호 유가족, CJ 고교 현장실습생 고 김동준 유가족, LGU+고객센터(LB휴넷고교 현장실습생 고 이문수 유가족, LGU+고교 현장실습생 고 홍수연 유가족삼성전자하청업체 메탄올 실명노동자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이한빛 tvN PD 유가족집배노동자 아산우체국 고 곽현구 유가족에스티유니타스 과로자살 웹디자이너 고 장민순 유가족태안화력 한전산업개발 산업재해 피해자 김범락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유가족노동건강연대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민주노총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생명안전 시민넷일과 건강중대해기업처벌법제정연대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현장실습 고등학생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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