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라리 깨춤’

고성산불 재난과 나경원 논란… 논란 자체가 부끄럽다
강기석 | 2019-04-08 08:54:4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 주는 모든 게 혼란스럽고 괴로웠다. 자유한국당은 주권국가의 책임있는 수권정당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반민주 반민생 반민족, 사대 종미 부일의 정체성을 점점 더 분명히 하고 있다.
강원도 대화재를 둘러 싼 당내 지휘부의 언동은 아예 작심하고 나라를 망치려 드는 집단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은 경상남도 두 곳에서 치룬 보궐선거에서 한 군데에서 크게 이기고 다른 한 군데에서는 고작 5백 여표 차로 졌다.
‘나라를 팔아 먹는다’ 해도 자유한국당을 찍는 유권자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런 것도 민심이라고 받들어야 하나, 이런 민심 속에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있나. 그런 고민이 깊다.
그럼에도 언론은 자유한국당의 선전부대를 자임하며 앞장 서 날라리를 불어 대거나 고작 ‘기계적 중립’ 을 머리에 이고 살며 날라리 장단에 맞춰 깨춤을 추고 있다.
이 나라가 얼마나 더 황폐해지고 거덜이 나야 하는가.
고민이 더 커진다.
고성산불 재난과 나경원 논란… 논란 자체가 부끄럽다(신문고 뉴스 / ㅣ임두만 / 2019-04-05)
4일 저녁, 강원도는 국가 재난 수준의 산불이 고성 강릉 인제 등에서 순차적으로 발생, 소방당국이 손을 쓸 수 없도록 했다.
특히 전날부터 기상청에 의해 예보된 태풍급 강풍이 이 지역에 불고 있는데다 이미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는 이 불을 사람의 힘으로 제압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갔다.
▲페이스북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현장에서 보내 온 고성 산불 모습 © 임두만
그런데 이 같은 국가적 재난이 벌어진 시각에 국회는 운영위를 열어 청와대 사람들을 닥달하고 있었다. 특히 국가 재난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 안보실장을 상대로 현안질의 중이었다.
국회를 취재하는 기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그 시각 홍영표 국회 운영위원장이 상황을 설명하고 안보실장을 위기관리센터로 보내자고 요구했으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의용 안보실장을 상대로 현안질의를 계속했다고 한다.
이 시간 이미 산불은 산불이 아니라 속초시내 도심을 집어삼키는 무서운 화마가 되어 시민들이 집을 버리고 대피소로 대피하는 상황이었다. 국회에 붙들려 있는 정 실장은 뒤늦게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풀어 줘 밤 10시 30분이 넘어서 국가위기관리센터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 상황을 보며 나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세월호는 오전 8시 50분 경 이미 반은 넘어진 상태로 전파를 타고 전국의 안방에 있는 텔레비전 화면을 장악하고 있었다. 방송국들이 긴급히 특별재난방송을 생방송으로 실시, 전국에 세월호 상황을 중계했기 때문이다. 그 중계 자막에는 대통령 지시에 의한 사상 최대의 구조작전이 벌어지고 있음도 알렸다.
그러나 실상 그 자막은 거짓이었다. 대통령은 상황의 심각성을 모른 채 있었으며 안보실장은 이런 대통령에게 인편으로 전화로 보고했다고 하지만 그런 보고들이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이 되었는지는 그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그런 거짓이 국민들을 속이는 시간동안 배는 점점 기울어져 오전 10시가 넘으면서 물속으로 완전히 들어갔다. 그 배 안에는 물경 300여 명의 인명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때 물속으로 들어간 인명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 당시의 청와대 상황이나 국가위기관리센터의 상황은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진 바 없다.
이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자고 진상조사위를 꾸렸으나 1차는 자유한국당 추천 위원들의 방해(?)로 끝내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하지 못하고, 현재 다시 2차 조사위를 꾸렸지만 지금도 자유한국당계 조사위원들의 비협조로 조사위가 원활히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4월 4일, 강원도에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될 산불이 일어났다,
이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세월호 재난에 미치지 못하지만 재산피해는 세월호는 비교할 수조차 없으며, 아직 관계당국이 제대로 파악도 하지 못할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5일 오후 현재도 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아 소방당국은 물론 민관군이 모두 이 불의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불 상황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양대정당 원내대표들 © 임두만

이런 와중에 정치권은 지금 정의용 실장의 국회 체류를 두고 네 탓 공방이 한창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일단 화재 발생은 4일 오후 7시 30분경…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그 시간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강원도 산지에서 불이 났다면 이 불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고산지 산불은 소방헬기의 진화가 아니면 진화작업이 힘들다는 것도 모두들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불은 소방헬기가 뜰 수 없는 밤에 일어났다.
그렇다면 관계당국은 신속한 대책을 마련, 이 불이 민가 쪽으로 올 수 없는 대비를 해야 했다. 이 최종 컨트롤타워가 청와대 안보실장이다. 하지만, 안보실장은 국회에 붙들려 있었다. 시시각각 휴대폰으로 상황의 심각성이 보고되고 있었을 것이며 정 실장과 청와대 직원들은 운영위원장에게 설명을 했을 것이다. 이에 운영위원장은 야당에 양해를 구했다. 그런데 야당은 ‘조금만 더’를 외쳤다.
이게 문제가 되자 나경원 대표는 상황을 몰랐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국가재난을 정쟁에 이용하려 한다고 되려 여당을 비난한다. 언론들의 비난에 “회의에 집중하느라 산불을 알지 못했다”며 홍영표 위원장이 상황설명을 안 해주어서 몰랐다고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도 있다.
▲페이스북 친구가 카톡으로 보내 준 화재현장의 모습 © 임두만
나는 이 상황을 두고 이들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예기치 않은 불로 집을 잃고 길거리로 나 앉게 된 사람들, 심지어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은 타고 온 버스가 불에 타는 상황을 목격할 정도로 급박함을 겪었다. 그 버스 안에서 무려 29명이 급하게 대피, 목숨을 건졌다는 소식은 세월호를 연상케 한다.
세월호 사고 당시 배가 완전히 침몰한 7시간 뒤에 위기관리센터에 나타난 박근혜 대통령은 “학생들이 모두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렇게 구조가 힘듭니까?”라는 엉뚱한 질문을 하므로 ‘세월호 7시간’이란 의혹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나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뒤늦게 ‘몰랐다’ ‘알려주지 않은 홍영표 잘못이다’ ‘재난을 정쟁에 이용하지 말라’고 하는 점이 세월호 7시간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
따라서 나는 나 원내대표든 누구든 정치인들이 ‘네 탓’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시인하고 재난 복구에 전 국민이 전력을 쏟을 때 찬물이나 끼얹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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