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의 딜레마’를 푼 김정은 부부
‘죄수의 딜레마’를 푼 김정은 부부 <기고> 김상일 전 한신대학교 교수 김상일 | tongil@tongilnews.com 승인 2018.04.30 18:57:05 김상일 / 전 한신대학교 교수 기다렸다는 듯이 보수 언론과 조갑제 같은 논객들이 4.27 정상회담에 재 뿌리기가 시작됐다. 판문점 선언문에 비핵화에 대한 문구가 없다는 이유, 한미동맹 균열 등을 반대 이유로 들고 있다. 그렇다고 나는 국내 여론과 세계가 환영하는 회담이라고 해서 그것에 근거하여 정상회담을 지지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싶지는 않다. 글쟁이로서는 자기가 쓴 글이 현실에 적용될 때만큼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23년 전 쓴 휴지조각이 될 뻔한 글이 김정은 부부의 말에서 그 적용성을 보았기 때문에 기뻐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내가 이번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른 곳에 있다. 환영 만찬 석상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발언이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과 개마고원 트래킹(등반) 한 번 하고 싶다고 할 때에 김정은 위원장은 백두산 길이 평창 가는 길만큼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서 오시게 하기에 망설일 수밖에 없다는 발언과, 이설주 여사가 ‘아무 한 일 없이 와 미안하다’고 한 말이다. 판문점선언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나는 이 두 말과 태도를 가장 주요시한다. 아마도 알기로는 북측 최고 지도자가 자신들의 약점과 자책 그리고 미안함에 가까운 말을 그대로 한 것은 과문인지 몰라도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한다. 그 동안 판문점에서는 수 백 차례에 걸쳐 회담이 열렸지만 양방이 나눈 대화의 논리는 다음과 같았다. 북측: “남측이 하는 말을 모두 거짓말” 남측: “북측이 하는 말은 모두 거짓말” 필자는 1995년에 <<퍼지논리와 통일철학>>(솔출판사)을 쓰면서 ‘판문점의 역설’을 통한 통일의 논리를 전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