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전 차선이 시민들로 가득합니다. 시청 앞에도 시민들이 가득합니다. 민생 파괴, 정치 보복, 평화 파괴, 이런 정권 몰아냅시다." (안진걸 촛불행동 상임공동대표)
서울 시청역에서 숭례문까지 이어진 세종대로 5개 차선을 촛불이 가득 메웠다. 대구, 강원, 제주 등 전국 24개 지역에서 상경한 시민들은 "헌정질서 파괴하는 윤석열은 퇴진하라" "주가조작 경력사기 김건희를 특검하라"고 외쳤다.
22일 오후 4시부터 시청역 앞에서 열린 '전국 집중 촛불 대행진'에 참석한 시민 김진숙(63)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폭주를 더 이상 볼 수 없어 참석했다. 내로남불, 편파적인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 한쪽에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제1차 윤석열 퇴진 중고등학생 촛불집회'가 다음 달 5일 오후 4시 광화문역 2번 출구 앞에서 열린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각 지역에서 서울을 찾은 시민들이 무대에 올라 윤석열 정부 규탄 발언을 했다. 경북 상주에서 온 한 시민은 "상주에선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고 있다. 폭락한 쌀값에 더는 못 살겠다는 처절한 외침이다. 생계를 위해 나온 어린 청년이 기계에 깔려 처참하게 죽었다"며 "농민들의 피 맺힌 절규, 어린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이가 진정 국민을 위한 대통령인가. 국민을 위해 윤석열은 퇴진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하얗게 센 머리의 한 남성은 "윤석열 정부가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국방을 파탄내고 있다. 우리는 전쟁이 싫다. 전쟁이 이 땅에서 일어나면 절대 안 된다. 윤석열 정부는 퇴진하라"고 했다. 또 충북 충주에서 온 여성은 "생각할수록 날마다 열불나고 갑갑해서 왔다. 사건 조작하고, 국민 세금 도둑질하는 자가 우리 대통령이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교수, 정치인, 개그맨 등 각계각층 인사들도 참석했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촛불행동 상임공동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대통실이 촛불 집회에 대해 '헌정질서를 흔들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발맞춰 정부 기관, 경찰, 극우단체들이 움직이고 있다"며 "광화문 촛불 혁명의 맥을 이어 이 자리에 온 시민들을 협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 대승리로 막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용산 대통령실까지 촛불 든 채 대행진
▲ 전국에서 모인 수많은 시민들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11차 전국집중 촛불대행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여사 특검 수사 등을 촉구하며 용산 대통령실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은우근 전 광주대 교수(촛불행동 상임공동대표)도 "윤석열은 부자 감세를 통해 노동자, 서민, 청년, 노인을 위한 복지를 대폭 희생시켰다. 정치 검찰의 폭력이 횡행하고, 공포 정치가 자행되고 있다. 자유를 말하면서 국민의 자유를 탄압하고, 몰상식한 정치가 일상화하고 있다"며 "윤석열 퇴진은 물론 퇴진 이후에도 한반도 민주주의, 평화가 실현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천 검찰세력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시민 여러분이 반드시 막아달라"며 "위법한 법무부 예산, 검찰 예산을 국회에서 삭감해야 하지 않겠나. 청와대 이전 예산도 삭감해야 한다. 청와대 이전 예산, 법무부 위법 예산 전체 삭감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개그맨 강성범씨도 이날 무대에 올라 윤석열 정부 규탄 발언을 했다.
대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주가조작 허위경력 김건희 특검!' '민생파탄 정치보복 평화파괴 친일매국 윤석열 퇴진!'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수 차례 외쳤다. 시민들은 이날 오후 6시 30분까지 이어진 집회가 마무리되자 서울역, 숙대입구역, 삼각지역을 거쳐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촛불을 든 채 행진했다.
[우리말 바루기] 들렀다, 들렸다?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 “귀가길에 항구에 들려 바닷바람을 쐬고 왔다.” 지나가는 길에 잠깐 머무르는 일을 나타낼 때 위에서와 같이 ‘들렀다’고 말하기도 하고, ‘들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들렀다’와 ‘들렸다’ 둘 중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일까. ‘들렀다’와 ‘들렸다’를 혼동해 쓰는 이유는 기본형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나가다 어딘가에 잠시 머무르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는 ‘들르다’이다. ‘들르다’는 ‘들르고, 들르며’ 등과 같이 활용되는데, ‘-아/-어’ 앞에서는 매개모음인 ‘으’가 탈락한다. 따라서 ‘들르-’에 ‘-어’가 결합하면 ‘으’가 탈락하면서 ‘들러’가 되고, 과거형은 ‘들렀다’가 된다. ‘들렀다’를 ‘들렸다’고 틀리게 쓰는 이유는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기본형으로 잘못 알고 활용했기 때문이다. ‘들려’는 ‘들리+어’가 줄어든 형태로,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활용한 표현이다. ‘들리다’는 ‘듣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나, ‘들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로 사용하는 단어다. 그러므로 “부모님 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렀다”는 바르게 쓰인 표현이므로 고치지 않아도 된다. “귀가길에 항구에 들려 바닷바람을 쐬고 왔다”는 ‘들려’를 ‘들러’로 고쳐 써야 바르다. # 우리말 바루기
[우리말 바루기] ‘결실’은 ‘맺지’ 말고 ‘거두자’ 중앙일보 입력 2024.02.08 00:11 지면보기 새해에 세운 계획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중간 점검해 보자. 작심삼일로 끝난 이들도 있겠지만,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의 결과가 잘 맺어지거나 또는 그런 성과를 이루었을 때 많은 이가 이처럼 “결실을 맺다”고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복된 표현이 숨어 있다. ‘결실’은 ‘맺을 결(結)’ 자와 ‘열매 실(實)’ 자로 이루어진 낱말이다. 한자 뜻 그대로 풀어 보면 ‘결실’은 ‘열매를 맺는다’는 뜻으로, 이미 단어를 이루는 한자에 ‘맺다(結)’는 표현이 들어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결실을 맺다”는 ‘맺다’를 두 번 연달아 쓴 중복된 표현이 된다. 그렇다면 ‘결실’을 쓸 때 어떤 낱말을 덧붙이는 게 좋을까. “결실을 맺다” 대신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고 쓰는 게 더 적절하다. 우리말 바루기 다른 기사 이전 [우리말 바루기] ‘물렀거라’ ‘물럿거라’? 실생활에서 ‘살아생전’ ‘처갓집’과 같이 의미가 중복된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기도 하고, 표준국어대사전에 “평생을 성실하게 생활하신 부모님의 덕분으로 자식이 모두 성공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는 예문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듯 중복된 표현이 꼭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의미가 중복된 표현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쓴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굳이 중복된 표현을 쓰기보다 “결실을 거두다” “결실을 보다”라고 쓰는 게 더 바람직한 언어생활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왕이면 명료하고 간결한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힘 있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법이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더 중앙 플러스 이상언의 오늘+ 온난화 해법 ‘우주 차양막’ “우리는 길을 찾을 것이다” 유료 전문공개 민주 공관위원장에 “유퀴즈!” 尹정권 탄생 공신 누구입니까 ...
[박세열 칼럼] '서초동 권력'이 접수한 한국사회 세계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6.08. 04:09:34 한국은 '삼권분립'으로 설명될 수 없는 독특한 권력 지형을 갖고 있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의 틈새에 제 4부라 할 수 있는 '검찰 권력'이 존재한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스스로를 '준사법기관'으로 여긴다. 한국 검찰은 행정부이면서 행정부 포함 3부의 권력을 모두 견제하는데, 이 '검찰 권력'의 핵심은 수사와 소추의 독점 권한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범죄가 되는지 안되는지 1차적으로 판단하는 권력이다. 원래 검찰은 법을 집행하는 행정권의 '절제'와 '인권 보호'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식 원님 재판을 막기 위해 사법권을 행사하는 판사와 동등한 수준의 법률전문가를 국가에서 고용해 '형사 절차'의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기소독점권'과 같은 막강한 권한으로 '수사와 소추'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한국 검찰은 3권의 사각지대에서 독특한 포지션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앉아 한국 사회를 호령해왔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3권 분립이 아니라 독특한 권력 분류법이 구전을 통해 존재한다. 이른바 '한국사회 세계관'이다. 여기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여의도 권력(정치)과 서초동 권력(검찰), 그리고 강남 권력(재벌)의 '삼권분점'으로 이뤄진다. 서울의 유명 지명들을 딴 이 권력 분류법은 '삼권분립'과 같은 따분한 학술적 규정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해준다. 비유하자면, '삼권분립'이 낮의 권력 지형도라면, '삼권분점'은 밤의 권력 지형도다. 교과서와 필드매뉴얼의 관계라고 할까? 이 '구전설화'의 세계관에서 '행정부'를 따로 뺀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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