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 공격 맞서 잎 ‘변신’…새 눈 잘 띄게 색깔·빛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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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반격…‘도와줘요’ 가설 이어 ’위장 감소’ 가설 나와
엽록소 줄여 잎 뒤에서도 보이도록, 잎 색깔도 달라져
먹이를 졸라대는 새끼를 둥지에 둔 박새 어미는 어떻게 애벌레를 그토록 쉬지 않고 잡아오는 걸까. 박새가 나뭇잎을 하나씩 샅샅이 훑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박새는 마치 미리 알고 있듯이 애벌레가 있는 곳을 곧바로 찾아가 쉽사리 잡아낸다. 그 비결은 박새가 애벌레를 찾는 단서가 따로 있다는 데 있다.
단서는 애벌레의 공격을 받은 나무가 제공한다. ‘도와줘요’ 가설이 그것이다. 손상을 입은 잎에서 화학적 시각적 단서를 보내 애벌레를 잡아먹거나 기생하는 포식자를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새에게도 "도와줘요", 식물은 소통의 '달인').
실제로 일부 식물은 애벌레가 잎을 갉아먹을 때 휘발성 유기물질(VOCs)을 방출해 기생벌이나 포식성 진드기를 유인한다. 박새는 이 냄새를 맡거나 시각적으로 벌레 먹은 잎을 단서로 애벌레를 사냥할 수 있다.
식물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애벌레의 위장을 무력화시키려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가설이 최근 나오고 있다. 이른바 ‘위장 감소’ 가설이다.
애벌레는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교묘하게 위장한다. 배경색에 녹아드는 색깔을 띠고, 밝게 빛나는 부위에 색소를 많이 넣고 어두운 부위에 적게 넣는 식으로 입체적으로 보이지 않게 한다.
이런 위장을 무력화하기 위해 애벌레의 공격을 받는 나무는 잎의 엽록소 농도를 줄여 빛이 잘 투과하도록 한다. 그렇게 하면 잎 뒤에 숨은 애벌레도 윤곽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나무는 또 공격받은 잎의 색조를 초록이나 노랑 등 더 긴 파장으로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나무의 조직적 대응은 애벌레를 주변 환경으로부터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 효과를 낼 것이다. 과연 이런 전략은 얼마나 효과를 거둘까.
툴리-마르야나 코스키 핀란드 투르쿠대 생태학자 등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행동 생태학과 사회생물학> 5월 30일 치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에서 자작나무에 나방 애벌레를 올려놓고 박새를 이용해 이 가설을 정량적으로 검증했다.
실험 결과 애벌레에 잎을 갉아 먹힌 자작나무 잎에서 엽록소 농도가 줄어드는 한편 잎의 콘트라스트를 늘리고 반사하는 빛이 더 긴 파장을 띠는 식으로 변화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시 말해, 애벌레가 더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식물이 변했다.
그러나 애벌레를 올려놓은 나무와 그렇지 않은 나무에서 나타나는 이 차이가 실제로 위장 감소 효과를 거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어느 경우에도 박새는 애벌레를 잘 찾아냈다. 연구자들은 “새가 나무의 이런 변화를 얼마나 알고 반응하는지 행동 생태학적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또 이처럼 애벌레의 위장이 효과를 잃게 되면 장기적으로 2차 방어의 진화를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식자에게 발견되는 것을 전제로 화학적 방어물질을 내고 경고색을 띠는 쪽으로 애벌레가 변화할 것이란 얘기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Tuuli-Marjaana Koski et al, Insect herbivory may cause changes in the visual properties of leaves and affect the camouflage of herbivores to avian predators, Behav Ecol Sociobiol (2017) 71:97. DOI 10.1007/s00265-017-23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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