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결장’된 72차 유엔총회 회의 현장


북 “미국 위협 때문에 핵보유” vs 미 “북핵은 국제사회의 문제”
▲유엔 제1위원회 회의 현장 [사진 : 유엔 홈페이지]
올해 열린 제72차 유엔총회 현장은 전례 없는 북-미간 ‘대결장’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리용호 외무상이 주고받은 총회장 ‘말 전쟁’을 시작으로 유엔 위원회 회의에서 거듭 양국 대표단 사이에 강도 높은 설전이 이어졌다.
미국의 소리(VOA)방송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각)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과 국제안보 문제 담당)에서 먼저 북한 리인일 대표가 발언권을 얻어 미국을 비판했다.
“조선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건 미국 때문”이란 입장을 거듭하면서 “미국은 무고한 사람들에게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한 유일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지난 1945년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사실을 가리킨 것이다.
이에 미국무부 로버트 우드 군축담당 대사가 발끈하고 나섰다. 그는 “터무니없는 북한의 주장에 응대한다”며 “미국은 북한에 위협이 되질 않고 북한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은 국제사회의 우려라고 우드 대사는 강조했다.
그러자 리인일 대표는 다시 한 번 발언권을 요청했다. 리 대표는 우드 대사의 발언을 “‘워싱턴 정권’의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폄하하곤 “이번 문제는 미국과 북한 간의 갈등”이라면서 “미국이 잘못된 주장으로 전 세계를 오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비핵화하면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또 제대로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북한을 겨냥해 전유물처럼 사용하던 ‘비핵화’를 미국에 들이댄 것이다.
다시 마이크를 잡은 우드 대사는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자국민과 동맹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며 이 약속은 철통같을 것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각)에도 유엔총회 제1위원회 군축회의에선 북-미간 공방전이 벌어졌다. 마찬가지로 북핵 문제가 국제사회와 북한 사이의 사안인지, 북-미간 사안인지가 쟁점.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회의 연설에서 “조선은 지난 7월 유엔을 통과한 핵무기금지협약(NBT)이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주안점을 둔 데 동의하지만, 미국이 북한에 핵 위협과 협박을 가하기 때문에 이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자성남 대사는 또 “수소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자위적 조치로 미국의 핵 위협과 적대적인 정책에 따른 것”이라며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날도 미국쪽 ‘선수’로는 미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군축담당 대사 나섰다. 우드 대사는 “북핵 관련 사안이 국제사회의 문제인지 의심이 간다면 제네바의 유엔 군축회의에서 거듭 제기되는 북한 정권의 도발적 행동에 대한 비난을 볼 필요가 있다”면서 “또 그래도 의심이 가시질 않는다면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이 채택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총회 제1위원회는 27일(현지시각) 북한의 모든 핵 활동 포기를 촉구하는 것을 포함한 여러 개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북한 리인일 대표는 26일 회의에서 이런 결의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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