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친박 서청원 의원 간의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도대체 이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고, 왜 이런 싸움을 하고 있는지 알기 쉽게 정리해봤습니다.
▲ 자유한국당의 출당 조치에 반발한 서청원 의원은 홍준표 대표가 2015년 성완종 사건 당시 협조를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1 ‘통합 필수 조건: 친박 출당’
박근혜씨와 서청원 의원 등 친박계 출당을 의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11월 3일 개최될 예정입니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등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위해서 탈당을 준비 중인 상황이라, 이번 출당 조치는 보수 세력 재편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친박 출당이 이루어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세력이 합쳐지면, 내년 지방선거 등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2 ‘서청원 의원: 성완종 리스트로 대응’
홍준표 대표가 서청원 의원을 향해 ‘출당’이라는 칼을 겨누자, 서 의원은 홍 대표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받은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무기로 방어에 나섰습니다.
서청원 의원은 홍준표 대표의 미국 출국 직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사건 당시 홍 대표가 내게 검찰 수사 무마를 부탁해왔다’고 폭로했습니다.
홍준표 대표는 귀국하면서 “8선이나 되신 분이 새카만 후배한테 도와주진 못할망정 그런 협박이나 하고, 해볼대로 해보라”며 목소리를 높이며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3 ‘홍준표 유죄 여부의 핵심: 윤승모 증언’
서청원 의원이 출당 조치에 맞춰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이유는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이 홍 대표의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 여부를 가릴 수 있는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홍준표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에 추징금 1억원이 선고됐습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은 1심 선고 공판에서 성완종 회장과 윤승모 전 부사장의 진술을 대부분 사실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는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이 번복돼 법원이 신뢰하기 어렵다며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청원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수사 당시 홍 대표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를 요청했고, 이에 대한 녹취록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녹취록이 사실이고, 홍 대표가 진술을 번복하도록 요구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홍준표 대표의 성완종 리스트 사건 핵심 증인 ‘윤승모 경남기업 전 부사장’은 서청원 의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당내 선거 때마다 홍 대표를 지원하기도 했다.
#4 ‘윤승모: 홍준표 선거 캠프에서 활동’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 출신으로 건설회사와는 별로 상관이 없었습니다. 윤승모씨가 경남기업 부사장이 된 배경에는 성완종 회장의 ‘정치권 보은 인사’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경남기업 노조는 정치권 낙하산 인사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윤 전 부사장은 2013년 경남기업 부사장 시절에도 서청원 의원이 재보선에 출마하자 선거캠프에 합류하기도 했을 정도로 서 의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우정은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라는 서청원 평전도 냈고, ‘친박 1095일’라는 친박 관련 책도 출간했습니다.
그러나 윤 전 부사장은 홍준표 대표의 당내 선거 때마다 일정한 역할을 했습니다. 홍 대표의 측근들과 ‘윤승모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메일을 교환하기도 했고, ‘메시지 담당 업무를 맡는다’는 문건도 있습니다.
성완종 회장이 홍준표 대표에게 1억원을 건넨 시점도 공천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쥘 수 있는 당 대표 선거 직전이었습니다. 홍 대표는 윤 전 부사장을 가리켜 ‘서청원 꼬붕’이라며 반박하고 있지만, 홍 대표를 위해 일했던 점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 홍준표 대표는 페이스북에 자신과 연루된 불법 정치 자금 사건이 ‘음해’라고 밝혔다.
#5 ‘정치적 음해?: 여러 차례 불법 정치 자금 사건과 연루’
홍준표 대표는 10월 29일 페이스북에 ‘정치판에 들어와서 세 번의 음해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1999년 선거법 위반 사건입니다. 당시 홍준표 의원은 대법원 판결 하루 전날 “이 정부의 의도대로 사법의 칼을 빌려 의원직이 박탈당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의원직을 사퇴했습니다.
두 번째는 ‘삼화 저축 은행’입니다. 2011년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의 문화체육관광특보로 임명한 안종복 씨가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 출신이라고 폭로했습니다. 우 의원은 “공교롭게도 한나라당 출신 사외이사들이 삼화저축은행에 재직하던 시기에 삼화저축은행의 불법대출이 본격화되고 경영 부실이 심화됐다”고 밝혔습니다.
세 번째는 ‘성완종 리스트’입니다. 홍준표 대표는 줄기차게 ‘배달 사고’를 주장했습니다. 윤승모 전 부사장이 돈을 자신에게 주지 않았기 때문에 무죄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윤 전 부사장은 첫 공판에서 “홍 지사에게 악감정이나 유감은 전혀 없지만, 그에게 정치자금을 건넨 것은 바꿀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언론은 단순하게 서청원 의원과 홍준표 대표의 ‘진흙탕 싸움’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혐의를 보면,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범법 행위로 철저한 수사와 법의 판결이 필요한 사건입니다.
이번 사건은 홍준표 대표가 주장하는 ‘정치적 음해’가 아니라 ‘불법 정치 자금’이라는 적폐를 청산할 ‘사법적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강위원 상임대표 고희철 기자 khc@vop.co.kr 발행 2024-06-06 16:14:31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전면으로 부상해 4.10 총선 결과 민주당의 한 축을 이뤘다. 대개 언론에는 ‘친명 강경파’ 조직으로 소개된다. 지난 2일 2기 강위원 상임대표가 선출됐다. 한총련 의장을 거친 강 대표는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서 여민동락 공동체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민형배 구청장 시절 광산구노인복지관장 등을 거쳐 이재명 도지사 시절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을 맡았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일정을 총괄했고, 그 뒤 당대표 특보와 혁신회의 1기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혁신회의는 국회의원 31명을 배출해 당내 최대 정치세력으로 불린다. 강 대표 본인은 경선에서 사퇴해 국회 입성에 실패했지만 상임대표가 됐다. 그러나 혁신회의와 강 대표는 언론에 대체로 부정적으로 언급된다. 친명, 강경, 팬덤, 개딸 등의 연관어와 함께. 특히 국회의장 후보 경선으로 촉발된 당원민주주의 논쟁은 부정적 보도 증가에 기여했다. 3일 여의도의 오피스텔에 자취방처럼 차려진 혁신회의 사무실에서 강 대표를 만났다. 묻고자 한 것은 간단했다. 지난 총선에서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으로 당을 장악했다는 비판과 극성 팬덤을 앞세워 국회까지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비판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6.03 ⓒ민중의소리 1시간을 예정한 인터뷰는 2시간 30분을 넘겨 간신히 ‘중단’됐다. 그는 거침이 없었고, 할 말이 많았다. 그의 말은 영광군과 광산구와 경기도를 넘나들었고, 5.18정신과 김대중, 노무현도 수시로 언급됐다. 특히 언론의 당원민주주의 폄하에 강하게 반박했다. 친명만 공천되고 비명은 탈락한다는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에 강 대표는 “그게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이어 “작업을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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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칼럼] '서초동 권력'이 접수한 한국사회 세계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6.08. 04:09:34 한국은 '삼권분립'으로 설명될 수 없는 독특한 권력 지형을 갖고 있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의 틈새에 제 4부라 할 수 있는 '검찰 권력'이 존재한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스스로를 '준사법기관'으로 여긴다. 한국 검찰은 행정부이면서 행정부 포함 3부의 권력을 모두 견제하는데, 이 '검찰 권력'의 핵심은 수사와 소추의 독점 권한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범죄가 되는지 안되는지 1차적으로 판단하는 권력이다. 원래 검찰은 법을 집행하는 행정권의 '절제'와 '인권 보호'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식 원님 재판을 막기 위해 사법권을 행사하는 판사와 동등한 수준의 법률전문가를 국가에서 고용해 '형사 절차'의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기소독점권'과 같은 막강한 권한으로 '수사와 소추'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한국 검찰은 3권의 사각지대에서 독특한 포지션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앉아 한국 사회를 호령해왔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3권 분립이 아니라 독특한 권력 분류법이 구전을 통해 존재한다. 이른바 '한국사회 세계관'이다. 여기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여의도 권력(정치)과 서초동 권력(검찰), 그리고 강남 권력(재벌)의 '삼권분점'으로 이뤄진다. 서울의 유명 지명들을 딴 이 권력 분류법은 '삼권분립'과 같은 따분한 학술적 규정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해준다. 비유하자면, '삼권분립'이 낮의 권력 지형도라면, '삼권분점'은 밤의 권력 지형도다. 교과서와 필드매뉴얼의 관계라고 할까? 이 '구전설화'의 세계관에서 '행정부'를 따로 뺀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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