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에 “평화·번영·통일”을 외치다
6.15남측위, 해외동포 함께 ‘자주통일민족대회’… 서울 곳곳서 100주년 기념대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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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곳곳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졌다. 100년 전 오늘을 기억하고, 새로운 100년을 기약하는 메시지는 단연 ‘자주독립’, ‘민족자주’, ‘한반도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이다.
“통일문제의 주인은 우리 겨레”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는 1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3.1운동 100년 자주통일민족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남측을 방문한 6.15해외측위원회 등 해외민주통일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15년 만에 모국을 방문한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방문단을 비롯해 일본, 유럽, 중남미 등 해외 각지에서 온 동포들은 남녘 동포들과 3.1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8일 입국했다.
대회사에 나선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3.1항쟁 100년을 맞아 서울에 온 해외 대표들, 동포들을 뜨겁게 환영한다”고 인사했다. 이 의장은 “주권강탈, 분단과 전쟁의 고통에 굴하지 않고 의연히 떨쳐나서 오늘날 자주, 평화, 통일이라는 일대 진전을 이루고 있는 우리겨레의 행보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남북협력을 가로막고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상호조치에 성의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여러 가지 굴곡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이 의장은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통일문제의 주인은 우리 겨레다.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등 남북합의를 온전히 이행하고, 대북제재 해제와 민족의 만남과 교류를 활성화하고, 군사적 행동을 모두 중단시키고,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길에 각계가 연대하자”면서 “3.1항쟁 정신을 되살려 자주평화 통일에 힘차게 나서자”고 강조했다.
신필영 6.15미국위원회 대표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3.1 100주년에 동포들과 이곳에 있게 돼 흥분되고 가슴이 뛴다”는 말로 화답했다. 신 위원장은 “1919년 2월8일 일본 도쿄에서 조선청년독립단이 조선독립선언서를 읽으면서 3.1절의 동기가 된 귀한 역사가 있다. 그 역사의 현장인 도쿄를 거쳐 이곳에 왔다”면서 “1919년 3월1일 조선과 일본 곳곳에서 조선인들이 자주독립을 선포하고 봉기가 일어났던 것처럼 오늘 3.1대회를 위해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민족은 대단한 민족이다, 이제 통일은 됐다’는 것을 가슴에 새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해외 동포들도 서울에서 3.1운동 100년을 가슴에 품고, 한반도 전역에 외세 간섭을 몰아낸 ‘자주국가’, 외세의 침략을 물리친 ‘평화국가’, 외세가 끼어들 수 없는 ‘통일국가’를 이룰 것을 결의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단일기를 흔들며 “평화체제 실현하자”, “자주통일 앞당기자”고 외쳤다. 해외동포를 대표해 한통련 방문단인 재일한국청년동맹 회원들은 ‘하나’라는 노래를 선보였고, 남측에선 ‘평화가 춤춘다’를 주제로 한 노래공연을 동포들과 참가자들에게 선사했다.
이날 남·북·해외는 ‘3.1민족자주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6.15남측위 여성본부 최진미 상임대표, 6.15남측위 청학본부 정종성 상임부대표, 재일민주여성회 김지영 회장, 6.15중남미위원회 정갑환 대표위원장이 대표로 낭독한 민족자주선언엔 “▲3.1 항쟁 정신을 철저히 계승하자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일제의 과거 죄악을 완전히 청산하고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단호히 저지하자 ▲남북선언들을 철저히 이행하여 평화와 번영, 통일을 앞당기자”는 내용이 담겼다.
3.1 범국민대회, 광화문광장에서 열려
자주통일대회에 앞서 오후2시 광화문광장에선 ‘3.1백년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로 시작하는 100년 전 기미독립선언서가 낭독되고, “이 목숨 다 바쳐 싸우리라, 해방의 해방의 그날까지, 총칼을 들고 나가리라, 해방 그날까지~” 독립투사들이 불렀던 만주출정가가 광화문광장에 울려 퍼졌다.
종교시민사회대표들이 연단에 올라 3.1운동 100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들이 강조한 메시지 역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이다.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는 “평화야 말로 그 어떤 가치보다 소중하며, 이를 얻고자 한다면 수많은 희생, 강한 인내가 뒤따른다는 것, 모질고 모진 100년의 세월이 흘러 그 정신이 우리에게 깃들어 있다”고 3.1정신을 되짚었다.
이어 “어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100년 전 우리 선조들이 그랬듯이 우리민족의 운명과 평화는 우리 손으로 일궈야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의 힘으로 한반도 평화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오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강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도 “1919년 이래 우리는 숱한 굴곡의 역사를 거치면서도 절망하지 않고 백년의 항쟁의 역사를 이어왔다. 그 바탕에는 선조들이 ‘이 땅에 새 시대가 오고 있다’는 선언, 그 믿음이 바탕이 됐다”고 3.1 백년의 의미를 부여하곤 “지금 우리는 새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시작점에 서 있다. 세계 앞에 빛나는 조상들의 힘, 100년의 힘, 이 땅 평화와 통일, 평등과 공존을 향한 길로 당당히 나가자”고 호소했다.
4.16합창단, 6.15합창단, 이소선 합창단 등 시민합창단이 부른 ‘광야에서’, ‘백두에서 한라’, ‘아리랑’ 등이 광장을 채웠고, 이 자리에선 새로운 백년을 여는 ‘3.1범국민선언문’이 낭독되기도 했다.
“일본의 식민역사 우리가 바로잡자”
한편, 해외동포들은 이날 오전 양대노총과 강제징용 공동행동이 주최하는 ‘용산역 강제징용노동자상 합동참배’에 참석했다.
한통련 방문단으로 참석한 송세일 부의장은 “일본 아베 정부는 강제징용에 대해 절대 인정하지 않고 버티면서 책임도 없다, 반성할 필요도 없다, 보상과 사죄도 필요없다는 강경한 자세로 일관돼 있다. 우리민족이 힘을 합쳐 일본정부의 태도에 대해 배격, 규탄,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하곤 “100년에 걸쳐 있는 잘못된 역사를 우리가 바로잡고, 우리민족이 단결해 평화, 번영, 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자”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100년 전 온 겨레의 가장 절실한 요구는 자주독립이었다. 오늘날 우리민족의 가장 절실한 요구는 70년 분단의 세월을 극복하고 통일 이룩하는 것”이라며 “100년 전 우리 민중들의 자주정신과 투쟁정신을 계승해 우리겨레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높은 결의를 세우고, 조국통일 실현을 위해 남북공동선언 이행의 길에 떨쳐나서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1941년 일본으로 끌려가 신일철주금에서 강제노역을 한 이춘식 할아버지도 마이크를 잡고 “내가 내년이면 100살이다. 오늘 3.1 행사에 이렇게 모여 줘 무한히 감사하고, 눈물이 철철 흐른다”며 고마움을 표하곤 “일본 놈들은 내 앞에 와서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호통 쳤다.
해외동포와 민주통일인사들은 이어 ‘조선학교 차별반대, 고교무상화적용’을 요구하는 209차 금요행동에 참가하기 위해 옛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을 찾았다.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이 주최한 금요행동에 함께 한데 이어 일본정부의 재일동포 탄압에 항의하고, 조선학교 차별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해외동포 합동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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