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9일 만에 원희룡이 제주도지사를 사퇴했다.

 

재임동안 도민들은 한 번도 존중을 받지도 도정의 중심이 된 적도 없었다
임병도 | 2021-08-12 08:54:35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8월 11일 퇴임식을 했다. 도지사 사퇴는 8월 1일에 했지만 사임통지서 제출 후 퇴임식까지 10여일이 더 소요됐다.

원 지사가 사퇴했지만 도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의 사퇴가 제주도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말이자 그의 존재가 있으나 마나 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원희룡이라는 이름으로 뉴스를 검색하면 대선 후보나 출마 소식이 주를 이루었지, 제주도 관련 소식은 별로 없었다.

만약, 제2공항 부동의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면 원 지사의 사퇴에 도민들이 열광했지만 이미 도민들의 힘으로 제2공항 추진이 무산됐기 때문에 그다지 반응을 보일 필요도 가치도 없는 것이다.

원희룡 지사는 2018년 4월 도지사 출마 당시“제주도지사와 중앙정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으려는 욕심을 냈던 때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문제이고 저의 책임이다. 저는 제주도지사의 일에 전념할 것이다.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당선된 후 취임식에서는 “저에게는 소속 정당도 손잡은 정치세력도 없지만 제주도민만 바라보고 담대하게 나가겠다”며 도정에만 전념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그의 약속은 불과 2년 만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해부터 제주 지역 언론은 피하고 중앙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대권 도전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그의 모든 말과 행동은 철저히 ‘대권’에만 맞춰졌다.

이미 제주도민들은 지난해부터 언제 원희룡이 사퇴하느냐에 관심이 있었지, 안타깝거나 제주 출신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는 희망 따위는 없었다.

원희룡 지사는 대선 후보 인터뷰 때마다 자신이 중국 자본이 제주에 오는 것을 막아냈다고 자랑한다. 과연 맞는 말일까?

이미 제주도는 부동산 폭등으로 중국 자본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졌고, 사드 사태로 중국 자본이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의 능력만으로 중국 자본으로부터 제주도를 지켜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8년 12월에 제주 시청에서 열린 원희룡 지사 퇴진 촛불집회

원희룡 지사의 공과를 따지면 공로보다는 과실이 훨씬 많다. 특히 그는 영리병원이나 비자림로 확장, 제2공항 등을 추진하면서 도민을 무시하고, 갈등을 유발해 도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도민을 무시해 좌절감은 안겨줬던 원희룡 지사가 퇴임사에서는 “도정의 중심이 도민이듯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다”라고 말했다.

원희룡이 제주도지사로 재임하는 599일 동안 도민들은 한 번도 존중을 받지도 도정의 중심이 된 적도 없었다.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저항과 퇴진 운동이 벌어지고 촛불집회가 많이 열린 곳이 제주도 외에는 없었다는 점만 봐도 그는 실패한 정치인이다. 

원 지사는 제주를 떠나면서 ‘제주의 아들’을 또다시 언급했다. 서울 시민을 강조했던 원 지사가 ‘제주의 아들’을 내세울 때는 오로지 선거판에서다.

제주 4·3 추념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4·3 특별법 개정에도 소극적이었던 사람이 어떻게 ‘제주의 아들’을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지 그 뻔뻔함에 도민들이 오히려 부끄러울 지경이다.

원희룡에게 제주 도지사로 있었던 599일은 정치 경력이 될 순 있겠지만, 도민들에게는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아픈 기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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