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키우는 이중언어

꿈을 키우는 이중언어 이수정 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가족통합지원팀 (webmaster@idomin.com) 2021년 12월 16일 목요일 댓글 0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구글+ 기사공유하기 글씨키우기 스크랩 프린트 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는 이중언어로 꿈을 키우는 친구들이 있다. 토요일마다 늦잠 자고 싶은 마음을 이겨가며 엄마 나라인 베트남 언어와 문화를 배우러 나오는 '토요글로벌스쿨'에 참여하는 친구들 이야기이다. 올해는 토요글로벌스쿨이 진주교육대학교가 주최하는 '찾아가는 다문화가족 이중언어 말하기대회'에 참여했다.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 참가 기회가 생겼어요!", "혹시, 대회 참여하고 싶은 친구들 있나요?" 대회 참여라는 말에 왁자지껄했던 교실은 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러고는 "선생님! 우리가 어떻게 나가요!", "하기 싫어요!" 란 말들로 정적이 깨졌다. 늘 이중언어 말하기대회 참가를 기대하고 꿈꿔 왔지만, 당장 이런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몇 번의 설득 끝에 학생 6명이 신청서를 냈다. 말하기 대회 주제는 '자기소개', '나의 꿈 소개', '베트남에 있는 외가 식구들에게 쓰는 편지' 등 자유주제였지만 한글 원고를 작성하는 것부터 난항이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긴 글로 표현해본 적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렵게 한글 원고를 작성하고, 베트남어로 말하기 연습이 시작됐다. 평소 수업시간에 간단한 생활 용어 정도만을 배웠기에 베트남어로 이렇게 긴 글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정말 막막했다. 그러나 엄마들과 베트남 선생님 도움으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연습은 저녁, 주말 가리지 않고 진행됐다. 직접 만나기 힘든 날은 온라인(ZOOM)에서 연습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대회 전날, 대면 대회에서 비대면 대회로 전환됐지만 참여하는 친구들 표정엔 긴장과 설렘이 가득했다. 대회 시작 전 미리 모인 친구들은 평소와 달리 스스로 열심히 연습하며 대회 시간을 기다렸다. 떨리는 목소리로 베트남 시,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멋진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하기도 하는 등 모두 열심히 대회에 참가했다. 너무 긴장한 탓에 까먹기도 했지만 그동안의 노력을 알기에 모두 사랑스러웠고 대견했다. 아쉽게도 기대했던 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마음에 눈물을 흘리는 친구도 있었다. 그동안 엄마 나라 언어와 문화를 즐겁게 배웠던 친구들 모습을 알기에 속상해하는 것을 옆에서 보니 코끝이 찡해오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아이들이 조금 더 성장한 것 같았다. 그리고 이날 흘린 눈물이 헛되지 않도록 더 잘하겠다는 학생들 표정, 굳은 다짐을 보니 오히려 더 큰 성과를 얻은 것 같아 뿌듯했다. 이중언어로 세상과 소통하는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우리는 오늘도 엄마 나라, 베트남 언어와 문화를 즐겁게 배운다.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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