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산봉우리의 꽃봉오리
[우리말 바루기] 산봉우리의 꽃봉오리
너를 향한 내 그리움의 꽃망울도/ 봄비에 젖어 터지려 한다/ 진달래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나의 꽃망울/ 이제는 울면서 조용히 터지려 한다.
이해인 님의 시 ‘꽃망울’이다. 개나리·목련 등 봄꽃들이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하는 요즘 음미하기에 좋은 시다. 여기에서 문제 하나. 꽃망울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꽃봉오리/꽃봉우리’는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SNS에는 봄꽃이 피는 모습과 함께 “봄을 알리는 산수유 꽃봉우리”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목련 꽃봉우리” 등처럼 ‘꽃봉우리’란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꽃봉우리’가 아니라 ‘꽃봉오리’가 맞는 말이다. ‘꽃봉오리’는 ‘봉오리’와 같은 뜻으로 망울만 맺히고 아직 피지 않은 꽃을 뜻한다. 따라서 ‘산수유 꽃봉오리’ ‘목련 꽃봉오리’라 해야 한다.
산에서 뾰족하게 높이 솟은 부분을 가리키는 ‘봉우리’란 말이 있기 때문에 무심코 ‘꽃봉우리’라 부르기 쉽지만 ‘꽃봉우리’는 없는 말이다. ‘봉우리’는 ‘산봉우리’와 같은 말로 “산의 제일 높은 봉우리에 올랐다” “활짝 핀 매화꽃과 산봉우리 운해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했다” 등처럼 사용된다.
문제 하나 더. 꽃망울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또 다른 말인 ‘몽오리/몽우리’는 어느 것이 맞는 표현일까? ‘봉오리’ 모양을 닮은 ‘몽오리’가 맞는 말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몽우리’를 표준어로 삼고 있다. “나무에 불이 붙은 듯 개나리가 노랗게 몽우리를 터뜨렸다”처럼 쓰인다.
정리하면 ‘꽃망울’ ‘꽃봉오리’ ‘봉오리’ ‘몽우리’가 모두 곧 꽃이 피려고 맺혀 있는 망울을 뜻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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