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TV] 기자들에게 역정 낸 MB “상식 벗어난 질문 말라” ⓒ 오마이TV 조민웅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여론 조작 등을 지시한 의혹을 받는 MB가 12일 바레인으로 출국했습니다. 인천공항에는 수많은 기자와 ‘이명박 구속’을 외치는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MB는 출국 전 가진 짧은 기자회견에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댓글 공작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상식에 벗어나는 질문을 하지 말라”며 오히려 역정을 내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영상] “이명박 구속” 외침 뒤로 한 MB, 웃고는 있지만…)
과연 누가 지금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과 말을 하고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국론분열, 박정희-박근혜가 자주 사용했던 말’
MB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에 대해 ‘국론을 분열시킬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론분열’이라는 말이 과연 이 상황에 적합한 말일까요?
▲박정희는 1975년 신년사를 통해 국론분열 일삼으면 안보가 위협 받는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캡처
1975년 1월 1일 박정희는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중대 시국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국론의 분열만을 일삼게 된다면 국가의 안전보장은 또다시 정권투쟁의 제물이 되어 북괴 공산주의자들의 재침을 자초하는 비극을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6년 2월 16일 박근혜씨는 국회 연설에서 “북한이 각종 도발로 혼란을 야기하고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우리의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한 선전·선동을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론분열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모습입니다. 무슨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 전 국민의 생각이 똑같을 수가 있습니까? 그러나 위정자들은 ‘국론분열’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무조건 자신의 말을 따르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벌어지기 힘든 상황입니다.
‘댓글 공작, 민주주의를 파괴한 범죄’
▲SBS 8뉴스는 사이버사령부와 청와대가 총선을 위한 여론 조작을 단계별로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SBS뉴스 화면 캡처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 비서관은 “문제가 된 댓글은 전체의 0.9%라는 것이 검찰이 제기한 자료에 나오고, 그중 절반만 법원이 받아들여 0.45%의 진실”이라고 주장하며 댓글 공작이 별거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사실관계부터 틀렸습니다. 이태하 전 530심리전단장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댓글 9067건을 유죄로 인정했는데, 전체 댓글 78만7200건의 ‘약 1.15%’로 이 전 수석이 주장한 ‘0.45%’보다는 높습니다.
단순히 댓글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SBS에 따르면 군 사이버사령부가 19대 총선 당시 여론 조작을 위해 단계별 대응을 준비했고, 디데이를 총선 당일로 잡고 청와대와 회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치공작을 통해 단순히 여론을 움직인 것이 아니라 선거를 목표로 했다는 사실은 엄청난 위헌 행위입니다. 단순 댓글이라고 별거 아니라고 넘어갈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입니다.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자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노무현 대통령과 MB를 빗댄 글을 올렸다.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사설을 통해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640만불은 누구겁니까”라며 “역대 전직 대통령의 구속사유는 모두 거액의 돈 문제였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장 의원은 “댓글 쓰라고 지시했다(?)” 이런 코미디같은 죄명으로 전직 대통령을 대역죄인으로 몰고 가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선거로 당선된 입법부의 국회의원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를 ‘코미디 같은 죄명’이라고 인식하는 자체가 황당합니다. 여기에 노무현 대통령을 물고 들어가는 치졸함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장 의원이 비상식적인 생각과 글이 수구언론인 조선,중앙,동아일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복 악순환은 정치의 미래 망칠 것> (동아일보)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의 댓글에 불법적인 요소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댓글 활동 그 자체는 북한이 국경에 제한받지 않은 심리전 활동을 국내에서 강화하는 것에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이뤄졌다.”
<여론재판식으로 MB 수사 몰아가선 곤란하다> (중앙일보) ” 당시 급증하는 북한의 사이버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전 전투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던 시기였다. 북한이 3만 명의 전자전 병력을 양성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고, 실제로 북한은 수차례 우리 정부기관과 금융·언론기관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시도했다. 중앙일보도 2012년 6월 9일 북한의 해킹으로 상당한 피해를 봤다.”
<민주당 ‘적폐 현황’ 문건, 도 넘은 정치 공격> (조선일보) “여당 대표가 이 전 대통령을 출국 금지시키자는 친노 지지층을 부추기는 상황에까지 왔다. 나라에 대립과 갈등의 쇳소리만 점점 커지게 될 게 뻔하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이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고 해도 안보에 꼭 필요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치 박정희 시대에 안보를 위해 ‘독재’가 필요했다는 식의 논리입니다.
조선일보는 MB에 대한 출국 금지에 ‘친노 지지층’이라는 말을 갖다 붙입니다. 여기에 ‘대립과 갈등’이라는 독재 시대에 어울리는 ‘국론분열’이라는 프레임을 들고나옵니다.
자유한국당과 MB정권 부역자들, 조중동은 민주주의 파괴 범죄 행위에 대한 처벌을 ‘여론재판’,’정치보복’이라는 말로 프레이밍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범죄자들과 공범자들의 프레임에 시민들은 속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프레이밍 작업에 동조하는 세력을 더욱 철저히 수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강위원 상임대표 고희철 기자 khc@vop.co.kr 발행 2024-06-06 16:14:31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전면으로 부상해 4.10 총선 결과 민주당의 한 축을 이뤘다. 대개 언론에는 ‘친명 강경파’ 조직으로 소개된다. 지난 2일 2기 강위원 상임대표가 선출됐다. 한총련 의장을 거친 강 대표는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서 여민동락 공동체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민형배 구청장 시절 광산구노인복지관장 등을 거쳐 이재명 도지사 시절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을 맡았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일정을 총괄했고, 그 뒤 당대표 특보와 혁신회의 1기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혁신회의는 국회의원 31명을 배출해 당내 최대 정치세력으로 불린다. 강 대표 본인은 경선에서 사퇴해 국회 입성에 실패했지만 상임대표가 됐다. 그러나 혁신회의와 강 대표는 언론에 대체로 부정적으로 언급된다. 친명, 강경, 팬덤, 개딸 등의 연관어와 함께. 특히 국회의장 후보 경선으로 촉발된 당원민주주의 논쟁은 부정적 보도 증가에 기여했다. 3일 여의도의 오피스텔에 자취방처럼 차려진 혁신회의 사무실에서 강 대표를 만났다. 묻고자 한 것은 간단했다. 지난 총선에서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으로 당을 장악했다는 비판과 극성 팬덤을 앞세워 국회까지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비판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6.03 ⓒ민중의소리 1시간을 예정한 인터뷰는 2시간 30분을 넘겨 간신히 ‘중단’됐다. 그는 거침이 없었고, 할 말이 많았다. 그의 말은 영광군과 광산구와 경기도를 넘나들었고, 5.18정신과 김대중, 노무현도 수시로 언급됐다. 특히 언론의 당원민주주의 폄하에 강하게 반박했다. 친명만 공천되고 비명은 탈락한다는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에 강 대표는 “그게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이어 “작업을 한 ...
우드사이드 사업 철수 과정 해명 석연치 않아, 경쟁입찰 했다는데 공개된 기록 없어…검증 과정도 불투명 홍민철·조한무 기자 발행 2024-06-07 15:16:28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6.07. ⓒ뉴시스 동해 영일만 석유·가스 탐사 사업과 관련한 여러 의혹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석유공사, 사업성 분석업체 액트지오가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 대형 석유회사가 사업성 없다고 판단한 사업을 재추진한 이유, △ 사업성 분석 주체로 영세 업체인 액트지오를 선정한 이유, △ 매장량 및 성공 가능성을 추산한 근거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과학적 근거는 없었다. 그 흔한 그래프, 도표 한장 제시하지 않았다. 원론적 설명에 그쳤다.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쟁점별로 정리했다. 15년 탐사한 대형 업체 우드사이드와 액트지오 판단, 왜 달랐나? 이번 사업은 당초 석유공사와 함께 탐사를 진행했던 호주 대형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철수한 뒤 사실상 재추진됐다. 때문에 ‘경제성 없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우드사이드는 지난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동해에서 석유공사와 공동으로 탐사를 진행했다. 2D 광역 탐사를 시작으로 시추공 2개를 뚫고, 3D 탐사로 자료를 구체화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7월, 돌연 사업 중단을 통보했다. 이와 관련 곽원준 한국석유공사 국내사업개발처 수석위원은 “배경을 보면 우드사이드가 다른 회사와 합병 후 글로벌 탐사 전략 변경 과정에서 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사업 중단이 동해 영일만 탐사의 사업성이나 경제성 문제라기 보다는 우드사이드 자체 사정이라는 취지다. 추가 설명도 내놨다. 우드사이드가 실시한 대규모 3D 탐사 결과를 충분히 평가하지 ...
[박세열 칼럼] '서초동 권력'이 접수한 한국사회 세계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6.08. 04:09:34 한국은 '삼권분립'으로 설명될 수 없는 독특한 권력 지형을 갖고 있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의 틈새에 제 4부라 할 수 있는 '검찰 권력'이 존재한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스스로를 '준사법기관'으로 여긴다. 한국 검찰은 행정부이면서 행정부 포함 3부의 권력을 모두 견제하는데, 이 '검찰 권력'의 핵심은 수사와 소추의 독점 권한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범죄가 되는지 안되는지 1차적으로 판단하는 권력이다. 원래 검찰은 법을 집행하는 행정권의 '절제'와 '인권 보호'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식 원님 재판을 막기 위해 사법권을 행사하는 판사와 동등한 수준의 법률전문가를 국가에서 고용해 '형사 절차'의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기소독점권'과 같은 막강한 권한으로 '수사와 소추'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한국 검찰은 3권의 사각지대에서 독특한 포지션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앉아 한국 사회를 호령해왔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3권 분립이 아니라 독특한 권력 분류법이 구전을 통해 존재한다. 이른바 '한국사회 세계관'이다. 여기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여의도 권력(정치)과 서초동 권력(검찰), 그리고 강남 권력(재벌)의 '삼권분점'으로 이뤄진다. 서울의 유명 지명들을 딴 이 권력 분류법은 '삼권분립'과 같은 따분한 학술적 규정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해준다. 비유하자면, '삼권분립'이 낮의 권력 지형도라면, '삼권분점'은 밤의 권력 지형도다. 교과서와 필드매뉴얼의 관계라고 할까? 이 '구전설화'의 세계관에서 '행정부'를 따로 뺀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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