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시 꿈꿀 수 있을까?


  • 기자명 김이경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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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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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선언 20주년 특별기고] 남쪽 관광객 1만여 명이 관람했던 북의 대집단체조 ‘아리랑’의 추억(3)

문재인 대통령의 '9월평양공동선언' 당시 평양시민 앞에서 한 연설로 널리알려진 북한(조선)의 대집단체조. 2005년 남쪽 관광객 1만여 명이 ‘아리랑’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평양 현지에서 실무를 총괄했던 김이경 당시 ‘겨레하나’ 사무총장의 기고를 싣는다.[편집자]
(1) 아라랑 관람의 성사 비결
(2) 1만명 방북의 주체적 요인
(3) 민간교류를 위한 과제
13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제 1부부장이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 면서,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는 폭탄선언이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
돌이켜 보면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 단절이 여러 번 벌어지곤 했지만, 결국 북은 전향적인 자세로 남쪽과의 관계를 풀곤 했다. 그러다보니 ‘통일전선을 중시하는 북인데 결국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타성적인 안일함이 생겼다. 그러나 이제 북은 우리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결국 돌아서던 관행을 바꾼 것 같다. 북 체제를 존중하고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믿음을 주지 않는 한 남북관계 개선은 바랄 수 없게 되었다.
즉 북은 남북관계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선언한 셈이다. 아울러 당연히 미국과의 정면돌파 전도 눈앞에 선뜻 다가왔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문제이기도 했지만, 막상 이런 일이 벌어지자, 몹시 당황스러운 분위기이다. 그렇다고 망연자실하여 걱정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의 상황을 역동적으로 바라보면 우리의 운명을 우리 손으로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조금 일찍 다가왔다고 생각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무엇부터 해야 할까? 적어도 이제까지 ‘남북화해와 협력’의 어설픈 기조는 바꾸어야 한다. 이 말은 화해.협력을 반대한다는 뜻이 아니라, 적절히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식으로는 수구 보수 세력과 미국의 각종 음해공작을 뚫고, 북과 만나서 이야기할 공간조차 나오지 않는다. 우리가 이제라도 대북정책의 근본을 바꾸지 못하며, 남북관계의 개선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북의 체제와 입장을 존중하고, 남북 간이 모든 약속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관점의 전환이 우리 사회 일반적 상식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점점 다가오는 북미 간 대결전이, 전쟁이라는 위험한 국면으로 흐르지 않고 평화협상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남북이 단결하여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과 분단 고착화 정책에 맞설 힘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 정부와 온 사회에 ‘한미동맹을 내세우며 북을 적대시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민족끼리 단결하여 당당하게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 우리 민족의 운명을 개척할것인가!’ 라는 질문에 답을 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다시 ‘아리랑 관광’을 돌아보며 우리를 점검해보자. ‘10만이 참여하는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의 ‘빛나는 조국’ 등을 한번 본 사람들은 이 지구상에 저런 엄청난 단결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대하여 할 말을 잃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북이 어린 학생들까지 동원하여 인권을 무시한, 전체주의의 폭압성을 드러낸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저토록 대단한 북 인민들이 일심단결이 본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며, 북 인민들은 더 단결하지 못해서 동동거린다는 사실, 그들의 유일한 자랑이자 절대병기는 바로 최고지도자로부터 인민들 한명 한명에 이르기까지 혼연일체의 사회정치적 생명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은 북을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6.15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하며 우리는 다시 남북관계재개와 민간교류가 풍성해질 그날을 우리 손으로 준비한다는 결심을 하자. ‘북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 라는 무미건조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한 기초위에서 남북이 하나가 되어, 미국의 대북제재와 내정간섭을 동시에 극복하고, 우리 민족 번영과 평화의 날을 주동적으로 맞이한다는 결심! 우리도 지금의 상황을 정면돌파하려는 태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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