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고난이도’ 문항은 없다
[우리말 바루기] ‘고난이도’ 문항은 없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16일 치러졌다. 킬러 문항을 배제하기로 하면서 수능의 난이도에 대해 수험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고난이도의 문제는 없었다” “아주 어려운 문제는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았다” 등 수능 후기가 SNS에 속속 올라왔다.
매우 어렵다는 걸 표현할 때 이처럼 ‘고난이도’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그런데 ‘고난이도’라는 표현은 잘 생각해 보면 성립하지 않는 표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난이도’는 ‘어려울 난(難)’ 자와 ‘쉬울 이(易)’ 자, ‘법도 도(度)’ 자로 이루어진 단어로,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를 나타낸다. 어렵다는 걸 표현하고자 할 때는 어려움과 쉬움을 동시에 나타내는 ‘난이도’ 대신 ‘어려움의 정도’를 의미하는 ‘난도’를 써야 바르다. 따라서 “올해는 예년에 비해 고난도의 문제는 없었다”와 같이 고쳐 써야 바른 문장이 된다.
“아주 어려운 문제는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았다” 역시 ‘어려움의 정도가 높았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으므로 ‘난도’로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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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는 “지난 모의평가와 난이도가 비슷했다” “시험 문제의 난이도가 적절했다”에서처럼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를 동시에 의미할 때 써야 한다.
‘난이도’에는 ‘쉽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으므로 뒤에 ‘높다’는 표현이 따라올 수 없다. 또한 ‘높음’을 의미하는 접두사 ‘고-’ 역시 붙일 수 없다. 다시 말해 ‘난이도가 높다’ ‘고난이도’는 ‘난도가 높다’ ‘고난도’로 고쳐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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