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삭발하고, 다시 고행길 나서는 세월호 유족들
조속한 선체 인양과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를 촉구하는 희생자 유가족의 도보행진이 1박2일로 진행된다. 4일 오전 경기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출발해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행진을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이날 오전 상복 차림의 세월호 유가족들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의 영정 사진을 들고 합동분향소 추모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보 행진도 영정 사진을 들고 진행한다. 희생자 유예은양 아버지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참사 후 1년이 지났는데도 진상이 밝혀지기는 커녕 바뀐 것 하나 없는 현실을 감내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다”며 “대통령, 정치인 모두 약속을 어겼지만 부모들은 약속을 어길 수 없다. 희생자 영정 앞에서 돈을 흔들며 능욕하는 이들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 여기 섰다”고 밝혔다.
박진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한 유가족이 ‘우리는 치유 받을 수 없다’고 했다”며 “이들은 자신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자식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1년은 이들을 치유했어야 할 1년이었다”며 “더 이상 이 가족들 가슴에 못을 박지 말아 달라. 희생자 9명을 아직도 수습하지 못한 우리가 치유를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실종 학생 허다윤양 아버지 허흥환씨는 “인양 발표 없이 1주년을 맞이해야 하는, 잔인한 4월 16일 다가온다”며 “실종자가 아니라 유가족이 되고 싶다. 실종자도 사람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말했다. 허씨는 “하루라도 빨리 실종자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유가족들은 삭발식을 거행했다. 지난 2일 정부의 배·보상 기준 발표에 반발하며 거행된 삭발식에 이은 두 번째 삭발식이었다. 삭발을 마친 한 실종자 가족은 “제발 (우리 아이의) 뼛조각이라도 만져보게 해주십시오. 저희도 같은 국민입니다”라고 절규하며 눈물을 흘렸다. 단원고 2학년 고 박성호군 어머니 정혜숙씨도 “침묵하는 국민들은 사람인가, 아니면 짐승인가”라며 “사람이라면 억울한 사람의 눈물을 닦아 달라. 이렇게 침몰하는 대한민국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오전 10시 30분 행진하기 시작했으며 단원고, 안산시청, 안산청소년수련관 등을 거쳐 부곡동 공원에서 점심을 할 예정이다. 오후 8시 30분 숙소인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에 도착해 저녁 식사를 하고 첫 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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