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국광고 시장을 통제 하는가
[삼성 연재기고 (7)] 독과점 양극화 심화의 최대 수혜자 ‘삼성’
김춘효 자유언론실천재단기획편집위원 (매체 정치경제학 박사) media@mediatoday.co.kr 2018년 02월 16일 금요일
한국 경제의 최대 권력이 삼성임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21세기 한국 미디어의 최대 권력은 누구에게 있는가? 저자는 이건희로 대표되는 삼성 오너 일가라고 단언한다. 삼성은 한국 최대의 미디어 집단을 소유하고 있다. 삼성은 광고, 협찬 등으로 한국 언론에 가장 많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의 미디어 통제력은 이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나온다. 삼성의 미디어 권력은 근본적으로 미디어를 둘러싼 제도 장악에서 비롯된다.
저자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일제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삼성의 성장史, 삼성의 미디어 진출 역사, 이병철의 제국 통치 방식, 삼성家와 한국 파워 엘리트, 이건희의 범 삼성家 확장, 삼성 미디어 제국, 미디어 소유 구조와 이사회, 한국 미디어 (신문, 유료방송, 광고, 영화) 시장 구조와 삼성의 미디어 검열 영향력 등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삼성 권력은 자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한국 미디어의 구조 장악에서 나온다.
한국 사회에 대한 삼성의 지배력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삼성의 경제력에 대한 분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배력의 뿌리가 되는 미디어 통제력을 정밀 분석할 때 비로소 그 실체가 분명해진다.
이에 저자는 미디어오늘·자유언론실천재단과 함께 한국 미디어 통제 체제와 나아가 한국 사회 지배 체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삼성의 한국 미디어 통제에 대한 심층 연구 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 - 편집자주
목차는 다음과 같다.
(01) 왜 삼성의 미디어 정치경제학인가
(02) 삼성 제국과 내부 통제 라인
(03) 이병철과 그의 자녀들 그리고 한국 파워 엘리트
(04) 한국 매스컴 속의 삼성 미디어史
(05) 금융 자유화와 이건희의 범 삼성계
(06) 누가 한국 신문 시장을 지배하는가
(07) 누가 한국 광고 시장을 통제하는가
(08) 누가 한국 영화 시장을 지배하는가
(09) 누가 한국 유료 방송 시장을 통제하는가
(10) 삼성 그룹의 미디어 소유 구조와 이사회
(11) CJ 그룹의 미디어 소유 구조와 이사회
(12) 중앙일보 그룹의 소유 구조와 이사회
(13) 1965년 사카린 밀수 사건과 2005년 X-파일
(14) 범 삼성가의 미디어 검열 방식
(15) 누가 미디어 자유화의 최대 수혜자인가
(16) 삼성 없는 한국 미디어를 위하여
(02) 삼성 제국과 내부 통제 라인
(03) 이병철과 그의 자녀들 그리고 한국 파워 엘리트
(04) 한국 매스컴 속의 삼성 미디어史
(05) 금융 자유화와 이건희의 범 삼성계
(06) 누가 한국 신문 시장을 지배하는가
(07) 누가 한국 광고 시장을 통제하는가
(08) 누가 한국 영화 시장을 지배하는가
(09) 누가 한국 유료 방송 시장을 통제하는가
(10) 삼성 그룹의 미디어 소유 구조와 이사회
(11) CJ 그룹의 미디어 소유 구조와 이사회
(12) 중앙일보 그룹의 소유 구조와 이사회
(13) 1965년 사카린 밀수 사건과 2005년 X-파일
(14) 범 삼성가의 미디어 검열 방식
(15) 누가 미디어 자유화의 최대 수혜자인가
(16) 삼성 없는 한국 미디어를 위하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감옥에서 나온 다음날, 한국 언론은 또 다시 애완견이 됐다.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정의의 감시견이 아니라 삼성의 이익 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삼성 PR지가 된 것이다. 어떤 뉴스 프레임을 사용해 이재용을 묘사했는지 잠깐 살펴보자. 시장 점유율 1위인 조선일보는 ‘이재용 정경유착 굴레서 풀려났다’란 헤드라인을 통해 그를 부당한 정치 희생양으로 묘사했다. 이재용과 특수 관계인이 사주로 있는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각각 ‘이재용, 항소심서 집행유예… 353일 만에 석방’과 ‘353일 만에… 이재용 석방’이란 제목을 통해 이재용이 오랫동안 억울하게 감옥에 있었다는 동정 뉴스 프레임을 사용했다. 경제신문 중 시장 점유율 상위인 매일경제는 ‘승계 청탁 없었다, JY 353일 만에 석방’이란 제목을 통해 대법원 판단이 남았음에도 이미 판결이 완결된 듯 한 뉴스 프레임을 사용했다. 정부가 최대 주주인 서울신문은 ‘이재용 부회장 석방되자마자 첫 행보로 아버지 병문안’이란 기사를 통해 효자뉴스 프레임을, 연합뉴스TV는 ‘이재용 석방에 삼성전자 주가 나홀로 반등’이란 기사를 통해 판결의 효과로 인해 주가가 올랐다는 경제 우선주의 뉴스 프레임을 사용했다.
▲ 지난 2월5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353일만에 구치소에서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
세계광고시장에서 한국의 시장 규모는 세계 10위권 안팎이다. 일본이 아시아에서 가장 큰 광고시장이며 그 다음이 한국이다. 1995년 한국 광고시장 규모는 세계 10위였고, 2005년에는 11위, 2014년에는 세계 8위였다 (콘텐츠산업백서 2016). ‘표1’에서 보듯 한국 광고시장은 1968년 총 광고 매출 92억 원에서 1980년 2천 753억 원, 2000년 약 6조 원, 2015년 약 11조 원까지 성장했다. 한국 광고시장 규모가 지난 50년 동안 1165배나 증가했다. 광고 매출 증가는 한국사회가 광고라는 수요관리에 의해 유지되는 소비사회에 1990년대부터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광고하는 품목은 제조업이나 도매업종이 아닌 소비자들의 욕구에 직접 호소하는 소비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광고매출이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인쇄와 영상매체 산업규모가 급증했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한국 미디어 시장은 지난 1990년대부터 정부통제 방식에서 시장 규제 방식, 즉 상업 미디어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자본의 논리에 의한 미디어 통제 방식은 다매체 다채널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함께했다. 1988년 신문 산업은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면서 완전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1991년 SBS 등 민영방송국을 추가로 허용하기 시작했고, 1993년에는 케이블 텔레비전을, 2000년 디지털위성방송을, 2005년 방송과 통신의 미디어 융합방송인 DMB을, 2010년 사실상의 지상파 기능을 갖는 종합편성프로그램 등을 도입했다. 여기에 인터넷텔레비전(IPTV)까지 도입되면서 한국은 명실상부한 미디어 천국이 됐다. 이로 인해 신문·방송·잡지·인터넷 등의 매체별 광고 집행비가 증가했다. 한국 미디어 시장 규모는 표2에서 보듯, 1999년 약 4조6천억 원 규모에서 2015년 11조3천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20년 동안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매체 시장은 인터넷과 케이블TV이고 라디오와 지상파TV 그리고 잡지시장은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여론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문시장 광고 매출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다시 말하면, 지난 20년 동안 한국 신문시장은 광고주들에게 지속적으로 외면 당해왔고, 지상파 방송은 현상을 유지하는데 그쳤으며, 상대적으로 새로운 미디어인 디지털과 인터넷 매체는 광고주들에게 지속적으로 재정적 후원을 받아왔다.
▲ 제일기획(cheil) 홈페이지 |
그 결과 ‘표3’에서 보듯 다국적 광고대행사들은 금융위기 이후인 1998년 7.6%의 시장 점유율에서 2006년 34.3%까지 시장 점유율을 확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시장 확대는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현대와 SK, 그리고 LG그룹이 인하우스 에이전시 시스템을 부활시켰기 때문이다. 2004년 LG그룹은 HS애드를 설립해 LG전자 등의 광고물량을 지원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차 그룹은 2005년 ‘이노션’을, SK그룹은 2008년 SK M&C라는 광고대행사를 설립했다. 그 후 다국적 광고대행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오르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하면 금융위기 이후 다국적 광고대행사들과 재벌의 광고대행사들이 한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쩐의 전쟁을 벌였다. 국내자본이 광고대행사를 국외자본에 매각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나눠 가졌고, 2005년을 기점으로 재벌이 자체적으로 광고대행사를 다시 설립함으로써 다국적 광고대행사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듯 보인다.
심화되는 독과점 구조 속 삼성 광고 쏠림
한국 경제의 독점 자본으로 성장한 재벌들은 광고시장을 주무르는 큰 손이었다. 1980년대 광고대행사들의 출신은 재벌계열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선연 등 독립대행사, 그리고 다국적 광고대행사 등이었다.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제일기획과 금강기획 등 재벌 소속 광고대행사들과 독립 대행사들 간의 치열한 싸움이 전개됐다. 그런 흐름은 199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광고회사나 매체의 변화가 거의 없으면서 전체 상위 10개 광고대행사가 1997년 금융위기 직전까지 70%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이규완 외저, 2000). 이들 10대 광고대행사에는 다국적 광고대행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재벌과 독립 대행사들간의 광고 유치경쟁이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1997년 금융위기 이후 광고시장의 주요 기업 명단에서 독립대행사들은 사라졌다. 자금력을 앞세운 다국적 광고대행사들이 독립 대행사들을 인수·합병했기 때문이다. 재벌과 다국적 기업 간의 광고 전쟁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그 결과는 상위 광고대행사들의 시장 독과점 심화다. ‘표5’에서 보듯 10대 광고대행사들의 광고 매출 대비 시장 점유율은 2004년 71.3%에서 2014년 85%까지 악화됐다. 이 자료는 한국광고연합회가 매년 발표하는 광고회사 현황 조사 결과다.
그렇다면 상위 10위 광고대행사들은 누구이며 얼마만큼의 시장 점유율을 점유하고 있는가? 이에 부합하는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광고시장 관련 통계를 정식으로 집계하기 시작했고, 그마저도 제일기획의 광고연감이나 한국광고연합회가 발표하는 자료를 취합 발표하는 수준이다. 제일기획 자료에는 1~10위까지 명단과 매출액이 나온다. 하지만 각각의 시장 점유율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 10위까지 기업들의 매출 총합을 각각의 기업 매출로 나눠봤다. 이들 10개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2004년 17.3%에서 2014년 85%까지 증가한 상황에서 이들 기업들 간의 우열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그 결과가 ‘표6’이다.
▲ 최근 TV 및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 방영된 삼성전자 영상광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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