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해방군 “미국과 미래전”, 엄포만으로 볼 수 없는 이유

[밀리터리 차이나-윤석준의 차·밀]
윤석준  | 등록:2018-02-23 08:45:55 | 최종:2018-02-23 09:42:04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의 미군 ‘추월론’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이는 태평양사령관, 미전략사령관, 중국 연구소 그리고 과학연구기관 등의 현장 지휘관과 연구원으로부터 직설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들의 주장처럼 과연 인민해방군이 미군을 따라 잡을 수 있을까? 대부분 전문가들은 “과장된 주장이긴하지만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왜 그럴까?
우선 인민해방군은 과거 몇 가지 비대칭 전력 운용 사례에서 값진 교훈을 얻었다. 
항모킬러 DF-21D 탄도 미사일의 실체
중국 해군은 DF-21D를 우세한 미 해군 항모에 대응한 비대칭 대응이자, 일종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적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어이없는 실패였다. 3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덩치가 너무 컸다. 즉 나노와 같은 소형화 첨단 기술이 없었다. 현재 중국 해군 함정이 점차 톤수가 커지는 주된 이유는 우크라이나 등으로부터 도입하는 추진체가 크기 때문이다. 미사일의 경우 크다보니 골프공 크기까지도 탐지 능력을 갖춘 미해군 대공/탄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거의 100% 걸려 들었으며, 초음속 미사일-대(對)-미사일 요격 수단에 의해 무력화될 가능성이 컸다. 반면 미해군은 이미 SM-3/6를 실전배치했다. 결국 외형만 보기만 좋았지 공들여 실전배치를 하고 보니 미해군이 이미 대응책을 강구해 쓸모가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열병식에서 선보인 둥펑 대함탄도미사일(DF-21D). [출처:이매진차이나]
다음으로 DF-21D 자체에 디코이(decoy·요격미사일을 혼란시키는 가짜탄) 성능이 떨어졌다. DF-21D가 1000㎞ 이상을 날아가는 긴 궤적을 그리는 동안 미해군에 의해 너무 쉽게 무력화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항법장치가 일반적이다 보니 주 표적인 미해군 항모에 도달하기 이전에 해군통합화력제어(NIFC-CA) 체계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었다. NIFC-CA는 항모를 공격하는 적 미사일을 E-2D 공중 조기경보기로부터 전자지원장비(ESM)에 이르기까지 모든 탐지센서가 통합돼 SM-3로 요격하는 전술체계다.현재 미해군은 이를 전 항모타격단에 적용시키고 있다. 
E-2D 조기경보기.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아울러 혁신적 첨단 지휘통제가 없는 꼼수만 부렸다. 즉 DF-21D에 적용된 전자장치가 지휘통제 시설과 연동되는데만 무려 30분 이상이 소용되었다. 특히 DF-21D를 작전배치할 때 각종 전자파를 발산한다. 이 전자정보(ELINT)를 보잉사의 EA-16G 그라울러 전자전 항공기가 수집해 중도에 DF-21D를 무력화시킨다. 
이러다 보니 DF-21D은 겨우 태평양에 구축된 미 해공군 기지 공격에 사용될 뿐이었다. 이것만으로는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패를 바꿀 수 없었다. 더욱이 미국은 2013년 4월에 괌에 사드(THAAD)를 배치했다. 
기술격차만 키운 군사위성 요격시험
2007년 미국은 충격을 받았다. 당시 중국의 고장난 기상위성을 대상으로 지상발사 탄도 미사일로 대(對)군사위성 요격시험을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바로 국면이 반전(反轉)되었다. 
우선 우주공간에 파편(debris)만 만들어 국제사회 비난을 받았다. 파편은 군사위성만이 아닌 각종 위성에게 치명적이다. 이는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다음으로 미국은 탄도 미사일 경보와 대항 장치를 개발해 배치했다. 인민해방군 입장에선 역효과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현재 미공군은 탄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하나인 우주기반의 적외선 탐지 인공위성(SBIRS)를 보호하기 위한 정지궤도 군사위성 Next Gen Block0을 우주에 배치하고 있다. 이마저 중국의 군사인공위성 요격용 탄도 미사일 개량에 대비하여 2025년에서 2030년 간 신형 Next Gen Block1 인공위성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우주 무기에서 미‧중 간 격차만 키우는 꼴이 되어 버렸다. 
Type 022형 허베이급 미사일함 무용론
중국 해군은 연안으로 접근해 작전하는 미 해군 항모타격단을 공격하기 위해 사정거리가 100㎞의 YJ-83 대함 미사일을 탑재한 허베이급 고속 미사일함을 배치했다. 미항모는 함재기 탑재 공대지 미사일 사정거리를 확장시키면서 중국 연안으로 가까이 갈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AGM-158B의 사거리를 연장한 원거리 공대지 미사일(JASSM-ER)과 AGM-158C 원거리 공대함 미사일(LRSM)이다. 이로 인해 이미 수 십 척 건조한 Type 022형 허베이급 미사일함의 작전 운용성이 사라졌다. 더욱이 미해군 항모타격단이 가까이 오지 않는데 미해군 구축함과 프리깃함이 연안에 가까이 올 이유가 전혀 없다. 
무엇을 위한 허베이급 미사일함인가의 의문이 간다. 이는 미해군의 연안전투함(LCS)과 유사한 사례다. 이에 최초 100척 계획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함정 스텔스 효과도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지 위장용 채색만 되어 있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시 영국과 독일 해군이 채택한 육안 식별을 어렵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이상 사례에서 중국군은 미군과의 경쟁에 있어 더 이상 무리한 비대칭적 대응 방식이 그리 효과적이질 않다는 것을 교훈으로 얻었다. 
따라서 아주 혁신적 대응책이 아니면, 오히려 전력-대-전력 우세를 위해 현존 전력을 더욱 첨단화시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활용하는 것이 정도(正道)였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  
인민해방군은 미군을 따라 잡기 위한 새로운 출구전략(offset strategy)을 지향하고 있다.
첫째, 무자비한 연구개발비 증액이다. 미군만 이길 수 있다면 규정과 법규가 문제가 아니다. 심지어 경영투명성도 필요없다.  
현재 중국군은 미군의 기존 장비와 무기체계를 따라잡기 국방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2014년 연구개발비 규모는 총예산의 4.28%에서 2017년에 4.51%로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대부분 전자기와 우주항공기술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향후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초월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전체 예산액은 크게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군은 장비와 무기체계 전자제품의 85% 이상을 중국 자체 생산으로 공개하고 있다. 향후 어떤 혁신적 신형 전력이 중국군 내에 시현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출처:셔터스톡]
둘째, 나노·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군사과학기술을 중국 군 장비와 무기체계에 적용하는 것이다. 좀 상식에 맞지 않는 무리수를 동원해서라도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의욕이 강하다. 이를 지원하는 중국내 기업 분야는 알리클라우드 ET AI, 화웨이 3GPP 5G 예비 상용화 시스템, 테슬라 수직통합형 에너지 사업모델, 웨이롼샤오빙의 감성 컴퓨팅, 슈퍼 컴퓨터 선웨이 타이후지광, 베이더우 인공위성 GPS 등이다. 
이들이 생산할 새로운 개념은 이미 일부 중국 군 장비와 무기체계에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유‧무인 공중기 및 수상함 간 군집을 형성해 복합전을 수행하는 개념이다. 특히 이들 과학기술은 소형 군사인공위성, 슈퍼 컴퓨터, 레일건, 스텔스, 초음속 미사일 등에 집중적으로 접목되고 있다. 최근엔 점으로 보는 탐지레이더가 아닌 사진으로 보는 탐지레이더를 개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은 나름대로 유연성을 갖고 있으며, 군민융합 개념에 의거 민간 분야의 첨단 과학기술을 대량생산 능력을 갖춘 국영 방산업체가 그대로 수용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 미국은 민간과학기술 이용은 전력 단가를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나중에 차차세대 전력 개발시 단가 계산에 치명적인 문제로 대두돼 오히려 신형 전력 확보에 제약이 되고 있다. 다른 이유는 민용과학기술에 의한 성능에 문제를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지금 대부분의 미국 차세대 무기개발은 계약시 고정된 가격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중국은 정해진 단가가 없다.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미 해군이 이지스 대공/탄도 미사일 방어 레이더 AN/SPY-1(V)가 상용화 기술 도입에는 성공하였으나, 성능 문제로 결국 록히드 마틴사가 아닌 레이션사의 대공/탄도 미사일 탐지 레이더(AMDR) AN/SPY-6체계로 전면 교체한 사례가 있다.  
셋째, 신형 전력 건설의 방향성이다. 중국은 모든 신형전력이 중국 군에게 어떻게 미래전에서 미군에 이기는가에 집중되고 있으며, 실제 군 지도부의 관심과 시진핑 주석의 주요 관심사이다. 비록 아직까지 미군의 뒤를 따라가지 바쁘지만, 그 와중에도 혁신적 전력을 개발하여 게임 체인저로 활용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지상 수 미터 위 공중에서 순항하는 초고속 무인기(GEV) 개발이다. 그리고 미국이 중단한 레일건에 집중하고 있으며, 무인기를 공격용으로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미군은 너무 대(對)테러 전쟁에 집착하여 지상전 위주의 첨단 군사과학기술이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간 미래전은 단언코 해‧공군 간 전투이며 지상전은 한반도 전쟁시나 가능한 상황이다. 한국군의 위상과 역량이 6·25 전쟁 당시 수준이 아니어서 그나마 미·중 간 직접 충돌할 상황도 그리 많지 않다. 한반도 주변 해상과 공중에서의 충돌 정도일 것이다. 
넷째, 중국은 진짜로 미국을 상대한 각종 미래전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 군은 경쟁 대상을 미군이 아닌 미군에 첨단 장비와 무기체계를 제공하는 미국 유수 방위산업체를 겨냥해 배우면서 향후 동등한 수준의 장비와 무기체계를 생산하려고 노력한다. 이제는 미군의 동향보다 미국 내 유수 방산업체들이 무엇을 개발하며, 이를 어떤 플랫폼으로 내놓는가에 관심이 더 크다. 또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 재정난에 직면한 유럽 등의 방산업체를 마구잡이로 사들이고 있다. 특히 조선과 항공분야 중소 방산업체들을 대상으로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예를 들면 2009년 오스트리아 Fisher Advanced Composite Components사, 2010년 미국 Epic Air사, 2011년 프랑스 Latecoere사, 영국 Rolls-Royce사 주식 인수로 시작해 최근 2016년 영국 AIM Altitude사 인수, 2017년 영국 Gilo사와 오스트리아 Diamond Aircraft사 인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군 각종 항공기들이 러시아 동체에 유럽과 서구 선진국 부품들이 적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 공개된 중국해군의 항모용 공중 조기경보기 KJ-600에 탑재한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AESA) 개발 관련 보도다. 이는 해외 방산업체의 지원 없이는 개발이 불가능한 항공기 탐지장비이며 중국이 적극적으로 인수한 중견 방산업체들이 일조하였을 것이다.
아울러 아에 싸우는 방법을 바꿔 버리는 것이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2015년 12월 31일에 전략지원사령부를 창설한 주된 이유였다. 지금과 같이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유기적인 사이버, 우주 및 가상공간을 활용하는 전투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사이버 공간을 전투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별도 단독 사령부을 창설하는 국가는 중국이 유일할 것이다. 물론 중국은 방어적 차원이라고 부연하나, 사이버 공간에서의 방어와 공세는 별 차이가 없다. 이는 뒤늦게 트럼프 대통령과 메티스 국방장관이 미 국가안보전략서(NSS)에 중국의 현상타파 국가로 지목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주된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양적 우세다. 소요가 크다. 그리고 기존 국영 방산업체들의 생산 능력에 잠재력이 있다. 이는 중국 해군의 잠수함 척 수에서 식별된다. 비록 중국 해군 잠수함이 고질적 추진체 소음으로 어려움을 갖고 있으나 태평양사령관 해리스 제독이 지적하였듯이 중국 해군이 척 수에 있어 우세를 보인다는 것은 질적 우세를 갖고 있는 미 해군에게 적지 않는 위협이다. 
실제 미 해군의 355척 계획을 가장 반대하는 쪽이 의회가 아닌 조선소와 방산업체다. 즉 양 보다는 질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력 건설 기획과 작전 현장 간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중국 해군은 이점을 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미래전에서는 어리석은 사고이나 어떻게 하든 미국을 추월하려는 중국으로서는 매력있는 선택일 수 도 있다.
결론은 간단하다. 중국은 아마도 미국을 쉽게 추월할 수는 없을 것이나 미래전에서는 승리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추월 시간예상도 당겨지고 있다. 과거엔 미중간 군사과학기술 격차를 수 십 년으로 봤으나 이제는 중국이 미국을 따라 잡는데 걸리는 시간이 5~10년이란 관측이 나온다.
글=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정리=차이나랩 정용환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예비역 해군대령이다. 2011년 12월31일 제대 이전까지 수상함 전투장교로 30년 이상 한국해군에 복무했으며, 252 편대장, 해본 정책분석과장, 원산함장, 해군본부 정책처장, 해본 교리발전처장 및 해군대학 해양전략연구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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