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야권 후보들 ‘무제한 재건축’ 약속, 한강변 ‘나경원 단지’도 수혜?
- 获取链接
- X
- 电子邮件
- 其他应用
주택공급 확대 핑계로 부동산 경기 표심 자극, 규제 완화 하면 한강변 고가 아파트·오래된 고급 빌라 소유한 다주택자 나 전 의원에 유리

가장 적극적인 후보가 나경원 전 의원이다. 나 전 의원은 연일 오래된 아파트를 찾아 ‘무제한 재건축’을 약속하고 있다. 출마선언 다음날인 지난달 14일, 지은 지 40년 지난 금천구 럭키아파트를 찾아가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심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신속하게 마치겠다”고 공언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강남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층고 제한을 풀고 용적률을 높여 서울 전역 재건축·재개발을 지역민이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성동구 재개발 사업 현장에서 ‘스피드 주택공급’ 방안을 공개했다. 이곳은 자신이 시장으로 있을 당시 재개발 지구로 지정했지만 진척이 없었던 곳이다. 정책 내용은 나 전 의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층수 제한을 재정비하고 용적률을 상향한다는 내용이다. 한강 변 아파트 35층 규제를 재정비하겠다는 공약이 눈에 띈다. 안철수 대표 역시 규제를 완화해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 후보의 공약은 집주인에게 최대한 많은 이익을 주겠다는 정책이다. 야권 후보의 말대로 사업 기간을 대폭 축소하면 아파트 주인들의 부담이 줄어든다. 시간이 곧 돈이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융 조달 비용이 만만치 않다. 재건축은 평균 9년 이상 소요되는데 기간이 단축될수록 이자 비용이 줄어든다.
층고 제한을 풀고 용적률을 올리면 수익률이 높아진다. 재건축으로 1000세대 공급을 예상했는데, 용적률 완화로 10%가 늘어나면 100세대를 더 분양할 수 있다. 분양가를 세대당 5억원만 잡아도 최소 수백억원이 주민과 건설사에 더 돌아가는 셈이다.
재건축 추진 단지에 사는 나경원 전 의원
중구 신당동 연립주택도 규제에 막혀있어
규제 완화되면 최대 수혜자
야권 후보들의 공약이 실현될 되면, 나경원 전 의원도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한강이 바라보이는 대단지, 60평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최근 이 단지는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연립주택을 한 채 더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다. 이 연립은 각종 규제에 막혀 개발이 힘든 곳이다. 규제가 완화되면 고급 빌라로 재탄생할 수 있다.

나 전 의원이 사는 단지는 앞으로 한강이, 뒤로 남산이 보이는 용산구 금싸라기 땅에 있다. 업계에선 ‘강북 최상의 입지’로 손꼽는다. ‘빠숑’으로 더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재건축을 완료하면 거의 모든 층수가 한강을 볼 수 있다. 강변 조망권의 끝판왕”이라고 평했다. 한강 바로 건너편 강남에는 한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라는 아크로리버파크가 마주 보인다. 나 전 의원 공언대로 규제가 풀리면, 강북의 ‘리버파크’가 될 전망이다.
나 전 의원은 이 단지 68평형에 살고 있다. 2016년 매입 가격은 20억원으로 신고했다. 당시나 지금이나 근저당 내역이 없다. 현금 20억원을 주고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2월, 같은 평수 아파트가 32억5천만원에 팔렸다. 그 주 서울에서 거래된 모든 아파트를 통틀어 가장 비쌌다. 현 시점으로도 나 전 의원의 시세차익은 1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최근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TV에 등장한 나 전 의원 집 내부는 말끔한 새 아파트 같았지만, 인테리어를 새로 한 탓이다. 단지는 1984년 준공해 입주 38년이 지난 옛날 아파트다. 용산구는 지난 11일 이 단지 재건축추진조합을 허가했다.
조합은 본격적인 단지 설계에 들어간다. 현재 13층짜리 아파트 15개동, 1,326세대가 살고 있다. 용적률은 196%다. 조합은 용적률을 280%까지 끌어올려 최고 35층 아파트 여러동에 2천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를 만들겠다고 구상중이다. 나 전 의원을 비롯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약속하고 있는 야권 후보가 당선되면 공급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오세훈 전 시장이 공약한 한강변 35층 규제 완화가 현실화할 경우 나 전 의원과 아파트 소유자들 수익은 더 오른다.

나 전 의원은 지은지 29년된 연립주택도 소유한 다주택자다. 지난 2013년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이곳을 10억3,500만원에 매입했다. 45평형 18세대가 모여 있는 고급 빌라 중 한 채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근저당 내역이 없어 현금 10억원에 이곳을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남산 끝자락과 맞닿아 있어 전망이 좋고 조용하다. 평창동이 연상되는 부촌이다.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 여러 채가 담장을 맞대고 있다. 00갤러리 하우스, ◻︎아트빌라 등 경비실을 따로 갖춘 4~5층짜리 고급 빌라들이 나 전 의원 집 주변에 있다.
나 전 의원 연립주택은 부지 일부가 도시자연공원구역과 중첩된다. 공원구역을 저촉하면 개발 규모를 제한받는다. 남산과 붙어 있어 고도제한도 받는다. 20m 이상, 5층 이상 건축물을 지을 수 없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기간 서울시는 남산과 북한산이 주택가와 겹쳐진 도시공원구역 개발 사업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왔다.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나 전 의원 연립주택 재건축은 요원하다.
주민들 사이에선 재건축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준공이 30년 가까이 되다 보니 안전을 위해서라도 다시 짓자는 주민들이 있다. 나 전 의원 연립주택 관리인은 “연세가 지긋한 집주인들이 있어서 아직은 잠잠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재건축 얘기를 꺼낸다. 몇 년 안에 추진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주변 주택들은 재건축이 한창이다. 불과 몇 m 차이로 공원구역 규제를 벗어난 나 전 의원 옆집은 지하1층 지상 5층짜리 빌라 공사가 진행중이다. 인근 고급 빌라들은 대부분 지은 지 3~4년 된 신축 건물이다.
다주택자 나 전 의원이 ‘규제 완화’를 약속하는 것은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본인이 재건축 조합원이면서 규제를 완화하고 속도를 빠르게 하겠다는 것은 ‘내 수익을 최대로 뽑아내겠다’는 말과 같다. 불법이라 볼 순 없지만, 도의적으로 이해충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측에 ‘이해충돌’에 대한 의견을 여러 차례 물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같은당 오세훈 후보 측은 “나 전 의원의 거주기간이나 재건축 추진 현황 등 구체적인 내용 파악이 되지 않아 의견을 내기 어렵다”고 답했다.

재건축·재개발, 결국 무주택 서민들에게만 손해
부동산업계에선 ‘공급 부족으로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것’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어 ‘살만한 곳에 주택을 공급하라’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야권 후보들은 이 주장을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주택공급이 일부 늘어나지만, 집주인들에게 과도한 특혜가 돌아가고 주변 집값을 자극하는 부작용도 함께 나타난다. 규제 완화로 시장에 물량이 공급되더라도 대다수 무주택 시민들에게는 손해가 될 공산이 크다.
부작용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달 기준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강남·북 재건축 아파트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부동산114 임병철 수석연구위원은 “선거전이 정비사업 규제 완화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시장은 ‘상승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강남뿐 아니라 강북 주요지역 재건축 단지들도 기대효과로 인한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실련 김성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집값이 왜 올랐는지에 대한 성찰 없이 ‘공급부족론’을 내세우며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면, 집값이 더 올라가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시장측 관계자는 “일부 단지에 규제를 완화하면 과열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공급확대가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면 시장 상황이 안정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민철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 获取链接
- X
- 电子邮件
- 其他应用
评论
发表评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