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한홍구TV, 거짓과 진실, 그리고 헛소리 21

 

김현희가 미제 폭약을?
강진욱  | 등록:2021-02-10 13:46:25 | 최종:2021-02-11 08:58:02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한홍구TV, 거짓과 진실, 그리고 헛소리 21
- 11월 26일 방송 ‘KAL 858기 폭파사건’에 대하여

강진욱 <1983 버마> 저자

21. 김현희가 미제 폭약을?

앞글에서 김현희는 무슨 폭탄을 설치했다거나 폭약을 두고 내린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정말 그랬더라면, 이들이 ‘북한 공작원’이라면, 김현희 등이 긴 여정의 마지막 날을 바레인 호텔에서 보내고 있을 때 KAL 현지 지점 김 과장의 전화 및 현지 한국대사관 김정기(金正寄) 대사대리의 직접 방문 조사를 당하고도 도망칠 생각도 않고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을 리 없고, 그 다음날 아침 공항으로 나가 출국 수속을 밟는 중 일본대사관원(외교관)으로부터 “마유미 씨(김현희) 여권이 위조된 것이라 출국할 수 없습니다”라는 말을 듣고도 김승일(하치야 신이치)이 태연자약 “쏘오까아∼?”(그렇습니까아∼?)라는 말을 연발했을 리 없다는 지적이었다.

( 노다 미네오 책『나는 검증한다 - 김현희의 파괴공작』386쪽)

실제로 이들은 호텔 방으로 찾아온 김정기 대사대리가 “당신들이 타고 가던 KAL 858기가 추락했다”고 알려주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김 대사대리가 <동아일보>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당시 김 대사대리는 “11월 30일 밤 10시 (한국시간 12월 1일 새벽 4시) 쯤 10분간” 김승일과 한문으로 필담을 나눴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화인터뷰 일문일답.

[-어떻게 해서 그들을 찾아가게 됐는가.
=우리 아랍에미리트 대사관으로부터 수상한 두 일본인이 바레인으로 갔는데 조사해달라는 정보가 와서 만났다.
- 그들이 순순히 만나 주던가.
= 처음엔 안 만나주려고 했다. 그래서 묵고 있는 리젠시컨티넨탈호텔 611호실로 찾아가 명함에 한자 이름을 써서 문 밑으로 넣어주고 한국 외교관이라고 하니까 문을 열어줬다.
- 그들은 자신들을 어떻게 소개하던가.
= 한자로 蜂谷眞一(하치야 신이치), 蜂谷眞弓(하치야 마유미)라고 써 주며 부녀 간이라고 했다.
- 무슨 일로 바레인에 왔다고 하던가.
= 유럽을 여행 중인데 날씨가 추워져 잠시 따뜻한 중동으로 왔다. 이곳서 하루 일을 본 후 로마나 아테네로 가겠다고 말했다.
- KAL기 참사 소식을 알고 있던가.
= 모르는 것 같았다. 내가 KAL기가 추락했다며 당신들은 행운이라고 써 주었더니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신이치는 영어로 ‘아이앰 소리’(안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 그들의 인상은 어떻던가.
= 선량한 사람들 같아 보였다. 하치야 신이치는 170cm 정도 키에 비교적 마른 체구였고, 나이도 70세가 넘어 보이고 말하는 것이나 보행이 어려운 것 같아 보였다.
- 마유미와도 얘기를 해 보았는가.
= 못 했다. 딸은 저쪽 침대에 누워 있어서 실례가 될 까봐 말을 건네지 못했다.
- 혹시 당신네들이 사건과 관련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얘기를 했는가.
= 차마 그런 얘기를 할 정황이 아니었다.](「“사고 알려주자 놀라는 표정” - 문제의 남녀 만나 김정기 주바레인대사대리」<동아일보> 1987.12.2 / 위 글에서 ‘마유미’의 일본명 ‘眞弓’는 ‘眞由美’의 오기일 것이다. 김 대사대리가 전화로 ‘眞弓’ 라고 한자를 불러줬다면 마유미의 정체에 대한 의혹은 더 커진다.)

( 김정기 바레인주재 대사대리 인터뷰. 1987.12.2 동아일보)

위 인터뷰는 김현희네가 폭약 또는 비행기 폭파와 아무 연관이 없음을 시사한다. 남한 대사관에서 왔다고 했는데도 순순히 문을 열어주고, 이런저런 질문에 선선히 대답하는 언동은 천인공노할 폭파테러범의 것이 아니다. 나중에 안기부는 이 장면을 “김승일이 김현희더러 누워 자는 척 하고 있으라고 말했다”는 식으로, 이들이 폭파범임을 숨기려 태연한 척 김 대사대리를 만난 것처럼 조작했다.  

그러나 김현희는 바레인 당국에 붙잡혀 조사를 받을 때도 자신은 비행기에 아무것도 두고 내린 것이 없다고 진술했으며, 이 때문에 바레인 당국은 김현희를 비행기 폭파범이라고 여기지 않았고, 그녀를 폭파범이라고 우기는 한국의 송환 요구에 선뜻 응하지 않았다. 
 

(「<서현우의 KAL858사건 분석 보고서> 부실수사와 의문점들 - (6)KAL858기 폭파를 확신하지 못한 바레인보고서」<통일뉴스> 2010.1.1)

놀라운 사실이다. 김현희와 김승일이 짜고 연극을 한 것이 아니라 이들이 연극했다는 안기부 말이 거짓말이었다! 안기부는 KAL 858 여객기 실종 다음날부터, 비행기가 실제로 폭파됐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 비행기가 ‘콤포지션C4’라는 폭약에 의해 폭파됐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퍼뜨렸다.

( 1987.12.2 동아일보)

김현희가 자신은 폭약을 두고 내리지 않았다고 진술했는데도, 바레인 당국의 보고서를 빗대 김현희의 옷에서 화약류 반응이 나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역시 안기부의 조작이었음이 분명하다.

[【동경=특별취재반】일본 경찰은 자칭 하치야 마유미의 옷에서도 자살한 하치야 신이치의 전대에서 검출된 화약류의 화학반응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일본 경찰은 바레인 당국으로부터의 정보에 따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 화학물질은 TNT류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마유미 옷에서 화약 반응 - 일경, TNT 종류 추정」 <동아일보> 1987.12.10)

안기부 등은 이렇게 일찌감치 허위정보를 퍼뜨린 뒤 1988년 1월 15일 떠들썩하게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김현희가 소형 라디오에 플래스틱 폭탄을 우겨넣고 술병에 액체폭탄 PLX를 담아 비행기 좌석 선반에 올려놓고 내렸다고(플래스틱 폭탄은 밀가루 반죽처럼 말랑말랑하다).
 
[김현희가 비닐 쇼핑백을 들고 김승일과 함께 858기에 탑승, 폭발물을 기내로 반입했다. 858기의 7B 및 7C석 바로 위 선반에 라디오 시한폭탄과 술로 위장한 액체 폭발물이 든 비닐 쇼핑백을 올려놓은 뒤 29일 오전 2시 44분 쯤 이 비행기가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에 도착하자 폭발물을 그대로 두고 내렸다.] (<조선일보> 1988.1.16)

그런데 김현희네가 두고 내렸다는 폭약은 놀랍게도 미 육군 폭발물연구소에서 만든 사제폭약류였다.

[1988년 3월 16일 한국 관계자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미국 대표와 면담을 한다. 미국 대표는 “미국 측만이 아는 사항이며 미국은 물론 이사회에서 이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PLX는 “미국 뉴저지주에 소재하는 PISCATAWAY의 LIQUID EXPLOSIVE를 말하는 것으로 생각되나 동 액체폭탄은 미국에서만 생산되고 미국에서만 구득[求得]이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음”(국정원보고서 2017040102, 37-38쪽).](「미국, 김현희 사용 폭탄 “미국에서만 생산” - 외교부 KAL858 문서 2차 공개 (7)」<통일뉴스> 2020.7.4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2643)

위 인용글을 쓴 이는 박강성주 씨. KAL 858 사건 조사보고서의 문제점을 짚은 논문으로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다. 그는 “김현희가 사용한 폭탄은 미국에서만 얻을 수 있는 미국 무기”라며 ICAO [미국]대표는 한국이 KAL기 관련 국제민간항공기구 논의에서 폭탄의 “정확 여부 및 공급원 등에 대한 설명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충고했다고 밝혔다. 이 말은 곧 ‘북한 공작원이 미제 무기로 KAL기를 폭파했단 얘기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이 사실을 짚은 이가 또 있다. 폭약 및 폭파 전문가 심동수 박사. 현재 상지대 겸임교수다. 그는 2005년 9월 2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KAL 858기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 “우리나라나 미국에서는 ‘콤포지션 씨 포’(Composition C-4)라고 불리지만 러시아나 북한 등에서는 러시아어로 ‘사스답페 에뜨 브로떼’로 불리운다. … 만약 테러범이 북한에서 훈련받고 연습했다면 마땅히” 러시아식 용어를 사용했을 것이고, 또 “이같이 수사결과가 발표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심 박사는 김현희 진술서 가운데 이 폭약 부분은 미국에 연수를 다녀온 폭약 전문가가 썼을 것이라고 추리한다. 지극히 합리적인 추리다.   

심 박사는 또 “콤포지션 C-4는 표준제품이나 PLX 액체폭약은 사제폭약의 범주에 속하는 비표준제품”이라며 “폭파테러에 있어 표준제품과 비표준제품이 혼용되는 경우는 기술상 상상할 수 없는 사례이다. 폭발의 확실성과 신뢰도가 저하되므로 실패를 예고하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뉴스> 2017.1.17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484
심 박사는 2005년 당시 동아대 겸임교수였고, 이 발표 이후 안기부 직원들이 학교로 찾아왔고 이후 동아대 강의를 그만둬야 했다.)

한 마디로 김현희와 안기부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퍼뜨렸다는 얘기다.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안기부 검사’ 정형근도 결국 그 사실을 실토하고야 말았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인용한 폭탄의 종류와 양은 공식 수사발표에 나온 내용인데, 이는 임의로 “추정”된 것이었다. 안기부는 1988년 1월 15일 “콤퍼지션C-4, 라디오... 여백[빈 공간]에 폭약 350g 장약”하고 “P.L.X... 700cc를 술병에” 담은 폭약으로 KAL기가 폭파됐다고 했다(국정원 보고서 2017040099, 83쪽). 그러나 2004년 7월 8일 정형근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안기부 KAL기 수사를 지휘했던 당사자로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김현희] 진술을 토대로 추정 단정해서 발표한 것이지 이것이 김현희도 모릅니다. 그게, 얼마를 넣었는지...”](「미국, 김현희 사용 폭탄 “미국에서만 생산” - 외교부 KAL858 문서 2차 공개 (7)」<통일뉴스> 2020.7.4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2643)

더 웃기는 것은 ‘플래스틱 폭탄’(C4)을 우겨넣었다는 문제의 라디오 제품에 대해서도 안기부와 김현희가 입을 맞춰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이다. 

[안기부 수사 당시 김현희가 라디오를 SONY 제품이라며 그림까지 그렸는데, 나중에 수사관이 PANASONIC 제품을 보여주자 “이거 맞아요!” 했다는 것이다(국가정보원,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 III>, 425-426쪽). 김현희 자신도 폭탄 위장에 사용한 장비가 무엇인지 몰랐다는 말이다. 국정원 발전위원회 역시 이 사건을 재조사했는데 “라디오의 정확한 종류는 불분명하나, Panasonic RF-082 라디오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428쪽).](「미국, 김현희 사용 폭탄 “미국에서만 생산” - 외교부 KAL858 문서 2차 공개 (7)」<통일뉴스> 2020.7.4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2643)

또, 김현희네가 비행기에 놓고 내렸다는 폭발물(비슷한 것)이 터졌다 해도 이 정도 폭약의 양으로는 동체에 작은 구멍 한 개를 낼 수 있을 뿐이다. 일본 신문은 이 두 가지 폭발물을 가리켜 ‘두부 한 모와 와인 한 병’이라고 비야냥거렸다. (노다 미네오 책 185쪽). 안기부의 자체 폭발력 시험에서도 그렇게 입증됐다.

( 안기부가 제시한 폭약 폭발력 시험.)

고작 이정도 구멍이 뚫렸다면 KAL 858 여객기의 조종사는 즉시 긴급구조신호를 발신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디론가 근처 가까운 공항으로 기수를 돌렸을 것이고 십중팔구 무사히 착륙했을 것이다(설사 근처 공항으로 못 가고 바다 한 가운데 내려 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모두 바다에 빠지는 끔찍한 상황을 가정해도 구조신호를 보낼 시간은 충분했다). 실제로 하늘을 날다 동체에 구멍이 뚫린 상태로 무사히 활주로에 내린 사례도 여러 건이다.

2018년 4월 18일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1380편 보잉 737기가 댈러스로 가기 위해 뉴욕 라과르디아공항을 이륙한 지 20분 만에 왼쪽 날개 엔진이 폭발하고 창문 1개가 깨져 승객이 빨려나간 사건이 있었다. 승객들 눈앞으로 산소마스크가 떨어지고 비행기가 100m를 순식간에 급강하하면서 기내는 아비규환으로 변했지만 기장은 침착하게 기수를 돌려 필라델피아공항에 착륙했다. 깨진 창문으로 빨려나갔던 여성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승객과 승무원 148명 모두 무사했다.  

( 오른쪽 사진 속 여성은 미 해군 조종사 출신 기장 태미 조 슐츠. Tammie Jo Schults)

또 2016년 2월 2일 아프리카 빈국 소말리아에서 인근 지부티를 향해 출발한 다알로항공 여객기도 약 1만 1000피트 상공에서 갑자기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우측 날개 부근 동체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이곳으로 승객 한 명이 빨려나갔지만, 비행기는 모가디슈국제공항으로 회항해 무사히 비상착륙했다.

위 두 가지 사례 말고도 동체에 구멍이 뚫린 상태로 무사히 비상착륙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지금까지 우리는 김현희네가 놓고 내렸다는 그 무엇에 의해 KAL 858 여객기가 공중폭파돼 산산조각이 났다는 상상 속 거짓말에 속고 또 속아 온 것이다. 무려 34년이나!

( 지금까지 온 국민을 속이는데 활용돼 온 그래픽들. 사건의 내막이 알려지기도 전에 안기부 발표만 믿고 상상력을 발휘해 만든 것이다. 1991년에 나온 신상옥 감독의 영화 ‘마유미’의 그래픽은 과장이 더 심하다.)

그러면 KAL 858 여객기 어디에서 폭약이 터졌기에 조종사와 부조종사 모두 구조신호조차 보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던 것일까? 이렇게 되려면 조종석 매우 가까운 곳에서, 조종사와 부조종사 두 사람을 동시에, 그것도 순식간에 무력화시킬 수 있을 정도의 순간 폭발력을 가진 폭약을 터뜨려야 한다. 실제로 사고 직후, 김현희(안기부)의 거짓부렁과는 전혀 다른 추정이 있었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사고 여객기는 조종석 바로 아랫부분에 화물 탑재함이 있어 이곳에 시한폭탄 등을 부착, 폭발하면 조종석이 순식간에 박살 나 긴급 타전을 못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 1987.11.30)

폭약 전문가 심동수 박사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그는 아웅 산 묘소 자작테러나(1983.10.9) 김포공항 자작테러(1986.9.14) 등에서 사용된 미제 크레모어(Claymore)를 조종석 아래 붙여놨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지름 0.5cm 크기의 700개 납탄이 위로 비산(飛散)하도록 폭약을 터뜨렸다면 조종사나 부조종사는 물론 조종석 전체가 풍비박산했을 것이란다. 그러면 KAL 858 여객기가 구조 신호 한 번 못 보내고 사라져버린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또 조종석 바로 뒤편 화장실에 폭약을 설치했을 것이라는 추리도 일찌감치 나왔었다. 그렇게 추리한 이는 놀랍게도 조중훈(趙重勳) 한진그룹 회장이었다.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은 사고기에 탔던 일본 여권 소지자 2명이 앞으로부터 일곱 번 째 줄에 앉았던 것으로 확인돼 항공기의 앞쪽 화장실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고 여기에 폭발물을 설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폭발물이 터지면 통신 시설이 일순간에 파괴되고 조종석도 날아가버려 긴급구조신호를 보낼 수도 없다는 것이다.] (<동아일보> 1987.12.2)

그런데 조 회장의 말은 다른 누군가의 말이었을 수 있다. 박강성주 씨가 찾아낸 자료에도 그런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1988년 1월 11일, 한국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작성된 듯한 자료다. KAL858기 폭탄에 관한 내용이다. 작성자는 당시 치안본부(현재 경찰청) 및 안보기관들과 긴밀한 관계에 있던 어느 정보원과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관계자들에 따르면, 폭발물은 비행기의 앞쪽 화장실, 조종실 바로 뒷쪽에 실렸던 것이 거의 확실했다(the explosive had almost certainly been planted in the front toilet, just behind the flight deck).]("폭발물은 비행기의 앞쪽 화장실, 조종실 바로 뒤쪽에" - KAL858, 영국 외무성 비밀문서 추가 공개 (1)<통일뉴스> 2015.4.9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1559)

박강성주 씨는 “정보원이 전한 내용과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사내용이 크게 다르다”며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현희네가 폭약을 짐칸에 두고 내렸다는 안기부 보고서는 모두 조작이라는 해석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면, 조종석 아래든 뒤든, 누가 언제 항공기 보안 요원들의 눈에 띄지 않고, 보안 검색대에도 걸리지 않게 고성능 폭약을 설치했을까? 이는 보안 검색을 받지 않는 ‘외교행낭’이거나 비행기 내부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자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KAL 858편 여객기 폭발 테러의 진상을 쫓는 이들이 눈여겨보는 것이 있다. KAL 858 여객기가 최근까지 두 번이나 동체착륙하는 등 사고가 잦았다는 사실, 또 사고 발생 약 3주 전에 엔진 소음 문제로 미국에 가 엔진을 개조하는 수리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사고 비행기는 지난 71년 6월 ... 대한항공이 구입, 같은 해 7월부터 고 박정희 대통령의 전용기로 사용하려다 사용되지는 않고 여객기로만 운영돼 왔다. 이 비행기는 지난 9월 2일 제주를 이륙, 김포공항에 내릴 때 앞바퀴가 빠지지 않아 뒷바퀴로만 동체착륙했으며, 77년 9월 13일에도 부산을 떠나 김해공항에 착륙할 때 앞바퀴 고장으로 동체착륙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비행기는 지난 2월 교통부 서울지방항공관리국에서 검사를 받아 내년 2월 12일까지 정비점검 유효기간으로 돼 있다.](「사고기는 77.78년 두 차례 동체착륙 기록」 <경향신문> 1987.11.30)

[실종된 보잉 707기[KAL 858편 여객기]는 지난 71년 6월 20일 미국 보잉사에서 제작한 것으로 그동안 2차례의 사고 이력을 갖고 있다. 77년 7월 노스기어의 유압장치 고장으로 비상착륙 ... 지난 9월 2일에도 역시 노스기어 자물쇠가 녹슬어 김포공항에서 동체착륙 ... 특히 이 항공기는 내년 1월 1일부터는 국내 이륙이 금지된 소음이 극심한 보잉 707기여서 지난 11월 8일까지 25일 간 엔진을 개조, 소음을 낮춰 다시 비행한 지 85시간 만에 이번 서울-바그다드를 운항 중이었음이 밝혀졌다. 30일 교통부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에 있는 항공기엔진 개조 전문회사인 트렉코사에서 260만 달러를 들여 당초 엔진 소음 경감장치를 설치 ... ] (<경향신문> 1987.11.30)

엔진 수리에 한 달이 소요됐다는 기록도 있다.

한홍구 교수는 이런 일련의 의혹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 그는 안기부-국정원이 제공한 자료만 보고 김현희가 KAL 858 여객기에 폭탄을 두고 내렸고, 그 폭약에 의해 KAL 858 여객기가 공중폭파됐다고 인.정.해.버.렸.다!

[저희 보고서를 보시면 148건(의 의문점들)을 하나하나씩 답해 나가는데 ... 다 풀리진 않았지만, ... 그 중요한 것들은 대개 풀렸습니다. 중요한 의혹 중에서 안 풀린 부분은 폭약 부분이에요. 폭약 얘기가 나왔으니까 미리 말씀을 드리며는 ... 뭐냐 하며는, 김현희는 폭약을 모르더라구요. 모른다고 진술을 했어요. 대신 뭐냐 하며는 ... ‘물병 모양이 있었다.’와 ‘트랜지스터 라디오에 폭약이 있었는데, 폭약을 빈 데다가(라디오의 빈 공간에) 폭약을 집어넣었지만, 키며는[라디오를 켜면] 소리가 나왔다.’ 그래서 이게 ‘콤포지션4’겠다라는 ... 라고 추정한 건 안기부의 폭약 전문갑니다. 안기부하고 우리 군 당국의 폭약전문가들이 모여서 ... 해서 김현희가 들고 다녔다는 그 라디오에 ... 이걸[라디오 내부 부속을] 다 빼며는[빼면] 350g이 들어가고 ... 라디오에 부속이랑 밧떼리랑 다 있는 상태에서 폭약을 집어넣으면 250g이 들어간대요... 그래서 논란이 된 건 250g 갖고 저 비행기가 터질 수 있냐 없냐 ... 뭐 여러 가지 논란이 많았는데 ... 어 ... 250g 갖고도 고공에서 터지면 비행기 통제불능 상태고 교신 꺼지고 금방 폭발했을 것이다 .. 로 결론이 나서 폭약의 양은 크게 문제가 된 것 같지가 않아요.]

안기부(김현희)의 주장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 문제점을 제대로 파고들지 않고 대충 넘어간 것이다. 국정원 진실위 조사라는 것이 사건의 진상을 덮는 꼴이 돼 버린 이유다.

P.S.

‘진실은 스스로를 드러낸다’는 말이 있다. 김현희가 두고 내렸다는 폭약 비슷한 그 무엇이 KAL 858편 여객기를 공중폭파시켰다는 말을 모두가 믿었다. 그럴싸한 그래픽까지 만들고 밤낮으로 거짓말을 해 댔으니 그럴 법도 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여러 건의 비행기 사고에서 동체에 구멍이 나고도 무사히 활주로에 내린 예가 허다했다. 김현희네 엉터리 폭약이 KAL 858기를 공중폭파했다는 안기부 발표는 이렇게 거짓으로 드러났다.

진실이 스스로를 드러낸 사례가 또 있다. 세상사람 대부분은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에 보잉기 두 대가 각각 처박혀 무너져내렸다고 알고 있다. 화력 좋은 항공유가 섭씨 1800도의 열기를 내며 타면서 약 400m 높이의 빌딩 속 철근을 모두 녹여버렸다는 웃.기.는. 얘기였다. 그 비행기들은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미국의 적’이 그의 말을 잘 듣는 아랍 테러리스트들 시켜 몰았다고도 했다.

항공유 화력이 아무리 좋다 한들 각 층마다 있는 46개의 초대형 내화콘크리트 속 철골을 모두 녹이고 105층과 110층 짜리 건물을 단 몇 분만에 ‘쫘르르르르∼’ 주저앉힐까! 건물이 주저앉는 모습을 보면 각 층마다 철골 이음새에 고성능 폭약을 설치한 뒤 0.몇 초 간격으로 연속 폭파하는 ‘컨트롤드 데몰리션’(Controlled Demoiltion) 공법이 분명했다. 초고층빌딩 재건축 때 쓰는 공법이다. 폭약은 약 2주간에 걸쳐 설치됐다는 후문이다. 9.11 테러는 부시 정권의 내부자들에 의한 자작극이었다. 이 사실을 한순간에 대오각성케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2017년 6월 14일 영국 빈민가에 있는 허름한 고층 아파트(그렌펠 타워)에 불이 나 밤새 활활 타고도 아침에 멀쩡하게 서 있는 모습이 공개된 것이다. 9.11 사건 보고서대로라면 이 타워는 벌써 녹아내렸어야 한다. 실제로 그렌펠 타워 화재 사례를 보고 9.11 사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발표가 모두 거짓임을 알았다는 이를 여럿 보았다. 진실은 스스로를 드러낸다. KAL 858 사건의 진실은 곧 드러날 것이다. 어리바리 역사학자가 뭐라 하든 상관없이! (22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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