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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살잔 말입니다” 장대비도, 차벽도 막지 못한 노동자들의 절규

 


서울 종로서 8천 명 운집했으나 질서정연하게 진행, 경찰과의 큰 충돌 없이 마무리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인근에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07.03ⓒ김철수 기자

서울에 굵은 빗방울이 쏟아진 3일, 종로 일대에 '우리도 살고 싶다'는 노동자들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들은 중대재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만들어달라고,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없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기 위해 거리에 모일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종로3가 일대에서 '7.3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현실을 토로하고, 이러한 현실을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이렇게 무너질 순 없다"며 "노동자들의 생존을, 노동자들의 안전을,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키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 위원장은 "대통령이, 정부가 약속했던 것만이라도 지켰다면 우리는 이 자리에 올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하겠다는 약속,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켜내겠다는 약속,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약속…. 도대체 이 정부는 (이 약속들 중) 어떤 약속을 지켰단 말인가"라고 절규했다.

양 위원장은 "'우리는 절박하다', '우리는 살고 싶다', '우리는 일하고 싶다', 노동자들의 이 절규가, 노동자들의 이 외침이 대통령과 정부에는 진정으로 들리지 않는단 말인가"라고 물었다.

양 위원장은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며 "중대재해 근본대책을 만들기 바란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기 바란다. 구조조정·정리해고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바란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우리도 좀 살자는 말이다"라고 외쳤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 위원인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제도 개선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박 부위원장은 "대한민국은 OECD 가입국 중 GDP 규모 9위의 경제 대국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최저임금 수준은 가입국 최저 수준"이라며 "결국 영세 상인과 하청 노동자의 피를 빨아 이 산업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부위원장은 "더 이상 언제까지 노동자 임금착취 방식으로 최저임금을 유지할 것이며, 그것을 정부가 방관할 것이냐"라며 "최소한 저임금 노동자들이 제대로 먹고살기 위해 시간당 1만800원(의 시급)을 요구하며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저임금 노동자의 안정된 생활과 저임금 노동의 철폐를 위한 제도 개선도 요구한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집회는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와 경찰이 집회 자체를 원천 봉쇄하면서 장소를 급히 변경해야 했다. 경찰은 집회 예정지였던 여의도뿐 아니라 광화문에도 차벽을 세웠고, 곧이어 종로3가 인근에도 차벽을 설치했다. 경찰은 대회가 진행되는 내내 집회 금지와 해산 지시 방송을 이어갔다.

민주노총 설명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 모인 인원은 8천여명으로 집계됐다. 수많은 조합원들이 모였음에도 현장은 질서정연하게 유지됐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본대회 중에는 최대한 간격을 벌려 앉는 모습을 보였다.

우려했던 경찰과의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본대회를 마무리하고 청계천 주변까지 행진을 한 뒤 해산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조합원들에게 "경찰과 대치하지 않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마찰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집회가 종료된 직후 서울경찰청은 집회 주최자들에 대한 '엄정 대응'을 예고하는 입장문을 냈다.

서울경찰청은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52명 규모의 서울청 특별수사본부를 편성, 수사에 착수했다"며 "경찰은 종로 일대에서 장시간 불법 집회 및 행진을 강행한 집회 주최자 및 주요 참가자들에 대하여 집시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하여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인근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07.03ⓒ김철수 기자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인근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행진을 하고 있다. 2021.07.03ⓒ김철수 기자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인근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행진을 하자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2021.07.03ⓒ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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