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설’의 어원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152] ‘까치설’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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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극영 선생이 만든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라는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린 시절에 많이 불렀지만 섣달 그믐을 왜 ‘까치설’이라고 하는지 몰랐다. 아마 많은 독자들도 그냥 설 전날을 까치설이라고 하는가 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많은 새 중에 왜 하필 까치를 가져다 까치설이라고 했을까?
‘까치설’이라는 말은 우리말이 전해 오면서 변형된 것이다. 원래는 ‘아치설’ ‘아찬설’ 등으로 불려 왔다. 요즘 인터넷상에 까치가 길조이기 때문에 섣달 그믐을 까치설이라고 했다는 설이 떠돌고 있는데, 이는 근거 없는 민간 어원설이다. ‘아찬’은 ‘이르다’는 뜻을 가진 우리말이다. 한자로 ‘早’(이를 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까치설이라는 말은 우리말로 풀어 본다면 ‘이른 설’을 말한다. 묵은세배를 하는 날로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 1년 동안 은혜를 입은 어른들을 찾아다니면서 세배를 하는 날이다. 그래서 묵은세배라고 한다.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된다고 하여 밤새도록 어른들을 찾아뵙고 절을 하라고 한 것이다. ‘아찬설>아치설>까치설’로 변한 것이다. 마치 간자탕(間子湯)이 감자탕으로 변한 것과 같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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