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디올백’을 ‘파우치’로 만든 KBS...‘죄송’소리 없는 대통령

 


임두만 | 2024-02-08 13:43:09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윤석열 대통령이 KBS와 신년대담을 했다는 소식에 이 대담방송 방영 전 세간에는 ‘심장이 안 좋은 사람은 7일 밤 10시 KBS1TV를 틀지 말라’는 말이 돌았다. 이는 대통령이 '복장터지는 소리'를 했을 거라는 예측이었다.

그리고 언론들에는 ‘4일 녹화하고 7일 방송한다’는 대통령실과 KBS의 발표를 두고 “다큐멘터리를 찍었나? 다큐도 3일간 편집하지는 않는다”는 비판들도 보도되었다. 이는 또 그만큼 대통령 대담이 현실성과 거리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 비판이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그런데 이러한 예측비판은 전혀 틀리지 않았다. 방영 후 내가 느낀 그대로를 말하면 앞서 언급되었던 모든 부정적 예측들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린이도 나쁜 짓 했다가 들키면,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지거나 행동은 안절부절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이날 ‘명품백’ ‘영수회담’ ‘대여관계’ ‘국내정치’ ‘경제문제’ 등 모든 사안에서의 답변은 나쁜 짓을 폭로하거나 실정을 지적하는 사람에게 화살을 되돌리려는 노력만 보이므로 어린이보다 못한 소양을 지녔음이 드러났다.

이에 여당의 양대 지도부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윤재옥 원내대표는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었으며, 야당에서 여당으로 말을 갈아탄 이상민, 영입파인 김경률, 이용호 등의 ‘아쉽다’는 코멘트만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야권의 비판은 아주 매섭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국민이 듣고자 했던 진실한 사과, 반성, 위로와 공감 어느 것 하나 담겨 있지 않다” “거듭되는 실정과 잘못에도 변명으로 시작해 자기 합리화로 끝낸 빈껍데기 대담” “명품백을 명품백이라 부르지 못하는 앵커" "뇌물성 명품백 불법 수수 문제를 아쉽다고 넘어가려는 대통령의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는 오만을 다시 확인” “검사 시절 범죄 혐의자가 ‘죄를 저지른 것은 아쉽다, 다음부터 안 그러겠다’ 그런 혐의자를 풀어줬는지”등의 지적이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

또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의 “매정하게 못 끊으면 그게 뇌물인 거고 그걸로 죄의 대가를 치르는 것” 윤건영 의원의 “뇌물을 받든 폭행을 하든 사기를 치든 몰카에 찍히면 그게 다 면죄가 되고 죄가 아닌가” 박용진 의원의 “김건희 디올백 수수 의혹, 정치공작으로만 설명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검사 시절 지금 영부인과 가족을 대하는 잣대로 수사했다면 절대 스타검사 윤석열은 없었을 것” 등의 비판은 정곡을 찌르고 있다.

나아가 이날 대담으로 KBS는 ‘땡윤’뉴스의 본산이 되었음을 자인했다.

앞서 언급했듯 KBS는 대통령과 대담을 4일 녹화하고 7일 방송했다. 그 3일간의 작업은 일단 대담 프로그램의 명칭을 “대통령에게 듣다” 또는 “대통령이 말하다”가 아니라 “대통령실을 가다”로 정한 것에서 ‘다큐멘터리’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에 이날 ‘대통령 신년대담’이라는 ‘빅 이벤트’는 시청률 7%대라는 성적을 보여줬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시청률이 2018년 13.8%, 2019년 13.9%, 2020년 12.1%, 2021년 12.5%, 등으로 전체평균 12%대였으니, 이날 닐슨코리아 집계 7.1%라는 시청률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거의 절반수준이다. 3일 동안 편집과 홍보에 공을 들인 ‘다큐’로는 시청률 장사도 실패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의 “전두환 시절 어용 방송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 정청래 최고위원의 “명품백을 명품백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KBS는 홍길동 방송인가”라는 지적이 아니라도 국민들 가슴에 불만 더 지른 격이 되어 ‘충성’이 ‘반역’으로 뒤집어지고 있다.

따라서 “국민들의 분노를 조장하는,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대담”이라는 평가가 지대한 가운데,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옹색한 변명, 자기 합리화, 정치 불신, 야당 탓, 민주당 혐오, 철학의 빈곤’ 등이 드러난데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의 미래를 책임진 대통령의 무거움, 대통령다운 권위는 찾아 볼 수 없었다.’로 줄여진다.

기자회견이 아닌 대담으로 바꾼 여실한 이유는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검법 거부’ ‘고발 사주로 기소된 손준성 검사 유죄 판결’에 대해서는 질문도 없었고 답변도 없없다는데서 더욱 확인된다.

영부인의 주가조작 의혹이나 국민 159명이 졸지에 몰살당한 사건이 KBS는 그냥 넘어가도 되는 사건인지, 윤석열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찰청에서 일어난 고발 사주는 검찰의 명백한 정치 개입이고 검찰의 조직적 범행이라는 게 판결의 주된 내용인데 KBS는 이런 문제들을 패싱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이런 ‘약속대련’을 위해 ‘대담 사전녹화, 3일간의 편집’이란 번거로운 절차를 거쳤다는 비판을 KBS는 피할 수가 없다.

최소한 국민들은 대통령의 입에서 ‘어떻든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는 사과 한마디는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코멘트도 없었고, 대담자로 나선 KBS 박장범 앵커는 이런 답변이라도 끌어 낼 질문조차 하지 않았다. ‘디올’ 명품백을 조그마한 ‘파우치’로 만든 박장범은 ‘어용기자’의 모습이 어떤지를 여실히 보여 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갤럽 조사에서 지지율 29%을 보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때문에 대통령실은 이번 대담을 설 연휴 직전 방송하게 하므로 설 연휴 국민여론을 되돌리겠다는 내심을 보였다.

그러나 대담 방송 후 나타난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각종 커뮤니티와 인터넷 뉴스 기사댓글 등으로 볼 때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것 같다. 이에 다음주 발표될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아울러 이런 오만한 대통령이라면 이번 총선을 통해 매서운 국민심판이 있지 않을까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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