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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보면 눈부터 침침…말이라도 쉽게 써주오

 

키오스크 보면 눈부터 침침…말이라도 쉽게 써주오

국립국어원, 노년층 위한 무인기기 언어 개선안 마련

기자조해영
  • 수정 2024-03-06 16:12
  • 등록 2024-03-06 16:05
2022년 10월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롯데리아 동묘역점에서 열린 디지털 약자 어르신 키오스크(무인기기) 교육에 참여한 서울재가노인복지협회 소속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는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10월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롯데리아 동묘역점에서 열린 디지털 약자 어르신 키오스크(무인기기) 교육에 참여한 서울재가노인복지협회 소속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는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식당·은행 등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키오스크(무인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을 위해 국립국어원이 보다 쉬운 표현을 제시했다.

국립국어원은 무인기기 언어 개선안을 담은 ‘무인 자동화 기기(키오스크) 쉬운 언어 사용 모형 개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국립국어원은 70~80대 고령층 200명을 대상으로 무인기기 사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번 개선안을 마련했다.

개선안의 핵심은 외국어·외래어보다는 한글을 지향하고, 사용자가 편하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표현과 일상적인 말투(구어체)를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되도록 기존 표현보다 길지 않은 표현을 쓰도록 제안했다.

식당 무인기기의 경우 음식 이름이나 조리법을 최대한 풀어쓸 것을 당부했다. 스테이크 굽기를 뜻하는 레어, 미디움, 웰던 등을 살짝 익히기, 적당히 익히기, 바싹 익히기 등으로 바꾸는 식이다. 사용자의 이해를 돕는 그림이나 사진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음식 이름도 알파벳보다는 한글로 쓰고, 어려운 음식 이름은 그대로 두더라도 재료나 조리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면 좋다.

국립국어원은 무인기기 표현을 이용자에게 친숙한 한국어로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음식점의 경우 사진을 활용해 이해를 도울 수도 있다. 국립국어원 제공
국립국어원은 무인기기 표현을 이용자에게 친숙한 한국어로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음식점의 경우 사진을 활용해 이해를 도울 수도 있다. 국립국어원 제공

은행 무인기기에는 금융 분야의 전문용어가 많이 쓰이는데, 사용자를 위해 일상 용어를 쓸 것을 국립국어원은 제안했다. 명세표 인자는 ‘명세표 받기’나 ‘명세표 뽑기’로 쓰고, 수취계좌 확인은 ‘받는 분의 계좌번호를 확인하세요’라고 바꿀 수 있다.

문장 성분을 갖추어 쓰는 것도 중요하다. 국립국어원은 주문 초기화는 ‘모두 지우고 처음부터 주문하시겠습니까?’로, 거래 선택은 ‘원하시는 거래를 선택하세요’로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발간된 국립국어원 연구용역 보고서 ‘무인 자동화 기기(키오스크) 언어 사용 실태 조사’를 보면, 무인기기는 코로나19 대유행 등을 계기로 특히 민간영역에서 크게 늘었다. 식당·영화관·대형마트 등에 설치된 무인기기는 2019년 8587개에서 2021년에는 2만6574개로 3배가량 늘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10~30대는 무인기기 사용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지만 40대 이상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은 음식을 주문하지 못해 애를 먹는 등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서울디지털재단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무인기기 이용 능력 점수는 전 세대 평균 74.2점(100점 만점)이지만 55∼64살은 62.4점, 65∼75살은 52.7점, 75살 이상은 41점으로 나이가 들수록 무인기기 이용에 더 큰 어려움을 느꼈다.

국립국어원은 이번 개선안을 무인기기 제작회사·운영업체 등과 공유해 새 무인기기를 개발할 때 반영할 수 있는 표준 지침으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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