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킹’과 ‘거리 공연’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215] ‘버스킹’과 ‘거리 공연’

최태호 필진페이지 +입력 2024-05-08 06:30:00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요즘 어느 신문을 보든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로 버스킹이라는 게 있다영어가 우리나라에 와서 너무 고생하는 것 같다원래 버스킹이라는 단어는 공공 장소에서 연주를 하며 행인에게 돈을 구걸하는 뜨내기 악사의 연주 행위를 의미한다서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주 행태를 말하는데 거리에서 모자를 벗어 놓거나 깡통을 놓고 연주하면 행인이 돈을 넣어주는 일종의 구걸 행위다.
 
버스킹이라는 단어 안에 공연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버스킹 공연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마치 역전 앞처럼 같은 말을 두 번 쓰는 것이다우리나라에서 하는 버스킹은 거의 대부분이 무료 공연이다유명인이 하기도 하고방송사에서 주관하기도 하고관에서 유명인을 유치하여 공연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관이나 방송사에서 주도하는 프로그램일 뿐이지 명실상부한 버스킹은 아니라는 말이다그러므로 버스킹에 대한 우리말 규범 표기는 아직 없다돈을 벌 목적으로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뜨내기 연주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 하는 공연은 거리 공연이라고 하면 된다굳이 버스킹이라고 할 필요가 없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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