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공수처 출석...‘VIP 격노’ 질문에 ‘묵묵부답’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4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4.05.04. ⓒ뉴시스

해병대 고(故)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 중 하나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피의자 조사에 출석했다.

김 사령관은 이날 오전 9시 40분께 공수처에 도착해 "수사단장에게 VIP(윤석열 대통령) 격노 소식을 전했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김 사령관에 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조사한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에 이어 세번째 핵심 피의자 조사다.

앞서 김 사령관은 지난해 7월 31일~8월 2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를 받고 당시 채 상병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박 전 수사단장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에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해병대 조사기록을 경찰에 이첩시켜려고 했지만, 대통령실 등 '윗선'이 개입해 이첩을 보류시키고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이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 전 단장은 당초 지난해 7월 31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언론 브리핑을 한 뒤 조사 자료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하려 했지만, 김 사령관이 이첩 시기를 해외 출장 중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귀국한 이후로 보류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이 자신에게 "VIP(윤 대통령)가 격노하면서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박 전 단장은 "정말 VIP가 맞느냐"고 자신이 묻자 김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였다고도 주장했다.

이 같은 대화가 이뤄진 날 김 사령관은 당시 박진희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임기훈 국가안보실 비서관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사령관은 "VIP 언급 자체를 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김 사령관을 상대로 'VIP 격노' 발언의 진위 등 해병대 조사기록 회수 과정에서 대통령실 개입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이날 20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하고 심야까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8월 박 전 단장과 더불어민주당이 이 전 장관 등을 공수처에 고발했고, 공수처는 올해 1월 김 사령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조사를 벌였다. 공수처는 지난달 26일 유재은 관리관을 시작으로 핵심피의자들의 소환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수처는 외압 과정에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받는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신 전 차관, 이 전 장관 등도 차례로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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