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고 들어와”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256] “문 닫고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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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던 때의 일이다. 한국어 연결어미에 관해 설명하고 예를 들어 주는 시간이었다. 보통은 “나는 피아노를 친다”는 문장과 “동생은 공부를 한다”는 문장을 하나로 만드는 것을 예를 든다. 답은 “나는 피아노를 치고 동생은 공부를 한다”고 쓰면 된다.
한참 재미 있게 수업을 하고 있는데 베트남 여성이 손을 번쩍 들었다. 갑자기 집에서 남편이 한 말이 생각난 모양이다. “선생님, 그러면 ‘문 닫고 들어와’가 맞는 말이에요? 문 닫고 어떻게 들어가요?” 했다. 순간 교단에서 수십 년을 가르친 필자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 생활 속에서 우리말은 논리에 어긋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었다.
평상시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베트남 여성의 입을 통하여 비논리적인 우리말이 술술 나오기 시작했다. “꼼짝 말고 손들어”(꼼짝 안 하고 어떻게 손을 들지? 참고로 영어는 ‘Hands up, and don’t move’라고 한다). 필자는 군색(窘塞·떳떳하거나 자연스럽지 못하여 거북하고 어색)한 설명을 했다. “한국인은 중요하고 급한 것을 앞에 쓰는 경향이 있어요”라고….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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