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현장형 리더십’…직접 소통해 해결법 찾고 빠른 실행
국민과 직접 소통 ‘노무현 닮은꼴’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은 거침없는 실행력과 격의 없는 소통, 그리고 실용주의로 요약된다. 거창한 목표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과제를 하나씩 실행하기보다 당면 현안을 풀어가는 데 집중하는 쪽이다. 회의 도중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 정책으로 주문하는 스타일이다.
이 대통령의 소통 방식은 그가 늘 강조하는 ‘실용주의’와도 맞닿아 있다. 으레 나올 만한 말들이 오가는 뻔한 자리를 만들기보다는, 예측이 어렵더라도 ‘쓸 만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자리를 선호한다. 지난 30일간 이 대통령의 행보도 그랬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호남의 마음을 듣다’라는 주제로 연 간담회가 대표적이다.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두고 단체장·주민들과 토론을 벌인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들어올 때 저에게 고함치는 분이 있던데, 서 계셔도 되니까 들어오시라고 하라”며 민원인을 동참하게 했다.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현장의 참모들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법을 찾아갔다.
이런 면모는 출입기자단과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이 대통령은 출입기자단과 정례 기자간담회 말고도 종종 ‘번개’ 티타임이나 점심 식사 자리를 가졌다. 기자들 사이에선 이 대통령이 언제 어디에서 자리를 마련할지 몰라 늘 긴장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날것 그대로의 소통을 할 수 있어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 대통령의 리더십은 전임자들에게선 찾아보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그나마 가장 비슷했던 이를 꼽으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두 사람은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에서 경기지사로 이어진 풍부한 행정 경험에다, 당대표를 3년이나 지낸 덕에 의견을 종합하고 ‘일이 되도록’ 결정을 내리는 데서 상대적 강점을 지닌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두고,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춘추관장을 하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유민영 전 비서관은 “이재명 대통령은 실제 현장에서 적응하면서 실질적인 전략을 지휘하는 스타일”이라며 “미디어와 팬덤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빠른 속도와 템포를 추구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가끔은 자신감이 지나쳐 현장에서 조율 안 된 돌출 발언이 나오기도 한다. 광주 타운홀 미팅에서 이 대통령이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실력이 되면 로스쿨을 안 나와도 변호사 자격 검증해서 일정 정도는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유 전 비서관은 이 대통령 주변에 포진한 경험 많은 참모들이 이를 보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강훈식 비서실장이나 우상호 정무수석, 그리고 김용범 정책실장 같은 진용을 보면, 베테랑인데다 실용적이고 빠른 판단력과 현실 적용력이 높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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