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안된다.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라"
긴급 평화촛불행동, "대북전단 살포는 미국과 윤석열정권의 전쟁도발행위"
- 이승현 기자
- 입력 2024.06.07 23:55
- 수정 2024.06.08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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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의 퇴진 사유는 수백가지가 넘을 것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 전쟁을 일으키려는 정권이기 때문이다."
7일 저녁 8시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 종로 보신각 광장에서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긴급 촛불행동을 마치고 광화문 사거리를 거쳐 이곳까지 행진해 온 시민들은 전쟁위기를 부추기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로 온몸을 떨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비열한 방식의 도발'이라며,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현충일 추념사를 한 6일 새벽 반북 탈북민단체가 전단 20만 장과 함께 USB 5천 개, 1달러짜리 지폐 2천장이 담긴 대형 풍선 10개를 북측으로 보냈다.
대북전단 살포에 북이 오물풍선 살포로 대응하고 아예 정부가 나서 9.19군사합의 전체 효력정지를 의결한 뒤 확전의 불티가 될 수 있는 한미연합훈련이 전격 실시되면서 한반도 전쟁위기는 더 이상 상상속의 일이 아닌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육상 군사분계선 5km 이내 훈련장 사격 훈련과 서해 연평도, 백령도 해안포사격훈련 개시가 예고됐으며, 대북 확성기 방송도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서해 연평도 인근에 평소같으면 100여척이 조업하던 중국 어선들이 1년에 한번뿐인 꽃게잡이 대목을 뒤로 한 채 모두 철수했다.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가 전개된 가운데 7년만에 합동직격탄(JDAM) 투하 정밀타격훈련이 실시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밥은 한끼 굶을 수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의 목숨이, 우리 민족의 운명이 절단난다"며, "이것만큼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켜야 될 결정적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분노를 표시했다.
대북삐라 살포를 무슨 무용담처럼 발표하는 자유북한연합 박상학 대표에 대해서는 "꼭두각시 막나니에 지나지 않는다"며, 삐라 살포 비용을 대는 미국 국무부가 주범이라고 직격했다. 윤석열 정권이 그걸 막으면 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결국 북에 살포하는 그 전단은 미국과 윤석열정권이 뿌리는 것"이라는 결론이다.
김 대표는 윤석열정권이 동해 석유 매장 발표와 한반도 긴장유발로 정권의 위기를 넘기려고 하지만 "평화와 통일을 사랑하는 이땅의 국민들에 의해 전쟁을 부추기는 그 자들은 불타 죽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긴급 촛불행동은 대북전단살포와 육상과 해상 군사분계선에서 사격훈련을 예고함으로써 더욱 고조되는 전쟁위기에 대해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는 주제로 6.15남측위원회와 전국민중행동, 민주노총, 평화통일시민회의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긴급 소집해 진행됐다.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대표인 이장희 6.15남측위 서울본부 상임대표는 "한반도는 사실상 전시상태로 접어들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힘들게 만든 9.19군사합의에 대해 전체 효력정지를 선언하고, 북 체제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대북전단 살포를 방치하는 것은 '북에 대한 전쟁도발행위'라고 비판했다.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이제 남북간 충돌은 기정사실화된 것 같다"며, "한반도의 전쟁 먹구름을 걷어내기 위해서라도 윤석열정권은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임지혜 진보대학생넷 서울·인천지부 집행위원장은 "우리 정부는 한반도 위기가 항상 북의 도발로 인해 조성된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사실은 윤석열 정권의 도발이 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북전단 살포를 사실상 용인하고 남북 군사경계선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는 이유는 전쟁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규탄했다.
이승헌 평화통일시민행동 정책국장은 "북의 오물풍선에 대한 대응으로 9.19군사합의 전체 효력정지와 접경지역 군사훈련재개를 결정한 것은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며, 오히려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심각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상식적으로 북의 오물풍선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를 겪었다면 문제의 발단이 된 대북전단 살포행위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그로 인해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접경지역에 대한 평화적 관리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북의 정찰위성 발사를 빌미로 군사합의 일부효력 정지, 오물풍선 살포에 전부 휴력정지와 군사훈련 재개로 대응하지만, 미국이 정지궤도 위성으로 24시간 북을 감시하고 한국군 역시 정찰위성을 운영하는 사실은 함구하고 있으며, 대북전단 살포는 보장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평화는 힘으로 지키는 것이라고 윤석열을 주장하고 있지만 힘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바로 지금 이시간 벌어지고 있는 다른 나라의 전쟁들이 증명하고 있다"며,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9.19군사합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으로 평화를 가져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는 손 내밀고 대화할 때만 가능하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제 목숨 지키려고 국민들 목숨을 함부로 잡는 짓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긴급 촛불행동은 오는 13일과 15일에도 진행된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도 끝내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위한 행동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인해 부대변인은 "전단 등 살포 문제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의 취지를 고려하여 접근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현장 사정을 고려하여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정부는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상황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나친 제한'을 이유로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위헌 결정을 하면서도 접경지역 주민에 대한 안전보장을 위해 신고의무 부과 등 추가 입법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개진함으로써 전단살포에도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 입장의 변동은 없다"며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가부의 분명한 입장 표명없이 얼버무리는 이같은 경우 통상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의사가 없다'고 이해하는 것이 옳다. 이제는 정부가 뭐라 말하든 행간에 '전단살포 방조'의 메시지가 있다는 것쯤은 다들 알아서 읽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위한 전단살포 방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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