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쫓긴 북극곰의 새 먹이, 길 잃은 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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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쫓긴 북극곰의 새 먹이, 길 잃은 돌고래
스발바르 제도서 흰부리돌고래 사냥 정황, 유일한 '숨구멍' 옆 주검 2구
온난화로 물범 사냥 어려워져…녹은 바다 진출한 돌고래 폭풍에 갇힌 듯
» 2014년 7월2일 스발바르 제도에서 다 자란 북극곰이 흰부리돌고래 주검을 먹고 있다. 이 돌고래는 4월 목격된 북극곰이 먹던 돌고래와 한 무리에 속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samuel-blanc, <극지 연구>
노르웨이 북극연구소 연구원들은 북극 스발바르 제도에 서식하는 북극곰을 마취시켜 추적장치를 갈아끼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4월23일 이들은 커다란 북극곰 한 마리가 무언가 먹는 모습을 발견했다.
북극곰은 피요르드 해안에서 5m쯤 떨어진 얼음판 위에서 죽은 흰부리돌고래를 뜯어먹고 있었다. 돌고래 1m 옆에는 가로세로 60 X 75㎝ 크기의 타원형 구멍이 뚫려 있었다.
얼음은 20㎝ 두께였고 이 부근에서 또 다른 얼음구멍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이런 정황에 비추어 얼음에 갇힌 돌고래를 북극곰이 사냥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 유영하는 흰무리돌고래 무리. 북대서양과 아북극 해역에 분포한다. 사진=Hannah Beker, 위키미디어 코먼스
보통 흰부리돌고래는 북극해가 두껍게 어는 겨울과 봄에 이 해역에 출현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이곳의 상황은 달라졌다.
2014년 3월28일까지 이 해역은 얼지 않은 상태였다. 흰부리돌고래가 이곳에 진출한 것은 이 때문이었을 것으로 연구원들은 짐작했다.
그러나 4월17일과 18일 매우 강력한 북풍이 불면서 유빙이 피요르드로 밀려와 순식간에 해역을 얼음으로 뒤덮었다. 얼음에 갇힌 한 무리의 흰부리돌고래는 탈출구를 찾으면서 얼음이 얼지 않도록 마지막 ‘숨구멍’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주로 물범을 사냥하는 북극곰이 노리는 것은 이런 숨구멍이다. 숨구멍 옆에 잠복했다가 주기적으로 숨을 쉬기 위해 나타나는 물범을 공격한다.
돌고래도 물범과 마찬가지로 숨구멍으로 떠오르다 북극곰에게 붙잡혔을 가능성이 있다. 이 돌고래는 몸무게 300㎏, 길이 2m가량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고, 목격된 북극곰은 16~20살의 다 자란 수컷이었다.
» 2014년 4월23일 흰부리돌고래 주검 켵에 서 있는 수컷 북극곰. 돌고래를 반쯤 눈으로 덮어놓은 상태였다. 돌고래 왼쪽 바로 옆이 숨구멍이다. 사진=욘 오르스 외, <극지 연구>
이곳에서 50m 떨어진 해안에서 또 다른 흰부리돌고래 주검이 발견됐다. 발자국으로 미뤄 이 돌고래도 같은 북극곰이 사냥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정했다.
흥미롭게도 처음 발견한 돌고래 주검은 눈으로 감춰진 상태였다. 북극곰이 뒷날을 고려해 먹이를 감추는 행동은 잘 보고돼 있지 않다.
연구자들이 마취시켜 관찰한 결과 이 포식자는 갈비뼈가 드러나 있을 정도로 말라 있었다. 그런데 배는 불룩해 돌고래로 포식했음을 알 수 있었다.
길잃은 흰부리돌고래 무리는 얼음이 줄어들어 물범 사냥이 곤란해진 이곳 북극곰이 겨울을 날 요긴한 먹이가 되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았다. 얼음이 모두 녹은 여름 동안 연구진은 익사한 흰부리돌고래 주검 7구를 확인했다.
물론, 연구자들은 이 북극곰이 흰부리돌고래를 사냥한 것이 아니라 질식사한 주검을 끄집어냈을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이 지역에는 최소한 6마리의 북극곰이 서식한다.
북극곰의 주식은 물범이지만 기회가 닿으면 다른 동물을 사냥하거나 주검을 처분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이제까지 북극곰의 식단에 오른 고래 종류는 흰돌고래, 일각고래 등 모두 7종이다.
이번 연구는 흰부리돌고래가 북극곰 먹이 목록에 새로 오르게 됐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로 달라진 환경이 북극곰과 돌고래 모두에게 새로운 적응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극지 연구> 최근호에 실렸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Jon Aars et. al., White-beaked dolphins trapped in the ice and eaten by polar bears, Polar Research2015, 34, 26612, http://dx.doi.org/10.3402/polar.v34.26612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온난화로 물범 사냥 어려워져…녹은 바다 진출한 돌고래 폭풍에 갇힌 듯
노르웨이 북극연구소 연구원들은 북극 스발바르 제도에 서식하는 북극곰을 마취시켜 추적장치를 갈아끼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4월23일 이들은 커다란 북극곰 한 마리가 무언가 먹는 모습을 발견했다.
북극곰은 피요르드 해안에서 5m쯤 떨어진 얼음판 위에서 죽은 흰부리돌고래를 뜯어먹고 있었다. 돌고래 1m 옆에는 가로세로 60 X 75㎝ 크기의 타원형 구멍이 뚫려 있었다.
얼음은 20㎝ 두께였고 이 부근에서 또 다른 얼음구멍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이런 정황에 비추어 얼음에 갇힌 돌고래를 북극곰이 사냥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보통 흰부리돌고래는 북극해가 두껍게 어는 겨울과 봄에 이 해역에 출현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이곳의 상황은 달라졌다.
2014년 3월28일까지 이 해역은 얼지 않은 상태였다. 흰부리돌고래가 이곳에 진출한 것은 이 때문이었을 것으로 연구원들은 짐작했다.
그러나 4월17일과 18일 매우 강력한 북풍이 불면서 유빙이 피요르드로 밀려와 순식간에 해역을 얼음으로 뒤덮었다. 얼음에 갇힌 한 무리의 흰부리돌고래는 탈출구를 찾으면서 얼음이 얼지 않도록 마지막 ‘숨구멍’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주로 물범을 사냥하는 북극곰이 노리는 것은 이런 숨구멍이다. 숨구멍 옆에 잠복했다가 주기적으로 숨을 쉬기 위해 나타나는 물범을 공격한다.
돌고래도 물범과 마찬가지로 숨구멍으로 떠오르다 북극곰에게 붙잡혔을 가능성이 있다. 이 돌고래는 몸무게 300㎏, 길이 2m가량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고, 목격된 북극곰은 16~20살의 다 자란 수컷이었다.
이곳에서 50m 떨어진 해안에서 또 다른 흰부리돌고래 주검이 발견됐다. 발자국으로 미뤄 이 돌고래도 같은 북극곰이 사냥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정했다.
흥미롭게도 처음 발견한 돌고래 주검은 눈으로 감춰진 상태였다. 북극곰이 뒷날을 고려해 먹이를 감추는 행동은 잘 보고돼 있지 않다.
연구자들이 마취시켜 관찰한 결과 이 포식자는 갈비뼈가 드러나 있을 정도로 말라 있었다. 그런데 배는 불룩해 돌고래로 포식했음을 알 수 있었다.
길잃은 흰부리돌고래 무리는 얼음이 줄어들어 물범 사냥이 곤란해진 이곳 북극곰이 겨울을 날 요긴한 먹이가 되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았다. 얼음이 모두 녹은 여름 동안 연구진은 익사한 흰부리돌고래 주검 7구를 확인했다.
물론, 연구자들은 이 북극곰이 흰부리돌고래를 사냥한 것이 아니라 질식사한 주검을 끄집어냈을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이 지역에는 최소한 6마리의 북극곰이 서식한다.
북극곰의 주식은 물범이지만 기회가 닿으면 다른 동물을 사냥하거나 주검을 처분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이제까지 북극곰의 식단에 오른 고래 종류는 흰돌고래, 일각고래 등 모두 7종이다.
이번 연구는 흰부리돌고래가 북극곰 먹이 목록에 새로 오르게 됐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로 달라진 환경이 북극곰과 돌고래 모두에게 새로운 적응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극지 연구> 최근호에 실렸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Jon Aars et. al., White-beaked dolphins trapped in the ice and eaten by polar bears, Polar Research2015, 34, 26612, http://dx.doi.org/10.3402/polar.v34.26612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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