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고래, 삼팔이 이어 춘삼이도 엄마 됐다

제주 돌고래, 삼팔이 이어 춘삼이도 엄마 됐다

허호준 2016. 08. 16
조회수 641 추천수 1
수족관 공연 돌고래 자연복원 뒤 야생번식 잇따라 성공
전문가들 "세계적으로 드문 일", 새끼 데리고 유영 확인

dol1.jpg» 제주대-이화여대 돌고래 연구팀은 16일 3년 전 제돌이와 함께 고향 바다에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춘삼이가 새끼를 낳아 기르는 것으로 확인했다. 등지느러미에 숫자 '2'라는 표식이 있는 춘삼이 바로 옆에 새끼 돌고래가 헤엄치고 있다. 연합뉴스

불법포획돼 제주에서 돌고래쇼 공연에 동원됐다가 3년 전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들이 연이어 야생번식에 성공했다. 방류 돌고래의 야생번식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제주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돌고래연구팀은 지난 2013년 제돌이(수컷·17살 추정)와 함께 고향 제주 바다에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춘삼이’(16살 추정)가 새끼를 낳아 같이 유영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춘삼이의 출산은 ‘삼팔이’(13~15살 추정)가 번식에 성공한 사실이 알려진 뒤 4개월 만이다.

이화여대 연구팀은 지난 9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등지느러미에 숫자 ‘2’라는 표식이 붙어있는 춘삼이가 새끼 돌고래와 함께 ‘어미-새끼 유영 자세’로 헤엄쳐 다니는 장면을 목격했다. 연구팀은 제주 연안을 돌며 찍은 수천여장의 돌고래 사진을 분석한 결과 6월 중순까지는 춘삼이가 홀로 다녔으나 1개월 전부터는 춘삼이 곁에 새끼 돌고래가 바싹 붙어 헤엄쳐 다니는 모습이 있는 것이 확인됐다.

dol2.jpg» 춘삼이와 함께 헤엄치는 새끼 옆구리에는 어미 뱃속에서 오랫동안 웅크리고 있을 때 생기는 특유의 몸통 줄무늬 자국이 선명하다. 연합뉴스

연구팀은 7월20·25·31일과 이달 9·10·11일 등 여섯 차례에 걸쳐 춘삼이와 새끼의 모습이 목격했다. 또 1m가 안 되는 작은 크기, 어린 새끼 돌고래 특유의 몸통 줄무늬 자국이 선명한 것으로 보아 6월 말에서 7월 중순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삼팔이는 지난 3월28일 같은 연구팀에 의해 새끼와 함께 유영하는 ‘어미-새끼 유영 자세’가 목격된 바 있다.

김병엽 제주대 교수는 “돌고래 방류는 아시아에서 처음이고, 남방큰돌고래는 세계 처음이었다. 돌고래가 살아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마운 일인데 삼팔이와 춘삼이가 연이어 번식에 성공한 사례는 세계에서 처음이다”고 말했다.

방류 돌고래는 서식지를 몰라 찾는 일 자체가 어려운데 비해 제주도 연안의 남방큰돌고래는 제주섬 주위를 돌아다니는 정주형 돌고래여서 찾을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김 교수는 “돌고래의 방류에 대해 초기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사람이나 언론들이 있었지만 방류 돌고래의 야생번식이 잇따라 성공함으로써 자연 복원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심어주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dol3.jpg» 지난 3월 삼팔이가 자신의 새끼인 돌고래가 함께 유영하는 모습. 첫 번식 성공이었다. 제주대-이화여대 돌고래 연구팀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국제보호종으로 110~120여 마리 정도로 추정되며, 등지느러미가 사람의 지문처럼 제각각이어서 개체를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돌이와 춘삼이는 등지느러미에 각각 ‘1’과 ‘2’의 표식이 붙어있다. 삼팔이는 방류 전 바다로 빠져나갔으나 등지느러미에 있는 상처로 확인됐다.

춘삼이는 2009년 6월 제주시 앞바다에서 어민이 쳐놓은 정치망에 걸려 제주도 내 한 공연업체에 1000만원에 팔린 뒤 돌고래쇼 공연에 동원됐다가 지난 2013년 7월18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제돌이와 함께 방류됐다. 삼팔이는 한 달 앞선 같은 해 6월22일 서귀포시 성산포항 임시 가두리에서 제돌이, 춘삼이와 야생 적응 훈련을 받다 찢어진 그물 사이로 빠져나갔다.

글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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