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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폭기 이례적 단독 기습 ‘무력시위’... 한국 국방부는 발표도 없어 ‘논란’


미국령 괌에서 출격 대기 중인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의 모습.
미국령 괌에서 출격 대기 중인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의 모습.ⓒ미 국방부 공개 사진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Lancer) 편대가 2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하는 이례적인 기습 ‘무력시위’를 전개했으나, 한국 국방부나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에 관해 발표를 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국방부는 한국 시간 24일, 새벽 3시경 다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오늘 일찍 여러 대의 B-1B 랜서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발진한 F-15 전투기들의 호위(escort)를 받으며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international airspace)을 비행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 “이것은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이번이 휴전선(DMZ) 최북쪽으로의 비행”이라며 “이는 북한이 그동안 해온 무모한 행동을 미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무력시위’임을 분명히 했다.
미 국방부는 그러면서 “이번 임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위협도 무찌를 수 있는 많은 군사적 옵션들을 갖고 있다는 미국의 결의와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미 본토와 우리의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모든 군사적 능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의 이러한 공식 성명 발표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방부나 합참은 24일 오전까지 이에 관해 전혀 발표를 하지 않았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기자의 질의에 “현재 해당 내용을 파악 중에 있다”며 “합참이 따로 발표할 것은 현재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도 “미국 측으로부터 사전에 통보나 협의를 받은 것이 있느냐”의 질문에 “한미 전략자산의 구체적 작전 내용에 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관해 기자가 “미국 측은 이미 다 발표했다”는 점을 지적하자, “발표할 내용이 있으면,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국방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평소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이러한 사항은 왜 미국 측이 독자 발표하느냐”의 지적에 “이번 임무는 미국 측이 단독으로 진행한 내용으로 안다”며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미 측이 ‘미국의 결의와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번 비행이 북한에 대한 시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 한미가 같이 인지하고 발표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미국 측과는 충분히 사전에 협의가 되고 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에 관해 미 CNBC 방송 등 외신들은 “국방부의 B-1B 전략폭격기 무력시위 발표가 리용호 외무상의 연설 시각에 조금 앞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이 리 외무상의 유엔 연설을 앞두고 사전 경고를 보내려고 기습적으로 무력시위를 전개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논란에 관해 미 태평양사령부의 데이비드 밴험 대변인은 기자에게 보낸 답변에서 “이번 임무가 독자적으로 진행되었지만, 우리의 철통같은(ironclad) 강한 동맹 증거(testament)로 한국이나 일본 등 지역 동맹과 협력 하에 진행됐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연일 북미 간의 ‘말 폭탄’ 전쟁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측이 일방적으로 전략폭격기의 기습 무력시위를 감행하고 한국 측은 이에 관해 발표도 하지 않은 것은 이른바 ‘코리아 패싱’과 관련해서도 또 다른 심각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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