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궐

 

창궐
강기석 | 2020-08-18 10:01:3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중세시대 인간이 병균의 공격을 받아 유럽 인구의 1/3이 죽어나가는 처참한 상황에서도 인간끼리의 전쟁은 그치지 않았던 모양이다.

당시 오염이 됐든 감염이 됐든 전염이 됐든, 병균의 개념을 잘 알지 못했음에도 난공불락의 성을 공격하던 군대가 병(페스트)으로 죽은 시체를 투척기로 성안에 던져 넣는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이를테면 현대 세균전의 효시라 할 만하다는 것이다.

광복절 75주년에 서울 광화문에서 보수(?)집단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는 소식에 옛날 읽었던 이야기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위기감이 감도는 와중에 열린 이 집회 참석자 중에는 “코로나를 확산시켜 문재인정부의 방역시스템을 무너뜨리고 그로 인해 야기된 사회 불안을 이용해 문재인정부를 무너뜨리자”는 주장을 한 자들도 있다고 한다. 어쩌면 주최 측 전광훈 일당의 감춰진 의도인지도 모르지.

중세시대에는 ‘감염’이란 개념을 몰랐으므로 설사 성 안의 적이 다 죽은 후 무혈입성 하더라도 결국 자기들도 다 죽으리라는 것 역시 몰랐으리라. 어쨌든 죽여야 할 적이었으므로 아무런 죄의식 없이 오염된 시체를 던져 넣었으리라.

그러나 전염병의 무서움을 분명히 알고 있는 현대에 살면서 다만, 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체 안에 치명적 바이러스를 거리낌없이 퍼뜨리려고 하는 자들.

이들에게는 패륜이며 반역이라는 단어마저도 적절치 않다. 그런 단어는 사람의 행동에게나 붙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 ‘창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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