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이 미국보다 중국 눈치 더 보는 이유
-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위원회
- 승인 2021.06.2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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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의 길] (1) G7과 나토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이 13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 공동성명이 14일 연달아 발표되었다. 두 공동성명 모두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공동대응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나자마자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에서 중국은 적이 아니라며 발을 빼는 발언이 잇따른다.
미국은 현재 중국을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전 세계에 반중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인도, 일본, 호주로 구성된 쿼드(Quad)를 들 수 있다. 쿼드는 지난해 11월 인도양에서 모여 말라바르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 4월에는 쿼드 4개국과 프랑스가 인도 벵골만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등 군사동맹체로서의 성격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아시아판 나토”라며 강하게 반발한다.
또한 중국의 5G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5G 클린 네트워크’를 진행해왔다.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 업체의 제품을 배제하는 정책으로 동맹국들에 참여를 강요해 왔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는 중국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들을 지원하는 방식까지 동원해 중국을 고립시키고 있다. 또한 지난 11일~13일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를 견제하기 위해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을 출범하기로 했다.
이번 열린 G7 정상회의와 나토 정상회의는 확대된 반중전선을 못박으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이다. 그런데 유럽에서 곧바로 중국에 유화적인 발언을 연달아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중국은 독일의 최대 교역국이다. 독일의 대중국 교역규모는 288조원에 달한다. 영국은 2025년까지 중국으로부터 105억 파운드(약 166조원) 가량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중국 기업인 화웨이의 해외 5G 무선통신 장비 생산 공장이 처음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중국과 경제적으로 얽혀있는 것이 많은 만큼 실익을 선택한 것이다.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유럽만이 아니다. 중국을 제1의 교역 상대로 설정한 나라는 100여 개국이 넘는다. 반면 제1의 교역 상대국이 미국인 나라는 60여 개국이다. 또한 2030년 중반 경에는 중국이 미국의 명목상 GDP마저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많은 나라들이 미국의 반중국 전선에 공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중국과의 협력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소련 및 동유럽의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유일무이한 패권 국가로 군림한 미국의 절대적 우위는 이렇게 무너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미국의 신자유주의는 금이 간 반면 중국은 꾸준히 부상하고 있다.
현 세계정세는 패권을 놓지 않으려는 미국과 이에 대항해가는 중국의 충돌에 전 세계가 휘말리는 형국이다. 독일, 프랑스, 영국 선택은 모든 국가가 현 상황에서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다.
우리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나?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우선시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 동안 쿼드참여를 부인해왔으나 한미정상회담에서 사실상 쿼드가 이루고자 하는 내용을 실질적으로 수용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전선에 참여하게 됐다.
주권국가의 외교정책이 미국의 의도와 입장 안에 국한되어 선 안된다. 이제는 우리의 길을 선택할 때이다. 그것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은 군사력이나 경제력을 높이는 데 있지 않다. 우리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 전 민족이 하나로 뭉친 ‘자주’의 힘이 필요하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풀어가려는 문재인 정부의 전략은 십분 이해가 된다. 그러나 미국의 정통 우방국인 서구 유럽마저 자국의 이익을 위한 외교 행보를 펼치는 모습에서 우리도 교훈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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