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남북, 17시간째 밤샘 마라톤 협상…합의점 못 찾아 진통

등록 :2015-08-24 07:27수정 :2015-08-24 08:55

남 ‘지뢰 도발 등 사과’ vs 북 ‘도발 부인…확성기 중단’
군 “북 잠수함 70% 기지 이탈”…군사적 긴장도 이어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탄 차량 행렬이 23일 오후 이틀째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린 판문점에 가기 위해 통일대교를 지나고 있다. 파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탄 차량 행렬이 23일 오후 이틀째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린 판문점에 가기 위해 통일대교를 지나고 있다. 파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23일 오후 3시30분 시작된 2차 남북 고위급 회담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17시간 넘게 계속되고 있다.
남쪽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쪽의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는 23일 오후 3시30분부터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차 ‘2+2 접촉’을 속개해 협상을 벌였으나, 24일 오전 8시30분 현재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회담을 계속하고 있다.
남북은 회담에서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서부전선 포격 사건→북한의 준전시상태 선포 등으로 이어지면서 고조되고 있는 남북간 군사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남북의 입장 차이가 적지 않아 서로 만족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남쪽은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과 서부전선 포격을 북한의 군사 도발로 규정하고 책임 인정과 사과 등을 요구해 왔다. 반면 북쪽은 이들 사건과 무관하다고 부인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남북은 회담에서 남북관계 전반의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쪽은 이산가족 문제, 남북간 군사적 신뢰 조치, 북핵 문제 해결 등을 거론하며 남북관계 진전 방안을 설명했으며, 북쪽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의 중단과 남북 경협·교류를 제한한 5·24 조치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남북 고위급 회담 중에도 북쪽은 잠수함 50척을 전개하고 남쪽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하는 등 군사적 대치 국면은 이어졌다.
군은 23일 북한 잠수함·정의 70%가 동·서해 기지에서 사라졌다며 추적에 나섰다. 군 당국자는 “평소보다 10배나 많은 잠수함·정이 기지를 이탈했다”며 “이들이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잠입해올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사격 준비에 들어간 북한군 포병 전력도 며칠 사이 두 배 늘어났다고 군 당국자가 전했다.
남쪽도 22일 한미연합사령부가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에서 ‘2’로 격상한 뒤 이를 계속 유지했다. 또 미군 주관의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했던 KF-16 등 공군 전투기 6대는 23일 남북 대치 상황 등을 고려해 예정보다 이틀 앞당겨 알래스카에서 귀환했다.
앞서 남북은 22일 오후 6시30분 판문점에서 1차 ‘2+2 고위급 회담’을 열어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9시45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회담은 북쪽이 21일 오후 김양건 비서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사태 수습’을 제안한 뒤 남쪽의 수정 제의와 북쪽의 재수정 제의를 거쳐 성사됐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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