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씨가 2017 성남시 시민참여예산축제에서 최근 ‘영창’발언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오마이TV
김제동씨의 ‘영창 발언’ 파문이 검찰 수사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서울중앙지검은 10월 13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김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협박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형사1부 (심우정 부장검사)에 배당해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이 제기하면서 시작된 김제동씨의 영창 발언은 (김제동씨는 지난 해 방송에서 방위 시절 장성 행사에서 사회를 보던 중 군사령관의 배우자를 아주머니라고 호칭했다가 13일간 영창에 수감됐다고 밝혔다) 국감 증인으로 요청하느냐 마느냐에서 검찰 수사까지 확대된 셈입니다.
김제동씨는 국감 증인 출석 요구가 제기됐던 시기에 성남시 축제에서 “저 불러서 이야기 시작하면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씨가 이토록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군대를 제대로 수사한다면 엄청나게 많은 비리가 터져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병 인가 외 파견, 무보수 종업원으로 100억대 수익, 간부 회식비 등으로 사용’
김제동씨는 ‘자신은 방위라 일과 시간 외 영내에 남아있으면 안 된다’라며 군부대 회식 때 사회를 본 것 자체가 규정을 어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단기 사병인 방위가 일과 시간 외 영내에 남아 있는 자체도 문제이지만, 현역 사병이 일과 시간 외에 영내 밖에 있는 일도 문제입니다.
육군 일선 부대들이 민간인을 상대로 숙박, 요식 업소를 운영하면서 일반 전투병을 무보수 종업원으로 인가 외 파견했던 사실도 있습니다. (육군 복지회관은 군부대 주변에 위치한 시설로 군 가족 또는 면회객 등이 식사나 숙박을 할 수 있는 시설이다. 그러나 일부 복지회관은 민간인들도 사용할 수 있다)
2015년 9월 8일 권은희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육군 복지회관 현황 자료’를 보면 육군 부대 회관에서 일하는 병사는 모두 1142명으로 인가규모 823명보다 40%가량 많았습니다.
군단, 사단급 일선 부대들이 전국 131곳의 복지회관에 인가 외 병사를 파견해 거둔 수익은 2014년에만 총 101억 3600여만 원이었습니다. 사실상 무급 병사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절반가량이 간부 회식비, 간부 격려금, 기무부대 격려금 등 지휘관 업무추진비 성격 등으로 집행되었습니다.
전투해야 하는 병사들이 지휘관들의 쌈짓돈을 벌기 위해 총 대신 접시를 나르고 빗자루를 든 셈입니다. 만약 전쟁이 벌어지면 전투병들을 찾아 복지회관으로 달려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부대 회식 등에 사용해달라고 기증한 돼지까지 팔아먹은 장교’
군대 내 장교들의 불법과 탈법, 비리는 과거에도 끊임없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장교들과 지휘관들의 비도덕적인 행태는 고스란히 국방력 약화와 사병들 사기 저하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해군 장성과 부인들이 저도에서 군 예산으로 야유회를 열고 있는 장면 ⓒ오마이뉴스
2013년 해군은 경남 진해 저도에서 해군 장성 부인 40여 명이 참석한 야유회를 열었습니다. 해군본부는 이 행사에 군 예산 700만 원을 배정했고, 이 행사를 위해 군 함정까지 동원했습니다.
2008년 6월에는 전 육군대장을 포함한 예비역 장성 20여 명이 전적지 답사와 역사세미나 명분으로 군 수송기를 전세기처럼 이용한 뒤 제주도를 방문해 부부동반 골프를 치기도 했습니다.
2005년 육군 모부대 장교는 민간인들이 부대 회식 등에 사용해달라며 기증한 돼지 13마리를 595만 원에 팔아 개인적으로 착복했습니다.
모부대 경리장교는 소속 부대에 입소한 예비군들의 훈련보상비 420여만 원과 간부자녀 학자금 280여만 원, 병사 월급 17만 원 등을 횡령하기도 했습니다.
군 보급품을 팔아먹고, 훈련비를 횡령하는 일들은 1950~60년대에만 벌어졌던 일만이 아니라,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군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난했던 참모총장, 비리로 구속’
▲ 2009년 MBC PD수첩이 보도한 ‘한 해군 장교의 양심선언’ ⓒMBC PD수첩 캡처
2006년 해군 장교 김영수 소령은 계룡대 근무지원단에서 간부들이 최소 9억 4천만 원을 횡령한 사실을 군 수사기관에 신고합니다. 그러나 수사는 ‘혐의없음’으로 나왔고, 김 소령은 옷을 벗을 각오를 하고 MBC PD수첩에 제보합니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은 “지금 군인으로서의 신분을 망각하고 자기 일신을 위해서 그런 책임 없는… 그런 사람의 말을 빌려서 그것이 마치 사실인 양 해군이 매도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고 김 소령을 비난하기까지 했습니다.
김 소령을 비난했던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은 2008년부터 2년여 동안 해군 복지기금 집행 액수를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27차례에 걸쳐 5억 2천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2012년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습니다. 또한 유도탄 고속함과 차기 호위함을 수주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7억 7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장남과 함께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은 “김제동이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우리 군 간부 문화를 정말 희롱하고 조롱한 것으로 군에 대한 신뢰를 굉장히 실추시키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군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방력을 약화하고, 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동을 하는 사람은 군 장성들과 지휘관들입니다. 개그맨의 발언을 수사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장교들을 모두 전수 조사를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김제동씨가 수사 과정이나 토크쇼 등에서 각종 군대 비리를 말한다면 과연 대한민국 국방부가 감당할 자신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강위원 상임대표 고희철 기자 khc@vop.co.kr 발행 2024-06-06 16:14:31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전면으로 부상해 4.10 총선 결과 민주당의 한 축을 이뤘다. 대개 언론에는 ‘친명 강경파’ 조직으로 소개된다. 지난 2일 2기 강위원 상임대표가 선출됐다. 한총련 의장을 거친 강 대표는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서 여민동락 공동체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민형배 구청장 시절 광산구노인복지관장 등을 거쳐 이재명 도지사 시절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을 맡았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일정을 총괄했고, 그 뒤 당대표 특보와 혁신회의 1기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혁신회의는 국회의원 31명을 배출해 당내 최대 정치세력으로 불린다. 강 대표 본인은 경선에서 사퇴해 국회 입성에 실패했지만 상임대표가 됐다. 그러나 혁신회의와 강 대표는 언론에 대체로 부정적으로 언급된다. 친명, 강경, 팬덤, 개딸 등의 연관어와 함께. 특히 국회의장 후보 경선으로 촉발된 당원민주주의 논쟁은 부정적 보도 증가에 기여했다. 3일 여의도의 오피스텔에 자취방처럼 차려진 혁신회의 사무실에서 강 대표를 만났다. 묻고자 한 것은 간단했다. 지난 총선에서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으로 당을 장악했다는 비판과 극성 팬덤을 앞세워 국회까지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비판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6.03 ⓒ민중의소리 1시간을 예정한 인터뷰는 2시간 30분을 넘겨 간신히 ‘중단’됐다. 그는 거침이 없었고, 할 말이 많았다. 그의 말은 영광군과 광산구와 경기도를 넘나들었고, 5.18정신과 김대중, 노무현도 수시로 언급됐다. 특히 언론의 당원민주주의 폄하에 강하게 반박했다. 친명만 공천되고 비명은 탈락한다는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에 강 대표는 “그게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이어 “작업을 한 ...
우드사이드 사업 철수 과정 해명 석연치 않아, 경쟁입찰 했다는데 공개된 기록 없어…검증 과정도 불투명 홍민철·조한무 기자 발행 2024-06-07 15:16:28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6.07. ⓒ뉴시스 동해 영일만 석유·가스 탐사 사업과 관련한 여러 의혹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석유공사, 사업성 분석업체 액트지오가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 대형 석유회사가 사업성 없다고 판단한 사업을 재추진한 이유, △ 사업성 분석 주체로 영세 업체인 액트지오를 선정한 이유, △ 매장량 및 성공 가능성을 추산한 근거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과학적 근거는 없었다. 그 흔한 그래프, 도표 한장 제시하지 않았다. 원론적 설명에 그쳤다.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쟁점별로 정리했다. 15년 탐사한 대형 업체 우드사이드와 액트지오 판단, 왜 달랐나? 이번 사업은 당초 석유공사와 함께 탐사를 진행했던 호주 대형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철수한 뒤 사실상 재추진됐다. 때문에 ‘경제성 없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우드사이드는 지난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동해에서 석유공사와 공동으로 탐사를 진행했다. 2D 광역 탐사를 시작으로 시추공 2개를 뚫고, 3D 탐사로 자료를 구체화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7월, 돌연 사업 중단을 통보했다. 이와 관련 곽원준 한국석유공사 국내사업개발처 수석위원은 “배경을 보면 우드사이드가 다른 회사와 합병 후 글로벌 탐사 전략 변경 과정에서 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사업 중단이 동해 영일만 탐사의 사업성이나 경제성 문제라기 보다는 우드사이드 자체 사정이라는 취지다. 추가 설명도 내놨다. 우드사이드가 실시한 대규모 3D 탐사 결과를 충분히 평가하지 ...
[박세열 칼럼] '서초동 권력'이 접수한 한국사회 세계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6.08. 04:09:34 한국은 '삼권분립'으로 설명될 수 없는 독특한 권력 지형을 갖고 있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의 틈새에 제 4부라 할 수 있는 '검찰 권력'이 존재한다. 검찰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스스로를 '준사법기관'으로 여긴다. 한국 검찰은 행정부이면서 행정부 포함 3부의 권력을 모두 견제하는데, 이 '검찰 권력'의 핵심은 수사와 소추의 독점 권한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범죄가 되는지 안되는지 1차적으로 판단하는 권력이다. 원래 검찰은 법을 집행하는 행정권의 '절제'와 '인권 보호'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식 원님 재판을 막기 위해 사법권을 행사하는 판사와 동등한 수준의 법률전문가를 국가에서 고용해 '형사 절차'의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기소독점권'과 같은 막강한 권한으로 '수사와 소추'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한국 검찰은 3권의 사각지대에서 독특한 포지션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앉아 한국 사회를 호령해왔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3권 분립이 아니라 독특한 권력 분류법이 구전을 통해 존재한다. 이른바 '한국사회 세계관'이다. 여기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여의도 권력(정치)과 서초동 권력(검찰), 그리고 강남 권력(재벌)의 '삼권분점'으로 이뤄진다. 서울의 유명 지명들을 딴 이 권력 분류법은 '삼권분립'과 같은 따분한 학술적 규정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해준다. 비유하자면, '삼권분립'이 낮의 권력 지형도라면, '삼권분점'은 밤의 권력 지형도다. 교과서와 필드매뉴얼의 관계라고 할까? 이 '구전설화'의 세계관에서 '행정부'를 따로 뺀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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