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칼럼] 이낙연 신당은 역사의 선순환이 아니다
31일 이낙연 전 총리의 신당창당 계획이 보도되었다, 이로 보면 30일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은 이 계획에 따른 로드맵이었음이 확실하다. 즉 아무리 보수언론이 은근히 띄워도 바람 자체도 없는 신당론이지만 직접 신당으로 가기 보다는 ‘명분’을 위해 이 같은 밑작업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 회동이 끝난 뒤 헤어지기 전 악수하는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총리
이날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낙연 전 총리는 31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일부 측근과 함께 향후 진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 회의를 열고 내년 1월 4일 신당 창당을 선언하기로 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회의에선 구체적인 창당 시점에 대해 1월 4일 신당 창당 선언을 거쳐 1월 10일에서 15일 사이에 발기인대회를 개최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낙연 신당’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었다. 이는 야권이 주장하는 ‘검사 정권’의 퇴치와 '민주 정권' 탈환이라는 선순환에 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보다 더 확실한 ‘검사들의 나라’를 저들에게 헌납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혹자는 현 여권 또한 이준석 세력의 이탈로 인해 일사분란은 힘들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태동도 방향성도 정치결사체의 목적도 같지 않다.
이준석 신당은 국민의힘과 같이 보수주의를 지향하고 주장하고 있으나 공개적으로 ‘국민의힘과 지지층 전쟁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준석도 천하람도 이기인도 대외적으로 윤석열과 그 패밀리를 비난하지만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주적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이들은 윤석열 세력에 반대하면서 국민의힘이 놓친 중도보수를 자신들이 견인하여 전체 보수진영의 밥그릇을 크게 하겠다는 욕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그들은 국민의힘과 지역구에서 크게 경쟁하지 않을 개연성도 있다. 즉 핵심인사 몇은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특정 지역구에 출마를 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정당득표를 노리는 방식으로 총선 전략을 짜고 있을 수 있다.
이는 핵심인사들이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들과 겨룬다 해도 소수의 지역구이므로 국민의힘 전체 지역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낙연 신당’은 목표 자체가 ‘이준석 신당’과 다르다.
즉 호남과 수도권을 발판으로 하는 야권 주류 위치 탈환이 이들의 목표다. 이낙연 전 총리는 한 인터뷰에서 “욕심 같아서는 원내 1당을 목표로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이낙연 신당’은 민주당 공천 탈락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탈당파들이 호남은 물론 수도권 곳곳에서 출마, 민주당 후보들과 생사를 건 싸움을 할 것이다.
이는 민주당 지지표의 상당수 이탈을 불러올 개연성이 있으며 수도권 박빙 지역구 상당수에서 그들도 당선되지 않고 민주당 후보도 떨어트리면서 국민의힘 좋은 일만 시키는 결과를 낼 수도 있다. ‘이낙연 신당’은 저들 ‘검사들의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세력에게 도움이 되고 민주시민이 이끄는 국가를 만드는데는 확실한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31일) 나온 한 여론조사 결과 이낙연 신당으로 지지정당을 바꾸겠다는 응답을 한 유권자는 7%에 불과, 이준석 신당으로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 9%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출범하면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바꿀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18%가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바꿀 의향이 없다”는 74%, “모름 혹은 응답거절”은 8%였다.
여기서 “지지 정당을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18%)의 선호정당은 ‘이준석 신당’(9%), ‘이낙연 신당’(7%), ‘모름 혹은 무응답’(2%) 순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의뢰, 한국갤럽 조사:12월 28~29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17명 대상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응답률 14.6%,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는 미세하지만 ‘이준석 신당’에 대한 지지세가 ‘이낙연 신당’에 대한 지지세보다 더 높다는 것으로, 앞서 언급했듯이 ‘이준석 신당’은 새로운 지지층을 찾아 나선 반면 ‘이낙연 신당’은 민주당 비토세력을 찾아 나선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은 민주당 지지층이 '이낙연 신당' 쪽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 뜻이기도 하다.
오늘(31일)부터 22대 총선까지는 딱 100일이다. 정치가 생물이란 말처럼 이 100일간 민심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 윤석열 대통령을 반대하는 최소 60% 이상의 국민은 ‘검사 정권’을 찬성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검사 정권’ 퇴치가 역사의 선순환이다. 역사를 선순환으로 돌리려면 100일 후 총선에서 그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민심은 ‘이낙연 신당’이 우리 정치사에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앞선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다. 또 이런 여론조사가 아니라도 민주당은 현재 국민들에게 크게 인기 있는 정당은 아니지만 민주당의 상대당인 국민의힘도 민주당을 능가하는 인기를 구가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낙연 신당’ 세력은 일단 ‘신당’이 아니라 ‘검사 정권’의 연장을 막는데 하나의 세력으로 힘을 합치는 것이 우선이다. 당내 전쟁은 총선이 끝난 뒤에도 얼마든지 할 시간이 있다. 이낙연 신당은 역사의 선순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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