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대법’ 다시 보기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138] ‘존대법’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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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호야, 선생님이 너 오시래” “손님, 커피 나오셨습니다” “먼저 계산하실게요” 등은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문장들이다. 그런데 모두 잘못됐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물론 나이가 지긋한 독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사실 우리의 젊은이들은 존대법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냥 아무거나 높이면 되고, 아무 때나 ‘시’를 붙이면 된다고 생각하나 보다.
첫 번째 문장은 듣는이를 높여서 잘못된 것이다. 선생님을 높이려면 “태호야, 선생님께서 너 오라셔”라고 해야 정확한 문장이다. 두 번째 문장은 커피라는 물건을 높인 것이 잘못이다. ‘시’가 들어가려면 높이는 대상이 유정물이어야 한다. 즉 사람이 대상이 되어야 하는데, 커피를 높였으니 말도 되지 않는 문장이다.
세 번째 경우는 요즘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쓰는 표현이다. 골프장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치실게요”라고 하는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7번 아이언으로 치시겠습니까?”라고 해야 한다. “먼저 계산하실게요”는 “먼저 계산해 주시겠습니까?”라고 해야 하는데, 어느 나라에서 온 말인지 알 수 없는 존대법이 요즘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한 세대가 지나면 이것도 표준어가 될지 모르겠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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