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전문지 잇따른 갈등 ‘왜?’
대언론 강경대응 방침으로 전환? 삼성전자 “정상적인 정정보도 요청”
입력 : 2014-04-02 09:09:07 노출 : 2014.04.02 09:20:54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S5에 부정적인 보도를 한 언론사에 정정보도 요청을 하면서 언론계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강력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언론사는 ‘언론 길들이기’라며 반발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명백하게 사실관계가 틀린 기사에 정상적으로 정정보도를 요청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삼성의 언론 대응 전략이 달라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전엔 언론과의 관계를 고려해 온라인 기사를 수정하는 수준에서 매듭을 지었으나 이번엔 민사소송을 거론하는 등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언론사에게 삼성은 일반 기업과는 전혀 다른 존재다. 죽어가는 언론시장에서 광고 수입은 거의 유일한 ‘밥줄’이며, 때문에 삼성 광고를 받느냐 못받느냐는 생존과 직결된다. 표면적으로는 취재 대상이지만 사실상 가장 중요한 광고주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2007년 김용철 전 법무팀장의 ‘비자금 의혹 폭로’를 집중보도한 후 2년여 동안 삼성 광고를 받지 못해 재정적 타격을 받기도 했다.
이런 특수관계 때문에 대다수 언론은 삼성에 우호적인 논조를 보인다. 특히 산업진흥을 강조하는 업계신문들과의 관계는 돈독하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와 전자업계 대표신문들의 불협화음이 잇따라 발생했다. 모두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5’와 관련된 사건이다.
디지털타임스는 지난 달 130만대를 전량폐기했다고 보도했다가 다음날 정정보도했고, 전자신문은 카메라 렌즈 수율문제를 보도했다가 정정보도 요청서를 받았다. 이번 사례가 이례적인 것은 분명하다. 심규호 전자신문 전자자동차산업부장은 “내 기억으로는 삼성전자가 1면에 정정보도하라고 공문을 보낸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업계에서 제기되는 해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인용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이 ‘최근 강경한 언론 대응 방침을 밝혔다’는 설이다. 전자신문의 한 기자는 “기존엔 대충 넘어가는 분위기였다면 최근엔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라’는 방침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S5 기사를 쓴 이형수 전자신문 기자는 “보통 홍보담당자가 연락해 문구의 톤다운 등을 구두로 조정하는데 이번엔 반론 받을 때부터 삼성이 강하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며 “최근 들어서 그런 기조를 강화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롭게 들어온 언론계 출신 임원들이 강경 기조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백수현 전무(SBS), 백수하 상무(문화일보) 등을 홍보임원으로 영입했다. 언론사 한 고위 인사는 “언론인 출신은 언론계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더 배려할 수도 있고, 더 괴롭힐 수도 있다”며 “욕심이 들어가서 자신들의 역할론이 강조되면 후자 쪽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박효상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상무는 “최근 그런 방침이 나온 적이 없다”며 “명백히 틀린 부분을 바로 잡아달라는 정상적 행위”라고 말했다. 박천호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상무도 “(이 사장의) 지난 9년 동안 기본 방침이 (언론에) ‘당당하되 겸허하자’”라며 “언제나 겸허한 자세로 대하되 팩트에 대해선 당당하게 얘기하자는 소신”이라고 설명했다. 강경 대응 방침이 내려오거나 새 홍보 임원들로 인한 영향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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