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러시아를 잡을 수 없다
[번역] 미국의 대 러시아 에너지전쟁, 속수무책
필자:니콜라이 봅킨/역자:김성윤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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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04 15: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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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 니콜라이 봅킨 칼럼니스트
역자 : 김성윤 <통일뉴스> 객원기자
출처 : 온라인저널 2014년 3월 31일자
크림반도 합병에 대한 반발로 대 러시아 경제제재가 명확해지면서 미국과 유럽연합은 에너지 가격 하락 등 러시아에 타격을 입히는 여러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오바마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직접 가스 운송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러시아와의 에너지전쟁 개시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우크라이나사태, 대 러시아 에너지전쟁 개시 명분
3월 26일, 미국하원 외교위원회는 미국의 에너지 개발이 지정학적으로 어떻게 대 러시아 대응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는가를 토론하는 청문회를 열었다. 하원의원들은 에너지 수출제한 철폐를 원했는데, 현재 동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지정학적 위협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원 외교위원회 에드 로이스 위원장은 유럽이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에 의존하는 현실만큼이나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이 무력화되고, 미국의 영향력과 미국 대통령의 권위도 전 지구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변화시키는 길은 에너지 가격을 낮춰 러시아를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미국의 에너지 생산을 늘려 국내경제도 발전시키는 동시에 국가안보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오펙(OPEC) 산유국들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 에너지 공급과 관련한 정치, 안보의 붕괴를 극복해야 하며, 오히려 에너지 수출을 증가해 유럽에 대한 미국의 지정학적 이익을 높이고 러시아 등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크림반도 재합병을 계기로 미국이 대 러시아 에너지전쟁의 명분으로 이용하는 새 전략 시동의 동기가 된 것 같다. 2007년 미국 연방의회는 미국 에너지정책에 대한 의회대책으로 알려진 미 행정부의 에너지 독립과 안보정책을 승인한 바 있다. 그 내용은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아의 러시아 석유, 가스 의존도 약화를 목표로 했다. 그 보고서는 미국의 모스크바 경제봉쇄에서 유럽의 러시아 석유, 가스 수입 금지까지 포함되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미국 이란 카타르, 유럽 가스공급의 대안으로 떠올라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명분을 찾고 있었다. 이미 알려진 대로 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선언 이래,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줄이는데 50억 달러 이상을 지불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운명에는 조금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고 우크라이나 국경을 통과하는 4만Km 파이프라인만 생각했다. 그 파이프라인이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통로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공급 의존도 감축문제는 수년 동안 중요한 주제가 되어왔다. 유럽인 절반 이상이 수입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가스는 2050년까지 유럽 에너지 총수요의 25%에 이르고 2030년까지 에너지 수입에 약5천억 유로가 소요될 것이다. 러시아는 2011년 노르웨이, 알제리, 기타 나라들을 추월해 최고의 유럽 에너지 공급자가 되었다.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체코, 슬로바키아. 불가리아는 러시아 가스를 100% 의존하고 있다. 독일은 몇 년 동안 가스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으나 작년 총수요의 28%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갑자기 수입 감축방안을 찾기는 불가능하다. 뾰족한 대안이 없는 가운데 미국, 카타르, 이란 등이 주로 거론되는 국가들이다.
미국 가스 수입, 유럽의 심각한 재정손실
미국 가스의 유럽 수출은 가망성이 없는 요원한 얘기다. 가까운 시기에 이뤄질 수 없다. 미국의 셰일가스(Shale gas) 붐은 유럽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실 셰일가스 생산 목적은 미국의 유럽 석탄 수출에 따른 부족분만큼 허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2015년까지 총10기가와트 생산 능력의 가스설비를 폐쇄할 예정이다. 대신 총7기가와트 능력의 석탄 화력발전소로 대체하려 한다. 이는 유럽이 지난 수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 노력했던 스스로의 기준과 노력을 변경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가스 수입은 심각한 재정 손실을 뜻한다. 현재 해저 가스공급 시설이 전혀 없다. 당분간 독일은 대양을 넘어 액화가스를 수입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건설하지 않을 것이다. 독일인들은 미국의 에너지전략에 맞추기 위해 50억 달러의 돈을 쓸 것인가? 비록 그런 결정이 내려진다해도 해양 공급 장치가 가동되기까지는 5~6년 이상 걸릴 것이다. 만약 미국 회사가 건설한다 하더라도 처리능력은 2020년까지 600~700억 입방미터가 될 것이다. 2013년 유럽 전체 수요는 그보다 10배 이상이었고 이 가운데 러시아 공급이 30%에 달했다. 미국이 10% 공급한다 해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수출단가가 오르면 미국의 경쟁력이 약화된다. 미국은 가스프롬사(Gasprom)와 경쟁할 기회를 잡을 수 없다.
꽃놀이패를 손에 쥔 이란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이란에서 유럽까지 건설될 수 있지만 이란과 미국의 교착관계가 문제이다. 이란 가스산업 투자를 막는 국제제재는 몇 년 동안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이란 천연가스 공급 금지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 이란 제재에는 수입, 지원, 운송, 재정 투자, 보험까지 있다. 이런 제재조치가 가해지는 한, 이란이 가스 공급자라 말하는 것은 무의미한 얘기다. 비록 제재가 해제된다 하더라도 쉽게 풀리는 것은 아니다. 이란을 대 러시아 에너지전쟁의 동맹으로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서방은 핵문제에서 보다 큰 성과를 내기 위해 이란이 아사드 대통령 지원을 중단하거나 시리아 관련 문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멈추기를 바라고 있다. 이란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란은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를 서방의 약속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다. 유럽연합(EU) 외교 안보정책 고위 대표가 이란을 방문했을 때, 이란 석유장관 비얀 남다르 양가네는 대 유럽 가스수출에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고 밝혔다. 즉 경제제재 해제,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자금 지원, 러시아와 가스가격 조정권을 요구했다. 미국이 바라는 것과는 정반대로 러시아는 이란과 협력할 것이고 모든 문제에서 합의를 이룰 것이다.
자국 이익 추구하는 카타르
카타르는 대 유럽 액화가스 공급 쿼터문제에 대해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 문제가 지나치게 과장되어 버리곤 한다. 사실상 경쟁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 가스 쿼터가 오히려 늘어나 버린다. 결국 카타르는 유럽을 주요 고객으로 생각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올해 유럽대륙 공급을 줄이고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 공급을 증가시켰다.
카타르가 역할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가스량이 필요하다. 카타르의 가스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시리아와 이라크를 경유하는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나라들은 내전 중이다. 따라서 현재 상태에서 파이프라인 공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해외 투자자들도 이 프로젝트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장기적인 반러시아 에너지전쟁에 카타르를 참가시키려는 계획을 연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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