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도박한다, 주변 여건이 나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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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도박한다, 주변 여건이 나쁘면
상황이 좋을 때는 안전을, 나쁠 때는 모험을 거는 사람의 심리와 비슷
완두 이용한 실험에서 식물도 사람 등 동물처럼 전략적 판단 능력 보여
» 식물도 동물처럼 역경에 맞서 전략적 판단을 한다는 사실이 완두를 이용한 연구로 밝혀졌다. 완두 실험실 모습. Hagai Shemesh
다음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면 어떤 쪽을 고를까.
“1만원을 95% 확률로 가질래, 아니면 100% 확률로 9499원을 가질래.” 앞의 제안은 기댓값이 9500원이어서 뒤보다 낫지만 혹시 재수 없게 5%에 걸릴 우려가 있으니 보통 사람들은 안전하게 액수는 조금 적지만 뒤 제안을 받는다.
반대로 “95% 확률로 1만원을 낼래, 아니면 100% 확률로 9499원을 낼래”라는 질문에는 대개 첫 번째를 택한다. 손실 기댓값은 앞의 제안이 더 크지만 한 푼도 내지 않을 5%의 확률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심리학을 고려하는 행동경제학에서 위험이 따르는 대안 가운데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를 설명하는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의 한 예이다. 이 예는 조건이 좋을 때(돈을 받는)는 안전한 쪽을, 나쁠 때(돈을 내는)는 위험해도 모험을 거는 쪽을 택하는 것을 보여준다.
» 완두.
사람을 비롯해 유인원, 새, 사회성 곤충은 위의 예처럼 나름대로 위험을 판단해 행동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식물도 비슷하게 전략적인 판단을 한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이스라엘과 영국 생태학자들은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 1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완두가 위험을 감지해 행동을 바꾸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 완두를 이용한 실험 결과를 요약한 그림. <커런트 바이올로지>
연구자들은 완두의 뿌리를 차례로 잘라 양쪽으로 두 가닥만 남도록 한 뒤 둘로 나뉜 화분의 경계에 심는 얼개로 실험했다. 먼저 화분 양쪽의 영양분에 차이를 뒀다. 당연히 완두는 양분이 풍부한 쪽으로 뿌리를 풍부하게 뻗었다.
» 완두 실험 얼개. <커런트 바이올로지>
이어진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화분 양쪽의 양분 평균농도를 같도록 하되, 한쪽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고 다른 한쪽은 들쭉날쭉하도록 했다. 위의 전망이론 예처럼 완두에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를 물은 것이다.
양분이 풍부할 때 완두는 농도가 일정한 안전한 화분 쪽으로 뿌리를 많이 냈다. 그러나 양분의 평균농도가 식물이 성장하기에 충분치 않은 수준이 되자 완두는 변동 폭이 크지만 일시적으로는 양분이 풍부한 화분으로 향하는 모험을 택했다.
구체적으로는 토양의 평균 양분(질소) 농도가 ℓ당 0.01g 이하일 때 완두는 예측불가능한 쪽으로 뿌리를 뻗는 모험을 택했고, 0.15g 이상일 때는 일정한 안전한 쪽으로 뿌리를 냈다.
논문 제1 저자인 이프라트 데네르 이스라엘 벤 구리온대 석사과정생은 옥스퍼드대의 보도자료에서 이렇게 말했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생물의 복잡한 적응 전략이 꼭 복잡한 인지능력에서 나오는 건 아님을 이 연구에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식물뿐 아니라 세균, 곰팡이 등이 생존의 고비마다 놀라운 판단 능력을 보이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중추신경계가 없는 식물의 이런 능력은 문제가 뭔지 알 거나 생각할 줄 몰라도 오랜 진화과정에서 획득한 수많은 단순한 규칙이 모여 복잡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Dener et al., Pea Plants Show Risk Sensitivity, Current Biology (2016), http://dx.doi.org/10.1016/j.cub.2016.05.008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완두 이용한 실험에서 식물도 사람 등 동물처럼 전략적 판단 능력 보여
다음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면 어떤 쪽을 고를까.
“1만원을 95% 확률로 가질래, 아니면 100% 확률로 9499원을 가질래.” 앞의 제안은 기댓값이 9500원이어서 뒤보다 낫지만 혹시 재수 없게 5%에 걸릴 우려가 있으니 보통 사람들은 안전하게 액수는 조금 적지만 뒤 제안을 받는다.
반대로 “95% 확률로 1만원을 낼래, 아니면 100% 확률로 9499원을 낼래”라는 질문에는 대개 첫 번째를 택한다. 손실 기댓값은 앞의 제안이 더 크지만 한 푼도 내지 않을 5%의 확률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심리학을 고려하는 행동경제학에서 위험이 따르는 대안 가운데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를 설명하는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의 한 예이다. 이 예는 조건이 좋을 때(돈을 받는)는 안전한 쪽을, 나쁠 때(돈을 내는)는 위험해도 모험을 거는 쪽을 택하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을 비롯해 유인원, 새, 사회성 곤충은 위의 예처럼 나름대로 위험을 판단해 행동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식물도 비슷하게 전략적인 판단을 한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이스라엘과 영국 생태학자들은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 1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완두가 위험을 감지해 행동을 바꾸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완두의 뿌리를 차례로 잘라 양쪽으로 두 가닥만 남도록 한 뒤 둘로 나뉜 화분의 경계에 심는 얼개로 실험했다. 먼저 화분 양쪽의 영양분에 차이를 뒀다. 당연히 완두는 양분이 풍부한 쪽으로 뿌리를 풍부하게 뻗었다.
이어진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화분 양쪽의 양분 평균농도를 같도록 하되, 한쪽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고 다른 한쪽은 들쭉날쭉하도록 했다. 위의 전망이론 예처럼 완두에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를 물은 것이다.
양분이 풍부할 때 완두는 농도가 일정한 안전한 화분 쪽으로 뿌리를 많이 냈다. 그러나 양분의 평균농도가 식물이 성장하기에 충분치 않은 수준이 되자 완두는 변동 폭이 크지만 일시적으로는 양분이 풍부한 화분으로 향하는 모험을 택했다.
구체적으로는 토양의 평균 양분(질소) 농도가 ℓ당 0.01g 이하일 때 완두는 예측불가능한 쪽으로 뿌리를 뻗는 모험을 택했고, 0.15g 이상일 때는 일정한 안전한 쪽으로 뿌리를 냈다.
논문 제1 저자인 이프라트 데네르 이스라엘 벤 구리온대 석사과정생은 옥스퍼드대의 보도자료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험 많은 농부나 정원사라도 식물이 환경조건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존재로 봅니다. 저도 그랬지요. 그런데 이 연구는 일반인이 지닌 생각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잘 보여줍니다. 생명체는 자연선택으로 자신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생물체가 종종 놀라운 유연성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생물의 복잡한 적응 전략이 꼭 복잡한 인지능력에서 나오는 건 아님을 이 연구에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식물뿐 아니라 세균, 곰팡이 등이 생존의 고비마다 놀라운 판단 능력을 보이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중추신경계가 없는 식물의 이런 능력은 문제가 뭔지 알 거나 생각할 줄 몰라도 오랜 진화과정에서 획득한 수많은 단순한 규칙이 모여 복잡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Dener et al., Pea Plants Show Risk Sensitivity, Current Biology (2016), http://dx.doi.org/10.1016/j.cub.2016.05.008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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