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 구겨진 퇴적층 비밀은 '거대 화산 칼데라 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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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강 구겨진 퇴적층 비밀은 '거대 화산 칼데라 함몰'
[한반도 지질공원 생성의 비밀] <6-1> 격포리
» 전북 부안군 격포리의 채석강은 ‘수만권의 책이 쌓인 것 같다’는 비유대로 퇴적층이 가지런히 쌓여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일부 지층은 구겨지고 휘어져 끊어진 모습이다. 평온한 호수에서 벌어진 극적인 사건의 흔적이다(사진 위). 적벽강에는 습기가 많은 퇴적층에 뜨거운 용암이 쏟아져 들어와 두 암석이 격렬하게 뒤섞인 사건이 표범 무늬의 페퍼라이트 지층으로 남아 있다. 사진=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전북 고창과 부안의 지형은 독특하다. 너른 김제평야의 지평선이 서해바다로 사라지는 듯하다가 느닷없이 선운산도립공원과 변산반도국립공원으로 솟아오른다. 바다 쪽으로 더 나아가면 위도와 상왕등도가 삐죽 튀어나와 있다.
최근 권창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팀의 조사 결과 이런 지형의 뿌리가 이 일대에서 벌어진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의 일본 규슈나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처럼 당시 이곳에는 백두산 규모의 화산들이 점점이 불을 뿜고 있었다.
화산의 불꽃이 사그라들고 암석으로 굳은 당시의 흔적은 오랜 세월 가차없는 풍화와 침식으로 대부분 사라졌다. 그러나 몇몇 극적인 사건의 기록이 남아 당시의 자연사를 엿볼 귀한 기회를 제공한다.
» 중생대 백악기 한반도의 퇴적 분지(연두색)와 화산암(자주색) 분포. 네모 안은 부안, 고창, 위도, 왕등도 등의 화산암체를 가리킨다. 그림=고경태 외(2015) <대한지질학회지>
» 부안 화산암체와 선운산 화산암체의 단면 지질도. 그림=한국지질자원연구원 2013.
중생대 백악기 변산반도에는 거대한 화산이 활동했다. 수많은 분화구에서 화산재와 용암이 뿜어나왔다. 그 결과 변산반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최대 지름 20㎞의 타원형 화산암체가 아직까지 남아 있다.
화산재와 마그마 뒤섞여 ‘페퍼라이트’
23일 전북도가 지질공원 후보지의 하나로 꼽는 부안군 변산면 모항을 찾았다. 이곳에는 분화구에서 쏟아져 내린 300~500도에 이르는 뜨거운 가스와 화산재, 암석 조각이 쌓여 굳은 응회암층이 있다. 동행한 권창우 박사는 “점성이 높은 마그마가 분출할 때 마그마 방 상부에 모여 있던 화산가스가 마치 흔든 사이다병에서 탄산가스가 뿜어나오는 것처럼 폭발하면서 부석이 섞인 응회암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 모항 전경. 흰 지층이 부석을 포함한 응회암이고 검은 암석이 안산암 암맥이다. 사진=조홍섭 기자
모항 해변에 들어서면 언덕의 회색 응회암과 그 사이를 뚫고 올라온 마그마가 굳은 검은 안산암맥이 대조를 이룬다. 8900만년 전 이곳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미처 굳지 않은 응회암을 마그마가 뚫고 나오면서 화산재와 마그마가 뒤섞여 굳은 독특한 암석을 형성했다.
권 박사는 “화산재와 가스, 부석 등이 섞인 화쇄밀도류는 고온이어서 땅에 쌓인 뒤 10년 뒤에도 땅속에서 200~300도를 유지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뜨거운 마그마가 화산쇄설물 안으로 들어오면서 두 암석이 뒤섞인 ‘페퍼라이트’라는 특이한 상태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며 “장구한 세월을 다루는 지질학에서 이처럼 한순간에 벌어진 사건이 흔적으로 남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 응회암과 안산암 암맥이 만나는 곳의 페퍼라이트 상태. 응회암과 안산암이 뒤섞여 굳었다. 사진=곽윤섭 선임기자
변산반도에는 시기별로 9가지 유형의 화산암이 쌓여 있다. 때로는 폭발하고 때로는 분출한 용암이 흘렀다. 모항에 화산재를 쌓은 화산활동 직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려면 해안을 따라 5㎞쯤 북서쪽으로 떨어진 격포항에 가면 된다. 이 일대에는 유명한 관광지인 채석강을 비롯해 적벽강과 봉화봉 해안 등에 당시 쌓인 퇴적층이 잘 드러나 있다.
사관이 글로 쓰듯 자연이 암석에 기록
» 격포항에서는 해안에 내려가지 않고도 퇴적층과 그곳에 새겨진 자연사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곽윤섭 선임기자
채석강은 격포해수욕장에서 격포항에 이르는 해안에 드러난 퇴적층 절벽을 가리킨다. 강이란 이름과 달리 바다이지만, 실은 먼 옛날 강물이 흘러드는 호수의 바닥에서 퇴적물이 켜켜이 쌓여 형성됐다.
해안 절벽에는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았다’는 말대로 당시 벌어진 자연사의 기록이 오롯이 담겨 있다. 최덕근 서울대 명예교수의 말처럼 “마치 사관이 자신이 살던 시대의 역사를 글로 기록하듯이 자연은 자신의 활동을 암석 속에 차곡차곡 기록해 놓았다”(<한반도 형성사>).
» 반원 형태의 지층은 강하구에서 물길을 바꿔가며 퇴적층이 쌓여 나간 단면을 나타낸다. 사진=조홍섭 기자
두께가 약 300m인 격포리 퇴적층은 모항에 응회암을 남긴 8900만년 전의 분화 이후 부안 화산암체 서쪽 가장자리에 발달한 호수에서 오랫동안 퇴적물이 가지런히 쌓여 만들어졌다. 수심이 깊었을 때는 고운 펄이 쌓였고 홍수 때는 자갈과 모래가 강물을 따라 흘러들었다. 크고 작은 삼각주가 쌓인 과정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격포리의 호수가 늘 평화로웠던 건 아니다. 격포항에서 해안으로 향하는 나무데크 위에서 닭이봉의 퇴적층을 바라보면, 바로 눈높이에서 예사롭지 않은 형태의 지층을 발견할 수 있다.
» 가지런히 쌓이던 퇴적층이 갑자기 심한 요동을 친다. 2m 두께의 이암층이 교란되고 잠시 정상적으로 퇴적층이 쌓이다 그 위에 다시 역암층이 교란된 모습이 절벽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사진=곽윤섭 선임기자
수평으로 가지런히 쌓이던 퇴적층이 어느 높이에서 심하게 구겨지고 일부가 접히거나 끊어진 모습을 보인다. 최대 2m 두께의 이암층과 1.5m 높이의 역암층에서 이런 변형이 나타난다.
200m 길이로 연속해서 나타나는 두 변형층 사이에는 정상적인 퇴적층이 얇게 끼어 있다. 백악기 격포리 호수에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 수면 근처의 교란된 이암층과 역암층 위로 다시 퇴적층이 가지런하게 쌓여있다. 교란층은 200m 길이로 이어진다. 사진=조홍섭 기자
이런 변형구조가 형성되려면 퇴적층이 미처 굳기 전에 외부 충격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압축에 의한 단층운동이나 지진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권 박사팀은 최근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놨다. 요약하면 이렇다. 지진에 의한 변형은 수㎝에서 수m 규모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긴 변형구조가 생기려면 큰 규모의 사태가 발생해야 한다. 아직 굳지 않은 퇴적층이 경사각이 1도 이하인 사면을 따라 느리게 움직이면서, 마치 꿀이 사면을 흐르듯 층이 나뉘면서 교란을 일으켰다. 이 경사를 일으킨 힘은 백두산 천지를 형성시킨 것과 같은 칼데라 함몰이었다.
대규모 화산폭발을 일으킨 뒤 빈 마그마방이 중력으로 무너져 내리면, 그 충격으로 주변 지층에 단층이 생겨 화도 쪽으로 기울게 마련이다. 격포리 퇴적층이 분지의 중심인 북쪽을 향해 기운 반면 변형구조는 화산의 중심이 있는 동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이런 변형의 원인이 화산활동과 관련 있음을 보인다는 것이다. 격포리 퇴적층 안에는 이런 변형을 일으킨 사건이 여럿 기록되어 있다.
적벽강 표범 무늬 암석도 ‘사건’ 증언
» 적벽강 해안에 페퍼라이트 상태의 뒤섞인 암석이 독특한 풍광을 이루고 있다. 사진=조홍섭 기자
격포리 옛 호수에서 벌어진 마지막 극적인 사건은 적벽강에서 볼 수 있다. 바닷가로 내려가자마자 검은 바탕에 노란 암석 조각이 박혀 표범 무늬처럼 보이는 흔치 않은 암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 퇴적된 차가운 점토와 모래에 용암이 들어와 갑자기 굳어 뒤섞여 페퍼라이트를 이룬 암석 모습. 사진=곽윤섭 기자
호수의 얕은 곳에 점성이 큰 용암이 분출해 흘렀다. 뜨거운 용암이 수분을 많이 포함한 차가운 굳지 않은 점토와 모래를 만나자 물이 끓어오르고 폭발적으로 뒤섞였다. 해안 절벽의 주상절리에 한눈을 팔다가는 놓치기 쉬운 자연사의 드문 볼거리다.
» 적병강 해안가에 2m 이상 높이로 남아있는 페퍼라이트 상태의 암석을 권창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가 가리키고 있다. 사진=곽윤섭 기자
부안/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강이라는 이름과 달리 바다지만
먼 옛날에는 강물 흘러드는 호수
수만권 책 켜켜이 쌓아놓은 듯
퇴적물 쌓여 두께 300m 퇴적층
8900만년 전 고요하던 호수에 격변
백두산 규모의 거대 화산들 폭발
화산재와 용암 뿜어져 나와 요동
퇴적층 일정 높이에서 심하게 변형
200m 길이로 연속해서 나타나
자연이 기록한 극적인 사건 흔적
전북 고창과 부안의 지형은 독특하다. 너른 김제평야의 지평선이 서해바다로 사라지는 듯하다가 느닷없이 선운산도립공원과 변산반도국립공원으로 솟아오른다. 바다 쪽으로 더 나아가면 위도와 상왕등도가 삐죽 튀어나와 있다.
최근 권창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팀의 조사 결과 이런 지형의 뿌리가 이 일대에서 벌어진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의 일본 규슈나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처럼 당시 이곳에는 백두산 규모의 화산들이 점점이 불을 뿜고 있었다.
화산의 불꽃이 사그라들고 암석으로 굳은 당시의 흔적은 오랜 세월 가차없는 풍화와 침식으로 대부분 사라졌다. 그러나 몇몇 극적인 사건의 기록이 남아 당시의 자연사를 엿볼 귀한 기회를 제공한다.
중생대 백악기 변산반도에는 거대한 화산이 활동했다. 수많은 분화구에서 화산재와 용암이 뿜어나왔다. 그 결과 변산반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최대 지름 20㎞의 타원형 화산암체가 아직까지 남아 있다.
화산재와 마그마 뒤섞여 ‘페퍼라이트’
23일 전북도가 지질공원 후보지의 하나로 꼽는 부안군 변산면 모항을 찾았다. 이곳에는 분화구에서 쏟아져 내린 300~500도에 이르는 뜨거운 가스와 화산재, 암석 조각이 쌓여 굳은 응회암층이 있다. 동행한 권창우 박사는 “점성이 높은 마그마가 분출할 때 마그마 방 상부에 모여 있던 화산가스가 마치 흔든 사이다병에서 탄산가스가 뿜어나오는 것처럼 폭발하면서 부석이 섞인 응회암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모항 해변에 들어서면 언덕의 회색 응회암과 그 사이를 뚫고 올라온 마그마가 굳은 검은 안산암맥이 대조를 이룬다. 8900만년 전 이곳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미처 굳지 않은 응회암을 마그마가 뚫고 나오면서 화산재와 마그마가 뒤섞여 굳은 독특한 암석을 형성했다.
권 박사는 “화산재와 가스, 부석 등이 섞인 화쇄밀도류는 고온이어서 땅에 쌓인 뒤 10년 뒤에도 땅속에서 200~300도를 유지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뜨거운 마그마가 화산쇄설물 안으로 들어오면서 두 암석이 뒤섞인 ‘페퍼라이트’라는 특이한 상태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며 “장구한 세월을 다루는 지질학에서 이처럼 한순간에 벌어진 사건이 흔적으로 남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변산반도에는 시기별로 9가지 유형의 화산암이 쌓여 있다. 때로는 폭발하고 때로는 분출한 용암이 흘렀다. 모항에 화산재를 쌓은 화산활동 직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려면 해안을 따라 5㎞쯤 북서쪽으로 떨어진 격포항에 가면 된다. 이 일대에는 유명한 관광지인 채석강을 비롯해 적벽강과 봉화봉 해안 등에 당시 쌓인 퇴적층이 잘 드러나 있다.
사관이 글로 쓰듯 자연이 암석에 기록
채석강은 격포해수욕장에서 격포항에 이르는 해안에 드러난 퇴적층 절벽을 가리킨다. 강이란 이름과 달리 바다이지만, 실은 먼 옛날 강물이 흘러드는 호수의 바닥에서 퇴적물이 켜켜이 쌓여 형성됐다.
해안 절벽에는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았다’는 말대로 당시 벌어진 자연사의 기록이 오롯이 담겨 있다. 최덕근 서울대 명예교수의 말처럼 “마치 사관이 자신이 살던 시대의 역사를 글로 기록하듯이 자연은 자신의 활동을 암석 속에 차곡차곡 기록해 놓았다”(<한반도 형성사>).
두께가 약 300m인 격포리 퇴적층은 모항에 응회암을 남긴 8900만년 전의 분화 이후 부안 화산암체 서쪽 가장자리에 발달한 호수에서 오랫동안 퇴적물이 가지런히 쌓여 만들어졌다. 수심이 깊었을 때는 고운 펄이 쌓였고 홍수 때는 자갈과 모래가 강물을 따라 흘러들었다. 크고 작은 삼각주가 쌓인 과정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격포리의 호수가 늘 평화로웠던 건 아니다. 격포항에서 해안으로 향하는 나무데크 위에서 닭이봉의 퇴적층을 바라보면, 바로 눈높이에서 예사롭지 않은 형태의 지층을 발견할 수 있다.
수평으로 가지런히 쌓이던 퇴적층이 어느 높이에서 심하게 구겨지고 일부가 접히거나 끊어진 모습을 보인다. 최대 2m 두께의 이암층과 1.5m 높이의 역암층에서 이런 변형이 나타난다.
200m 길이로 연속해서 나타나는 두 변형층 사이에는 정상적인 퇴적층이 얇게 끼어 있다. 백악기 격포리 호수에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런 변형구조가 형성되려면 퇴적층이 미처 굳기 전에 외부 충격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압축에 의한 단층운동이나 지진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권 박사팀은 최근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놨다. 요약하면 이렇다. 지진에 의한 변형은 수㎝에서 수m 규모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긴 변형구조가 생기려면 큰 규모의 사태가 발생해야 한다. 아직 굳지 않은 퇴적층이 경사각이 1도 이하인 사면을 따라 느리게 움직이면서, 마치 꿀이 사면을 흐르듯 층이 나뉘면서 교란을 일으켰다. 이 경사를 일으킨 힘은 백두산 천지를 형성시킨 것과 같은 칼데라 함몰이었다.
대규모 화산폭발을 일으킨 뒤 빈 마그마방이 중력으로 무너져 내리면, 그 충격으로 주변 지층에 단층이 생겨 화도 쪽으로 기울게 마련이다. 격포리 퇴적층이 분지의 중심인 북쪽을 향해 기운 반면 변형구조는 화산의 중심이 있는 동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이런 변형의 원인이 화산활동과 관련 있음을 보인다는 것이다. 격포리 퇴적층 안에는 이런 변형을 일으킨 사건이 여럿 기록되어 있다.
적벽강 표범 무늬 암석도 ‘사건’ 증언
격포리 옛 호수에서 벌어진 마지막 극적인 사건은 적벽강에서 볼 수 있다. 바닷가로 내려가자마자 검은 바탕에 노란 암석 조각이 박혀 표범 무늬처럼 보이는 흔치 않은 암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호수의 얕은 곳에 점성이 큰 용암이 분출해 흘렀다. 뜨거운 용암이 수분을 많이 포함한 차가운 굳지 않은 점토와 모래를 만나자 물이 끓어오르고 폭발적으로 뒤섞였다. 해안 절벽의 주상절리에 한눈을 팔다가는 놓치기 쉬운 자연사의 드문 볼거리다.
부안/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인터뷰/ 조규성 전북대 교수
“중생대 화산활동 흔적 뚜렷, 자연체험 학습장 안성맞춤”
“중생대 화산활동의 흔적은 다른 지역에도 여럿 있지만 고창과 부안에서만큼 화산암체의 형태가 분명하게 남아 있는 곳은 드뭅니다.”
조규성 전북대 과학교육학부 교수(암석학)는 당시 해양판이 유라시아판을 파고들던 곳에 가깝던 부산·경남 지역과 대조적으로 거리가 떨어진 이곳에서는 점성이 높은 용암이 분출해 유문암 등을 많이 형성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유문암은 풍화에 강한 편이어서 원형이 비교적 잘 보전될 수 있었다.
그는 “이곳의 지질 명소는 지질학적 가치가 클 뿐 아니라 경관이 빼어나고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아 지질공원으로서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18억년 전 고원생대 편마암을 1억7000만년 전 중생대 쥐라기 화강암이 관입한 구시포항의 지층. 사진=곽윤섭 기자
예를 들어, 채석강은 유명 관광지이지만 동시에 고등학교 지구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중요한 교육장이기도 하다. 구시포항에는 18억년 전 원생대 편마암을 1억7000만년 전 화강암이 뚫고 나온 곳이 있어 변성암과 화강암에 관한 공부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조 교수는 “고창과 부안에는 다양한 지질시대의 암석과 지질구조를 갖춘 곳이 많아 이미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장이나 자연체험 학습장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명사십리 해빈과 사구는 함열단층의 연장선이 국내에서 보기 드문 4㎞ 길이의 천연 직선 해안을 이룬 곳으로 학술적 교육적 가치가 크다”며 “그러나 사구 위에 도로를 건설하는 등 보전과 관리가 잘못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창/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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