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신조어 '○린이' 어떻게 생각하세요?
- 获取链接
- X
- 电子邮件
- 其他应用
[데스크칼럼] 신조어 '○린이'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성주 문화체육레저팀장 |
'어린이'라는 단어가 방정환 선생이 만든 단어처럼 알려졌지만 사실 17세기부터 써 온 말이다. 중세 국어 '어리다'의 의미가 '어리석다'에서 '나이가 적다'로 변화하면서 '어리다'의 관형사형 '어린'에 의존명사 '이'가 결합됐다. 그것을 방정환 선생이 원래 없던 높임의 뜻을 강조해 '어린이'라는 말을 새롭게 쓰기 시작했다.
어린이날과 어린이의 뜻을 이제 와서 다시 풀어본 이유는 최근 '○린이'라는 표현이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급증한 골프 인구, 그 중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입문한 이들은 스스로를 '골린이'라고 한다. 다시 뜨고 있는 테니스와 관련해서도 SNS에 '테린이'를 검색하면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사람들과 정보가 넘쳐난다. 이밖에도 캠핑 입문자를 뜻하는 '캠린이', 주식투자를 시작한 사람을 지칭하는 '주린이'와 같은 표현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골린이·주린이 등 새로 입문하는 사람 표현
설문결과 673명중 31% 부정적·26.2% 긍정적
다소 친근하고 귀엽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린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인식은 그리 좋지 않은 듯하다.
지난해 서울문화재단이 SNS에 '첫 도전을 시작하는 우리는 모두 어린이'라면서 첫 도전과 새로운 취미를 시작한 이들에게 '○린이' 인증 사진 이벤트를 열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공공기관조차 어린이가 불완전하다는 편견을 퍼뜨린다는 비판이었다. 같은 해 교보문고가 관련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응답자(673명)의 3분의 1(31%)이 '○린이' 사용을 부정적으로 봤다. 긍정적으로 본 응답자는 26.2%였다.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린이'가 어린이를 무력한 존재로 인식하는 단어라고 봤다. 단어를 변형해서 사용하는 걸 권장할 것도 아니고, 더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부정적이라면 굳이 '○린이' 사용을 옹호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어린이가 미숙하거나 무력한 존재로 인식되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입문자들이 마냥 미숙한 상태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린이'라는 표현이 꼭 부정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중세 국어에서 어린이라는 표현이 '어리석다'에서 '나이가 적다'로 바뀐 것처럼, 어린이의 특징을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라고 인식한다면 꼭 '○린이'라는 표현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가 있을까 싶다.
'○린이'를 실력으로 편을 가르거나 상대를 비하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꼭 긍정, 부정으로 나눌 필요가 없는 표현처럼 느껴진다. 나아가 '못해도 괜찮아.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어'라는 격려로 사용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실력이나 비하 목적 아니면 나눌 필요 없어
'못해도 괜찮아 잘할 수 있어' 격려로 쓰면 돼
'○린이'라는 표현이 적절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논란과 별개로 '○린이'가 부정적으로 들린다는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어린이의 가능성이 아닌 서투른 면을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배워야 할 점이 많아 보인다. 놀이를 잘하든, 못하든 한 데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면 그렇다. 어린이들은 서로를 존중하는데 어른들보다 익숙해 보인다.
올해는 어린이날 100주년이다. 표현에 서투르다고 해서 선물 하나로 평소 소홀했던 미안한 마음을 털어내지 말고 어린이들이 가진 가능성을 주목해보는 건 어떨까.
/김성주 문화체육레저팀장
- 获取链接
- X
- 电子邮件
- 其他应用
评论
发表评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