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정치는 구태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있나?

<분석과전망>안철수정치는 이삭줍기정치이거나 민주당헤게모니싸움의 한 형태 한성 기사입력: 2013/12/30 [22:02] 최종편집: ⓒ 자주민보 ▲박근혜대통령 지지대열에서 빠져나온 무당파와 젊은층의 행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에서 무당파가 결정적이었다는 것은 익히 공인된 사실이다. 특별할 것이 전혀 없다. 무당층은 그러나 정권출범 1년이 지나는 동안 박근혜대통령의 지지대열에서 대거 빠져나왔다. 한국갤럽이 27일 공개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매주 실시한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도 추이 분석에서 확인되는 부분이다. 한국갤럽이 분석한 것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대한 무당파의 긍정 평가는 9월 말까지였다. 하락세의 첫 출발은 9월 말 기초연금 공약 후퇴가 장식했다. 하락세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찍어내기 논란’을 거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12월 셋째 주 마지막 조사에서는 하락세는 더 또렷해졌다. ‘잘못한다’가 49%, ‘잘한다’가 33%였다. 결정적인 것은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이었다. 박 대통령 지지대열에서 빠져나온 것은 무당파만이 아니었다. 20대와 30대 등 젊은 층 역시 대거 이탈을 했다. 양상은 무당파의 지지이탈의 그것과 비슷했다. 10월 초까지는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훨씬 높았지만 10월 하반기부터는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질렀으며 그 차이는 점점 커지고 말았다. 12월 셋째 주 조사에서는 격차가 무려 15%포인트를 기록했다. 무당파와 젊은층이 박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것은 불통 등 국정운영에서의 문제 등이 그 원인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박 대통령 지지대열에서 이탈한 무당파와 젊은 층은 그렇다면 어디로 갈 것인가? 박대통령에게서 이탈한 무당파나 젊은층이 민주당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별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부분이다. 대선 때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았던 그 무당파나 젊은 층이 지금에 와서 민주당을 선택할 그 어떤 이유도 원인도 없다. 박대통령의 실정이 거듭되고 있는 것에 대한 실망만큼이나 사람들은 야성을 잃어버린 야당 민주당에게서도 큰 실망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의 분석도 무당파와 젊은층이 부동층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한겨레 신문 29일자 보도에 의하면 윤희웅 ‘정치컨설팅 민’ 여론분석센터장은 29일 “무당파가 아직 야당 지지로는 가지 않고 있으며, 여당 고정지지층에서의 균열 조짐도 없어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와 새누리당 그리고 민주당의 문제에서 정치적 가치를 찾으려는 안철수정치 많은 정세분석가들은 무당파와 젊은층들이 머지않아 곧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안철수 정치’가 움직이고 있어서이다. 박대통령지지대열에서 무당파와 젊은층이 빠져나오는 것에 대해 그리고 그들이 부동층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철수의원은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하게 대응을 했다. "기존의 낡은 체제와 세력으로 결코 수권할 수 없다. 지난 두 번의 총선, 대선에서 분명히 입증됐다" 안철수 의원이 지난 26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NGO센터에서 열린 '새정치추진위원회 광주 설명회'에서 했던 발언이다. "호남에서의 낡은 체제 청산이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주장하면서였다. 사람들은 일단 높게 평가를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안철수신당 건설행보이겠지만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의 지역적 거점인 광주를 찾아 호남을 대표하는 민주당을 정면에서 비판하는 것은 놀랄만하며 또한 세련되었다는 것이었다. 특히 안의원이 정부도 여당인 새누리당도 아닌 야당인 민주당을 치고 있는 것에 대해 더 높이 평가를 했다. 민주당에서야 야권분열의 조짐이라며 반발했다. 연합뉴스 26일자 보도에 따르면 추미애 의원은 광주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안철수 신당이 거론되는 것을 민주당 10년간 분열의 업보”라면서 “분열을 한 뒤 통합을 하게 되면 1+1이 2가 되는 게 아니라 1.2, 1.3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운태 광주시장 역시 다르지 않았다. 강 시장은 2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안철수 신당은 민주당의 전통적 기반인 호남과 수도권에 기대고 있고 대구와 부산, 중부권에서는 새누리당 인사들이 안철수 신당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야권의 분열만 가져오고 새누리당은 반사이득을 보게 된다"고 말하고는 "민주당은 안철수 신당과 통합과정에서 혁신과 변화를 도모해 발전할 수 있다"며 "민주당 내부에 문제가 있다면 내부를 개혁하고 새로운 정치를 시작해야 하고 민주당 구성원들은 폭넓은 지지를 받는 정당을 만들도록 뜻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도 치고 민주당도 치는 양비론의 전형이었다. 민주당의 반발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한 이유였다. ▲민주당내의 헤게모니싸움을 조성하게 되나? 구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안철수정치 호남의 많은 사람들은 민주당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갖고 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어서라고 했다. 광주의 한 시민이 “민주당은 호남지역에서는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여당프리미엄의 수혜를 누리는 정치집단”이라면서 한 말이다. 안철수정치에 대한 신뢰 역시 탄탄하지 않다고 했다. 안철수 신당의 정체성이 확연하지 않고 다만 새누리당과 민주당 양당의 부정적 측면만을 강조하고 그것에서 정치가치를 출발시키는 것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비판하는 양비론만으로는 결코 정치적 정체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정견이었다. 특히 안철수 정치가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대한 대항논리로 자주 사용하고 있는 ‘기존의 낡은 체제와 세력’이라는 개념이 공명정대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낡은 체제와 세력’이라는 개념은 안철수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에게 그대로 적용해도 문제가 없는 논리라는 것이었다. 몇몇 정세분석가들은 안철수 정치에 대해 이삭줍기정치라고 규정하고 있다. 양당이 갖고 있는 비판지점의 정치적 성과를 주워 거두어들이는 정치라는 것이다. 이는 안철수정치가 민주당헤게모니싸움의 한 형태라는 것을 드러내주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온전한 규정으로 되지 못하기는 하지만 안철수 정치의 한계를 정확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나름 의미가 있다. 안철수정치가 갖는 한계의 치명성에 대한 정확한 지적은 민주당 상임고문인 정동영 전 의원에게서 확인할 수 있다. “노선과 정책을 가지고 정당이 출현해야 한다” 정 상임고문이 25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에 대해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실망한 새정치의 갈증이 어느 때보다 커져있고 안 의원이라는 개인을 통해 투영되고 있다”면서“개인의 인기를 가지고 출현하는 것은 그 정당의 인기가 사라지면 없어지는 모순에 당하게 된다”며 한 말이다. 정 고문의 인식은 안철수정치가 이삭줍기정치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동시에 그것이 구태정치의 한 형태라는 것까지도 보여준다. 몇몇 정세분석가들은 안철수 정치가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원로 정치인들의 연대체인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과 연계를 도모하는 데에서 그 구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출하고 있다. 이 견해는 안철수정치를 민주당내의 헤게모니 싸움 한 형태로 보는 데에서 출발한다. 국민동행은 김덕룡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권노갑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 인명진 목사, 정두근 상호존중과 배려 운동본부 총재, 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반재철 흥사단 이사장, 영담스님, 김근 전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9인을 공동대표로 하고 있다. 국민동행에는 안철수정치의 인사들인 이계안 전 의원과 김효석 전 의원은 물론이고 조배숙 전 의원 등이 망라되어있다. 국민동행이 안철수정치의 조직적 모태로 기능하게 될 가능성이 읽히는 부분이다. 국민동행은 출범하면서 주목을 받기는 했다. 그렇지만 ‘정치적 퇴물들이 박근혜의 독선과 독재를 계기로 정치판으로 기어나와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안철수 바람에 편승해 정치생명을 조금 즐기다가 사라져갈 것이다’라는 지적과 함께였다. 이 모든 것은 결국, 구태정치를 타파한다는 것을 슬로건으로 세워 출발하고 있는 안철수정치가 사실은 구태정치에서 한발자욱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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