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2살 전재수군의 죽음을 추모하며”

 


조현옥 | 기사입력 2021/05/05 [09:09]

[편집자주]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은 오늘(5일) 어린이날에 고(故) 전재수(1969년생) 군의 묘비 제막식을 연다. 전군의 얼굴이 41년 만에 국립 5·18민주묘지에 걸린다. 오전 11시 열리는 전군의 추모제에서의 낭송시를 소개한다. 

 

▲ 고(故) 전재수(1969년생)     ©무등일보

 

12살 전재수군의 죽음을 추모하며

                                           

                                                조현옥

 

                                                                           

날더러 어이하여 12살 소년의

안타까운 죽음을 노래하라 하십니까.

별과 꽃과 하늘을 사랑하는 

가난한 시인에게

가혹한 세상이여!

노래 하기에는 너무나도

슬픈 사실 이외다.

나도 그냥 엎드려 울고 만

싶은 그런 날 이외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을 

그런 날 이외다.

무엇이 그 어린 소년의 가슴에

여섯 발의 총을 난사했던 것일까요.

이 나라의 군인이 아니 었을까요.

일본이 물러가고 미국이 들어와서

미군에 아첨하는 육사 장교 

전두환 일당들의 야욕

제 나라 국민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권력에 눈 먼 살인마가 

사살 명령을 내렸겠지요.

미국에 아첨하는 무리들의 세상이

오고야 말았어요.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통일은 달 나라 우주 보다도 먼

이야기가 되었다는 건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사람이 외세를 따르는 사대주의를 하면

머저리가 된다고 말합니다.

민족을 적으로 규정하고

미국을 동맹이라고 하는

전두환은 미국의 대리인

세계 최악의 미국은 

북한의 인권을 말하지만

세계 최악의 흑백 인종 차별 국가

몸에 병이 나도 병원을 가지 못하고 

기다리다 죽어가는 사람이 

부지기수랍니다.

나라를 지키는 공수 부대 군인에게

손을 흔들고 웃어 주었던 죄

이 어린 소년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우리는 미군을 몰아내야 합니다.

어머니가 사주신 흰 고무신 한 켤레를

다시 줍기 위하여 돌아서던 소년에게

무자비한 총살을 안긴 

그 여섯발의 총알은

우리의 안일한 나태한

사대주의 머저리가 스스로 만든

무능의 죽음입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로 학교 휴교령으로 내려지자 광주 효덕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고(故) 전재수 군은 집에 머물고 있었다. 5월 24일 집 앞 야산에서 친구들과 놀던 전군은 도로에 군인 행렬이 지나가자 손을 흔들었다. 광주비행장으로 이동하던 11공수여단이었다. 군인들은 전군 쪽을 향해 총을 난사했고 총소리에 놀란 전군은 도망가다 고무신이 벗겨졌다. 이에 뒤돌아 신발을 줍는 순간 총알이 전군 가슴, 다리 등을 관통해 바로 숨졌다.

 

대표적인 5·18 어린이 희생자로 꼽히는 전군은 생전 사진을 찾지 못해 묘비와 유안봉안소 등에는 무궁화 사진이 대신 걸려 있었다. 전군의 큰형 재룡(60) 씨는 올해 초 아버지 유품에서 전군이 나온 가족사진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1978년 전군의 초등학교 입학을 기념해 새 옷을 입은 전군과 아버지, 고모 3명이 함께 찍은 사진이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은 오늘(5일) 어린이날에 전 군의 묘비 제막식을 연다. 전군의 얼굴이 41년 만에 국립 5·18민주묘지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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